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한 지 2년이 넘었는 데도 도무지 살이 빠지지 않아요. 정말로 선생님 치료를 받으면 처녀 때 몸으로 돌아갈 수 있나요?”임영권(32) 미래한의원 원장은 요즘 진료를 못할 지경이다.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 지 다짜고짜 ‘산후비만을 치료해 달라’는 산모들의 주문이 쇄도하기 때문이다.“입소문이란 원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거라지만 그 만큼 산후비만 해결이 그네들에겐 절실하다는 얘기겠지요. 하지만 전 다이어트 전문가는 아니에요.”정확하게 말하면 임원장은 산모전문 한의사다. 아이를 갖는 것부터 태동불안 처방, 출산 후 몸조리까지 일련의 과정을 한방으로 진단하고 치료한다. 그가 산모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그간 몇 차례 처방한 산후 체중감량 처방이 성공을 거뒀기 때문. 또 현재 KIST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완성한 ‘한방치료에 의한 출산후 산모의 체중조절 효과’란 논문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출산에서 6개월까지는 몸 속의 나쁜 피와 노폐물을 없애주면서 천천히 허약해진 몸을 회복시키는 치료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출산 후 몸에 좋다고 무조건 한약을 지어먹는 것이 오히려 비만을 부를 수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산후비만은 몸에 물기가 꽉 들어 찬 수습정체(水濕停滯)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때는 수분을 제거하는 처방이 급선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만약 6개월이 지나도 출산 전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본격적인 치료를 시도해야 한다고. 우선 식욕을 조절하면서 신체의 전체 균형을 바로잡는 한약을 쓴다. 또 체지방을 분해하기 위해 전기침으로 자극을 주거나 문란해진 내분비 상태 조절을 위해 이침을 쓰기도 한다. 이와 함께 요법, 복부, 허벅지, 어깨 등의 국소 비만을 해결하는 부항요법이 필요할 때도 있다.홀로 동분서주하며 자료 수집그러나 이 모든 치료는 사상의학에 따라 산모마다 특성과 체질에 맞게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외부 자극이나 약재 복용에 앞서 생활습관을 자연스럽게 바꿔주는 것도 핵심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고 한다.나이도 젊은 남자 한의사인 그가 산모전문 한방 분야에 주목한 데는 계기가 있었다. 경희대 한의학과 재학시절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하면서부터다. “나이 많은 아주머니들이나 할머니들이 신경통이나 각종 질환에 따른 고통을 호소할 때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있었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애 낳고부터’라고 대답들을 했어요.”산후조리는 물론 임신중 제대로 관리를 못 했기 때문에 그 후유증이 평생을 따라다닌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 때부터 한방의 산부인과에 해당하는 ‘산과’를 특화해 전문의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산모에 특화된 한방 클리닉 자료가 거의 없어 홀로 동분서주하며 옛 한방서를 수집하고 임상경험을 쌓았다.“동서양인의 체질이 다른 것처럼 우리 나라 산모들에게 맞는 한방 클리닉이 필요하고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합니다.”산모들에게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되돌려주겠다는 ‘산모전문 한의사 1호’ 임원장이 내놓은 처방전이다. (02)468-8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