산업 제 227호 (2000년 04월 10일)

한국 신발산업 '명성' 잇는다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7

지난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 신발산업은 전성기를 구가했다. 매년 40억달러가 넘는 신발을 수출,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했을 정도. 그러나 신발산업은 이제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꼽힌다. 이를 반영하듯 신발산업의 메카인 부산만 해도 한때 5백여개가 넘던 신발업체수가 현재 80여개로 줄어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신발산업의 권토중래를 꿈꾸며 세계시장을 무대로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는 업체가 있어 화제다. 지난 88년 설립된 이후 줄곧 신발산업 외길을 걸어온 등산화전문업체 (주)성호실업이 바로 그 회사다. 성호실업은 지난해 1억3천만달러어치의 신발을 수출했고 내수시장에선 1백2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한 한국 신발산업의 대들보 업체. 창사 이후 매년 1백%가 넘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 결실로 지난해엔 7천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영광도 누렸다.

이같은 눈부신 경영성과의 비결은 특수화 생산과 고유 브랜드 전략. 성호실업의 사업영역은 드넓은 일반화시장이 아닌 좁은 등산화시장이다. 실제로 등산화시장은 국내 전체 신발시장에서 3% 안팎에 불과한 6백억원 규모의 작은 시장. 그러나 성호실업은 지금껏 다른 분야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등산화 생산만을 고집해왔다. ‘작은 시장’에 승부를 걸어 ‘큰 성공’을 거뒀다.

신발산업이 호황일 때 국내 업체들은 OEM 수출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러나 성호실업은 일찍이 OEM 수출의 한계를 인식, 자체 브랜드 개발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지난 94년 자체 브랜드 ‘트렉스타(TREKSTA)’를 탄생시켰다. 이때부터 남의 상표가 아닌 자신의 상표가 붙은 등산화를 당당하게 생산·판매하기 시작했다.

성호실업의 진가는 IMF위기라는 혹독한 시련속에서 더욱 돋보였다. 국내 모든 업체들이 구조조정으로 몸추스르기에 바쁠 때 성호실업은 공격적으로 첫 TV광고를 시작했고 인력도 보강했다. 또한 (주)트렉스타라는 별도의 판매법인을 꾸리기까지 했다. 그래서 오히려 IMF때 공격적인 시장공략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는게 이 회사 문광연 전무의 말이다.

◆ 지난해 매출액의 12% 기술개발에 투자

성호실업의 또다른 자랑은 과감한 연구개발비 투자다. 지난해만 해도 매출액의 12%를 고스란히 기술개발에 쏟아부었다. 오늘날의 성호실업을 있게 해준 완전방수 고어텍스소재 등산화와 원피스형태 스노보드화 등 수많은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그 결실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밀레니엄을 맞아 성호실업은 ‘맞춤신발’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올 하반기쯤 내놓을 계획이다. 이는 소비자의 발에 맞는 신발을 24시간 내에 제작, 48시간 내에 배달해주는 것. 대중적인 보급을 위해 가격도 일반화 수준으로 맞출 작정이다.

성호실업은 올해를 한국 신발산업의 자존심 회복 원년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현재 13개국에 퍼져있는 해외 유통망을 연말까지 30개국으로 확대, 더욱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1만5천평 규모의 중국 톈진 제2공장을 그 발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나이키도 조깅화 하나로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저희 트렉스타도 특수화에 있어서만큼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문전무의 말속에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그 자신감에 한국 신발산업의 재중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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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