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딤채·애니콜·레이디카드·참이슬, ‘숨은 경쟁력’ 분석

식음료햇반엄마 손맛 ‘포장 밥’ 개척제일제당의 햇반은 주식인 밥을 상품화함으로써 ‘밥은 주부의 몫’이라는 상식을 깨면서도 ‘어머니가 해 준 밥’이라는 언뜻 상반되는 마케팅 전략으로 히트치고 있는 상품이다.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포장 밥’이라는 기능적인 거부감을 ‘어머니가 한 것 같은 맛있는 밥’이라는 질적인 우수함으로 포장,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햇반은 무엇보다 기존에 없던 시장을 새롭게 창출, 시장을 키워온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지난해 매출액은 1백80억원. 출시 이후 매년 20∼40%씩 성장한 결과다. 올해는 2백억원을 기대한다. 그러나 설탕 다시다 등 제일제당의 다른 상품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90%) 및 소비자 만족도(5점 만점에 3.8점)에 비해 아직 소비층이 얕기 때문이다. 올해는 시장이 좀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몇몇 식품업체들도 하반기부터 무균 포장밥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제일제당은 올해부터 ‘엄마가 해준 밥’을 컨셉으로 보다 공격적인 광고전략을 펼치고 있다. 햇반의 패키지도 기존의 도시락 형태에서 밥공기 형태로 바뀌었다. 집 식탁에서 바로 꺼내놓고 먹을 수 있도록 친밀감을 높이자는 전략이다.제일제당이 햇반을 처음으로 출시한 것은 지난 96년12월. 주식인 밥을 ‘진짜 밥’처럼 상품화한 것은 제일제당의 햇반이 처음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냉동밥이나 레토르트 형태의 제품이 있기는 했지만 모두 고유의 밥맛을 살리는데 실패, 시장을 형성하지는 못했다.그런 점에서 제일제당의 햇반은 압력밭솥 원리와 무균포장 공정을 이용, ‘밥맛’을 살림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밥 상품화 시장을 개척한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이는 제대로 된 밥맛을 내기 위한 가공기술이 워낙 까다롭고 초기 설비투자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밥 상품화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식품회사는 많았지만 선뜻 뛰어들만한 회사는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야 농심, 오뚜기 등에서 제품 출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단계별 마케팅전략구사, 시장진입 성공사실상 제일제당도 처음부터 햇반의 성공을 크게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2년여에 걸친 제품 연구개발후 소비자 테스트 과정에서 상품의 질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지만 밥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깨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제일제당 식품CMG 장인종 부장은 “맞벌이 부부와 독신자의 증가 등 사회적 추세로 미뤄 가능성은 있었지만 미래를 확신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고 전한다.이에 따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제일제당의 마케팅 전략도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이른바 단계적 시장진입 전략. 처음에는 전속모델 김혜자를 내세워 “제일제당에서 밥이 나왔어요”라는 광고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중점을 뒀다. 밥도 상품화될 수 있다는 것, 그 밥이 제일제당에서 나왔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갔다.2단계 광고는 다양한 상황 제시를 통한 구매유도 작전. “가끔은 햇반이 좋다”는 광고카피로 갑자기 집에 손님이 왔을 때, 부인이 아픈데 아이들 밥상을 차려줘야 할 때, 라면과 함께 밥을 먹고 싶을 때 등 햇반이 필요할 만한 여러가지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햇반을 집안에 갖춰둬야 할 비상식품으로 인식시키는데 성공했다.이와 함께 대형 쇼핑센터나 아파트 밀집지역, 각종 유원지 등에서의 시식 및 샘플링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일단 ‘맛을 보이는데’ 주력했다. “먹어보니 맛있더라”라는 평가를 얻기 위한 전략이었다.‘경쟁체제’ 시장개편 공격적 마케팅 준비이같은 1, 2단계 광고전략 및 판촉행사 덕분에 햇반은 순조로운 시장진입은 물론 로열고객층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햇반의 97년 첫해 매출은 45억원. 당초 기대를 훨씬 넘어선 금액이었다. 97년에는 특히 한국경제신문 등 10여개 매체로부터 히트상품 또는 소비자대상 제품으로 선정되는 개가도 올렸다. 그동안의 ‘독주체제’에서 ‘경쟁체제’로의 시장 개편을 앞두고 있는 요즘, 제일제당은 제품 고급화 및 다양화, 공격적 마케팅으로 이에 맞서고 있다.백색가전딤채김치냉장고 시장 ‘리더’김치냉장고 딤채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대표상품으로 꼽힌다. 즉 기존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새로 시장을 형성한 것은 물론 가전시장에 김치냉장고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라는 뜻에서다. 게다가 딤채를 만든 만도공조는 대기업도 가전제품으로 이름이 알려진 기업도 아니었다. 시장개척에 그만큼 어려움이 많았고 마케팅 전략 또한 다를 수밖에 없었다는 결론이 나온다.우선 김치냉장고 시장의 현황부터 보자. 5년 전엔 이름조차 없었던 김치냉장고 시장이 지난해엔 90만대 6천억원 규모로 급성장했고 올해는 1백20만대 8천억원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다.김치냉장고는 또한 일반 가정에서 갖추고 싶어하는 5대 신한국형 주방가전 기기 중 하나로 올해 보급률은 20%에 이를 전망. 그만큼 ‘장사’가 되는 시장이다 보니 가전업체치고 김치냉장고 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회사는 없다.그러나 5년 전만 해도 김치냉장고 시장이 이렇게 폭발적으로 성장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김치냉장고 ‘딤채’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내놓았던 만도공조 위니아 직원들 사이에서조차 부정적 의견이 우세했다.그렇다면 국내 최초 김치냉장고로 출발, 파이(시장규모)를 키워가며 2001년 예상매출 4천5백억원(65만대), 54% 시장을 움켜잡고 있는 마켓리더이자 3년 연속 각종 매체로부터 히트상품으로 선정된 ‘딤채’의 성공비결은 과연 무엇일까.기술력 탁월, 3년 연속 히트상품 선정 ‘기염’기술부터 보자. 만도공조가 34개월 동안 34억원을 쏟아 부어 개발한 ‘딤채’ 기술의 핵심은 김장김치 맛의 재현. 겨울철 김장김치 보관의 최적 땅속온도인 영하 1도∼영상 1도 사이를 유지해주는 기술로 김치를 맛있게 익게 하면서도 4개월이나 장기보관이 가능하도록 했다.만도공조가 자동차용 에어컨과 가정용 에어컨(위니아) 등 냉동 공조(공기조절) 분야에서 30여년간 쌓아온 기술력의 집산인 셈이다. ‘딤채’란 이름은 조선시대 쓰이던 김치의 고어에서 따왔다. 김치뿐만 아니라 과일 생선 등 각종 생식품을 보관하기에 적합하다는 이점도 있다.마침내 95년 하반기 1차 시제품이 나왔지만 문제는 판로였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행한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들은 김치냉장고의 필요성은 막연히 인식하면서도 기존 냉장고에 대한 신뢰도가 워낙 컸다. 게다가 소비자가 원하는 김치냉장고의 가격대는 겨우 15만원선.그러나 ‘딤채’ 초기 모델의 가격은 43만원으로 가격 저항이 너무 컸다. 2백여개의 위니아 에어컨 대리점들도 “에어컨 회사가 무슨 김치냉장고냐”며 “못팔겠다”고 손을 가로저었다.‘입소문’ 무스탕 마케팅 효과골머리를 앓던 본사 마케팅팀이 내놓은 최종 아이디어는 ‘무스탕 마케팅’. 미국 포드자동차가 소형차(무스탕)를 개발, 전국 50개 주립대 학생회장들에게 차를 무상으로 기증해 운전하게 함으로써 성공적인 시장진입은 물론 자동차의 신개념을 만들어낸 핵심 마케팅이다. 마케팅팀은 곧바로 여성계 오피니언 리더 3천명을 선발, 이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냈다.‘신개념 김치숙성 냉장고를 새로 내놨으니 4개월 동안 무료로 사용하고 만족하면 반값에 드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제의에 응한 소비자 2천3백명에게 95년 12월 제품이 배달됐고 이듬해 들어서면서부터 소비자들의 반응이 답지하기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대 이상의 극찬이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4개월 뒤 대부분의 소비자가 반값에 딤채를 구입했다.96년 6월부터 본격적인 제품 출시에 들어간 만도공조는 이들의 ‘입소문’ 덕분에 승승가도를 달렸다. 또한 출시 이후 마케팅 전략도 구전마케팅에 중점을 뒀다. 주부들의 계모임을 통해 10대를 구입하면 1대를 공짜로 주고 시어머니를 모시는 주부에게 30% 할인혜택을 주는 등 얘깃거리를 만들어 주는 식이었다.만도공조 딤채 마케팅팀 김종우(35)과장은 “뛰어난(특허받은) 기술력과 구전마케팅이 딤채의 성공비결이었다”며 “딤채는 97년 당시 (모기업의 부도로 인해)부도난 회사를 살려낸 1등 공신이었다”고 치켜세운다. 잘 만든 하나의 상품이 회사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도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정보가전애니콜니즈 맞춘 개발 척척 ‘독주’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 전단계로 2.5세대 휴대폰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2000-1X 서비스가 본격 상용화된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컬러 동영상으로 구현되는 주문형비디오(VOD). 이 서비스는 컬러 액정화면(LCD)을 장착한 삼성전자 애니콜 1X 휴대폰과 VOD단말기인 X200으로 실현된다. CDMA 2000-1X는 이론적으로는 최대 1백44Kbps의 속도를 갖는다. 현재 휴대폰보다 두배 이상 빠른 셈이다. 이 정도 속도라면 뉴스를 TV 수준으로 볼 수 있다.국내 이동전화 사용자를 2천7백만명 정도로 볼 때 삼성전자의 애니콜을 쓰는 사람은 넉넉잡아 1천2백50만명 정도. 국내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에서 애니콜은 그야말로 하나의 ‘신화’다. 10년 이상 국내 단말기 시장을 장악해 온 미국 모토로라의 아성을 깬 것도 애니콜이었다. 이어 ‘한국지형에 강하다’는 토착마케팅 전략으로 지난 95년 처음으로 모토로라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 현재 48%대 점유율을 지키며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94년 처음으로 애니콜 브랜드를 런칭하고 마케팅에 불이 붙었다. 96년 4월 CDMA 서비스 상용화에 발맞춰 국내 최초 CDMA 휴대폰 SCH-100도 내놓았다. CDMA서비스 시작 후 시장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모토로라가 국내시장에서 퇴출되던 97년 PCS서비스 시작과 더불어 독특한 브랜드 전략을 구사했다. CDMA는 ‘한국지형에 강하다, 애니콜 디지털’로, PCS는 ‘작은 소리에 강하다, 애니콜 PCS’로 이원화했다. 그러다가 98년 7월 브랜드 이원화 전략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CDMA제품과 PCS제품을 통합한 ‘애니콜 통합브랜드광고’를 개시했다.소비자 요구 따라 다양한 제품 출시이동전화 시장이 신규수요 중심에서 교체수요 중심으로, 비지니스 타깃에서 N세대 타깃으로 바뀌고 있음도 일찍 간파했다. SK텔레콤의 ‘TTL’ 등 N세대 공략이 본격화되고 당시 한국통신프리텔이 ‘n016’으로 브랜드를 교체하는 트렌드에 맞춰 신세대 감각의 단말기 디자인을 새롭게 맞췄다.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기능의 제품도 출시했다. ‘열지 않고도 본다 -애니콜 듀얼폴더’ ‘여자만을 위한 휴대폰- 애니콜 드라마’ 등 개별 제품 마케팅에 집중했다. 상용고객 우대프로그램인 ‘애니콜 멤버십 클럽(AMC)’도 런칭했다.올해 CDMA2000 시대 개막과 함께 듣는 이동전화에서 보고 즐기는 이동전화로의 인식 변환으로 애니콜은 ‘컬러 휴대폰 및 동영상이 가능한 VOD 휴대폰’을 출시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테마로 ‘디지털 익사이팅’이란 테마를 도입, 올해 CDMA2000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전략이다. 휴대폰의 스타일과 디자인이 기능만큼이나 중시되는 트렌드에 맞춰 애니콜 브랜드이미지 등을 변경, 새로운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예정이다.삼성전자는 CDMA 2000-1X의 국내 장비시장을 사실상 석권했다. 최근 KTF가 계약 해지한 현대 전자의 부산 대구 광주 울산 제주 등 5대 광역시의 1X 장비공급 물량까지 수주했다. 기존 수도권 지역 장비공급 물량까지 합치면 애니콜이 KTF의 단말기를 거의 다 대는 셈이다. 결국 국내 이동전화 1,2위 업체인 SK텔레콤과 KTF의 1X 장비공급을 독차지해 사실상 3조원대에 달하는 이 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애니콜의 인기는 대단하다. 지난 1월말 미국 최고 권위의 소비자정보잡지인 ‘컨슈머 리포트’는 애니콜을 최우수 제품으로 선정했다. 미국내에서 판매되는 CDMA 휴대폰 가운데 세계 휴대폰시장 선발업체인 노키아, 모토로라를 제치고 최우수 제품으로 뽑힌 것이다. 애니콜 SCH-3500 제품은 미국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사에 공급되는 제품으로 지난해 휴대폰 단일 모델로는 미국 시장 점유율 28%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 휴대폰은 또 지난해 미국 전자제품전시회인 CES에서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우수상을 받았고 올해 CES에서는 SCH-3500의 후속 모델(SPH-N200)이 이노베이션상을 탔다. 애니콜의 해외마케팅 성공은 독특한 디자인과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한 덕분이다. 미국 CDMA 시장에서는 노키아 모토로라를 제치고 소비자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제품경쟁력으로 삼성은 지난해 전세계 단말기 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30억달러어치의 단말기를 수출, 국내 단말기 총 수출의 67%를 차지했다.단말기는 미국 중남미 동남아 지역 등 전략적 CDMA 시장의 수출확대와 유럽 중심의 유럽식디지털(GSM) 단말기 수출증가로 지난해 삼성 정보통신 부문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도 약 35억∼40억달러 수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적으로 1X 상용시스템을 공급할 회사는 삼성밖에 없어 올해 이 시스템에서만 내수와 수출을 합쳐 최대 1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이임광 기자 LLKHKB@kbizweek.com삼성애니콜 글로벌 마케팅 전략CDMA 세계 1위업체로 위상 업그레이드애니콜은 지금 이동전화 분야에서 세계 4∼5위권 브랜드로 도약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해외시장에서도 96년 4월 세계 최초로 CDMA 상용서비스에 성공한 이래 미국을 시작으로 중남미, 아시아 지역 등을 꾸준히 개척, 세계 CDMA 1위 업체로서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 한국업체들에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GSM 시장에 후발업체로 참여했으나 지금은 선두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는 수준에까지 왔다. 그동안 국내시장 및 CDMA 단말기에 편중됐던 사업체제에서 탈피해 CDMA, GSM 단말기 사업이 균형을 이루는 수출주도형 사업구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올해 내실 경영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제품력, 글로벌 마케팅 측면의 기반을 확충, 이를 발판으로 3∼4년내 세계 톱 클래스가 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우수개발 인력의 확보, 개발투자 확대, 외부업체와의 전략적 협력, 제품구조를 다각화하고 거래국가 다변화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지 마케팅 인프라 확충 및 시장중심 경영체제를 강화, 휴대폰 사업의 일류화를 실현해 나갈 참이다. 최근엔 중국 CDMA 시장까지 개척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유력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이 실시한 CDMA 장비공급업체 입찰에서 상하이 등 4개 지역의 장비 공급권을 따냈다. 2004년까지 가입자 6천만명, 시스템과 단말기를 합쳐 약 5백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시장의 엄청난 잠재력을 감안하면 애니콜의 중국 진출은 성공이 예감된다. 중국 CDMA 도입으로 동남아 시장까지 넘볼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참여하는 텔레콤말레이시아, 모바일원(싱가포르), 필텔(필리핀) 등 동남아 통신사업자 CDMA 입찰에서도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 중국에 이어 최대 CDMA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에도 지난 99년부터 단말기 공급을 시작, 시장선점에 나섰다. 이스라엘 방글라데시 등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밖에 현재 진행중인 미국 최대 PCS 사업자인 스프린트PCS에 대해 장비와 단말기를 공급하는 등 미국시장에 닻을 내리고 있다.금융레이디카드여성전용 마케팅 적중LG레이디카드는 국내 카드업계 처음으로 ‘여성전용카드’라는 차별화된 컨셉으로 급성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4월말 현재 3백52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월 평균 이용금액만 해도 1백13만원에 이른다. 레이디카드를 벤치마킹한 다른 경쟁사 카드회원이 1백20만명, 월평균 이용금액이 72만원인 것과도 상당히 거리를 두고 있다. LG레이디카드는 무엇보다 ‘타깃마케팅’의 대표적 성공사례이기도 하다.LG레이디카드가 출시된 것은 99년 9월. 당시 신용카드는 대부분 직장이 있는 남성위주로 발급되고 있었으며 여성층은 일부 직장여성을 제외하곤 카드발급 대상에서 소외돼 있었다. 여성들은 소득이 없는 ‘하이리스크(High Risk)’ 집단으로 분류돼 주로 가족카드 발급대상에 불과했던 것이다.새로운 카드회원 창출에 주력하던 LG캐피탈은 그러나 각종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여성층, 특히 20∼30대 여성층이 실질적 소비 주체인 동시에 신용카드 이용이 가장 빈번한 계층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여성 카드회원의 경우 연체율이 남성에 비해 적어 LG캐피탈로선 큰 매력이 아닐 수 없었다.곧바로 시장조사에 들어간 LG캐피탈은 여성들이 요구하는 카드서비스는 남성 위주로 설계된 기존 카드와는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구체적으로 여성층이 가장 중시하는 서비스는 미용관련 상품 제공과 결혼, 여행·레저 및 문화생활에 대한 경제적 혜택. 레이디카드 상품개발팀은 카드 출시에 앞서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루 5∼6개 업체를 돌며 업무제휴를 추진했다.이렇게 해서 롯데백화점 3개월 무이자 할부, 롯데월드 서울랜드 등 놀이공원 무료입장, 영화관 할인, 성형보험 무료가입, 만남에서 결혼, 혼수까지 지원하는 토털웨딩서비스 할인 등 당시로선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웠다. 성형보험을 통해 성형수술을 받은 여성이 20여명, 롯데백화점 3개월 무이자 할부 및 영화할인 서비스 이용객은 지난해 2백10만명에 달했다.서비스·광고전략도 차별화이와 더불어 대중적인 인지도 향상을 위한 광고전략도 여성층을 타깃으로 한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첫 번 째 광고는 이영애를 모델로 한 ‘그녀의 하루’편. LG캐피탈은 이 광고에서 이영애가 갖고 있던 기존의 이미지, 즉 순수하고 청아한 이미지를 깨는 대신 젊음과 열정으로 가득 찬 이영애를 그렸다. “내가 세상을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내게 힘을 주는 나의 LG카드야”라는 노랫말과 함께.LG캐피탈측은 이 CM송은 “중년 아주머니는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까지 따라 부를 만큼 인기를 끌었고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도 기여한 성공작이었다”고 평가했다. 레포츠 분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최근에는 모델 박은혜가 스노보드로 하얀 설원을 달리는 역동적인 모습의 광고로 눈길을 끌고 있다.LG캐피탈은 여성전용 카드라는 점에 착안, 카드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헬로우 키티’를 카드 도안으로 사용, 신용카드를 액세서리처럼 활용하도록 했던 것이다.LG레이디카드의 차별화된 타깃 마케팅 전략은 일본 JCB와 중국계 은행인 ICBC를 비롯해 대만, 호주 등 각국 카드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을 정도. 지난 9월에는 비자인터내셔널로부터 카드업계 최초로 최우수상품상(Award for global excellence)을 수상하기도 했다.LG레이디에서 비롯된 여성전용카드는 현재 국민의 이퀸즈, 삼성의 지앤미, 외환의 아이닷미즈, 비씨의 쉬즈 등 여성전용 카드 출시 붐으로 이어진데다, 타깃마케팅 바람을 일으켰다는 점에서도 시장주도 상품으로서의 역할이 컸다.다만 앞으로는 비슷한 서비스를 내건 경쟁업체들이 많아진 만큼 LG캐피탈의 시장 지키기도 쉽지 않을 전망. LG캐피탈 신종균 상무(카드영업 담당)는 “어느 상품이든 출시보다는 유지, 활성화가 더 어렵고 또 중요하다”며 “한발 앞선 아이디어와 제품 기획력을 바탕으로 서비스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경쟁사가 따라오면 새롭게 변신하는 ‘히트 앤드 런’ 전략을 적절히 구사, 시장우위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주류참이슬순한 맛으로 ‘애주가 유혹’요즘 소주시장 트렌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순한 소주 바람이다. 진로가 올 2월 기존의 23도에서 22도로 낮춘 순한 참이슬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두산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22도짜리 순한 소주로 승부를 걸고 있다.지난 4월 초 대한주류공업협회는 소주시장에서 22도짜리 순한 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로 이미 소주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소주의 세대교체는 바로 소비자의 입맛 변화에서 비롯된다. 기존의 소주 애주가들이 독한 소주로 ‘크아’를 외치며 스트레스를 달래던 데 비해 요즘의 애주가들은 그저 즐기기 위해 소주를 마시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소비자의 입맛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포착하고 이용한 터닝포인트는 있게 마련. 진로 참이슬은 바로 소주시장에 순한 소주 바람을 일으킨 주역으로 기록될 만하다.진로 참이슬이 첫선을 보인 것은 98년 10월. 당시만 해도 알코올농도 25도 짜리 소주가 판을 치던 시장에 참이슬은 23도 순한 맛으로 출사표를 던졌다.이후 소주시장은 참이슬이 나온지 몇 달만에 참이슬 중심으로 개편됐다. 98년 이후 대중 음식점에선 “소주 주세요”가 곧 “참이슬 주세요”로 통용됐다.덕분에 진로는 지난해 전국 소주시장의 45%, 수도권 시장의 93%를 차지했다. 진로가 차지한 소주 시장 점유율이 거의 참이슬 점유율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한가지 브랜드의 소주가 소주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사례는 소주탄생 이래 처음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22도짜리 순한 참이슬로 리뉴얼한 올 봄에도 여전히 63.5%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리더로 군림하고 있다.그러나 참이슬이 그저 순한 맛으로만 소비자를 사로잡은 것은 아니었다. 바로 진로 ‘식구’들의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식 발로 뛰는 판촉활동이 참이슬 시장 확대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참이슬이 나오기 직전 진로는 ‘바람 앞의 촛불‘신세였다. 97년 말 그룹의 부도, 98년 3월 화의인가 등으로 그룹이 몰락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경월(현 두산)의 그린소주 등이 인기를 끌면서 진로의 소주시장의 점유율도 떨어져 갔다.이 와중에 나온 신제품이 참이슬. 진로 임직원으로선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렇지만 이미 그룹이 기우는 상황에서 마케팅이나 광고에 투자할 돈이 없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육탄마케팅’. 말단직원에서 임원은 물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장진호 회장까지 주점, 식당, 슈퍼마켓을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며 ‘두꺼비의 눈물’이란 호소문을 뿌리고 소주 한병 팔아 줄 것을 부탁했다. 남자 직원들은 직접 배달을, 여직원들은 식당 설거지에 서빙까지 도와가며 판촉에 나섰다.98년 당시 영업총괄전무로 2천여명의 직원을 독려하며 진로판촉을 지휘했던 한기선 부사장(50, 영업본부장)은 “당시 몸으로 뛴 이런 판촉활동은 수십억원 돈을 들인 광고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며 “심지어 외국에 사는 교포들도 ‘진로 살리기’ 운동에 동참할 정도였다”고 전한다.육탄마케팅 … 매출 확대에 결정적 역할한부사장 자신도 예외는 아니었다. 수시로 자전거를 타고 잠실 강남역 신사동 일대의 주점거리를 훑으며 빈병이 얼마나 나왔는지 그중 참이슬은 몇 병이나 있는지를 점검했다. 한부사장은 “한달쯤 후부터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며 “그때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전한다. 이후 계속 소주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참이슬의 성공은 한마디로 ‘전화위복’이나 ‘새옹지마’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업계는 올해 소주시장 규모가 1조5천억원, 9천만상자(30병들이 상자기준)로 지난해보다 15∼2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소주업체들의 마케팅 전쟁이 치열할 전망. 두산이 이미 연초 ‘산’이란 순한 소주를 내놓고 수도권 공략에 나서는 등 소주업체들의 진로 견제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참이슬을 주력으로 한 진로의 수성작전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