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현대디지탈텍 등 셋톱박스 개발업체 부상,전자부품,수출.소비 기업도 '투자유망'

‘디지털 가전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라.’2002년 코스닥시장을 뜨겁게 달굴 종목은 디지털 가전과 관련 있는 기업들이 차지할 것으로 증권업계 스몰캡(Small Capital) 팀은 분석하고 있다.스몰캡은 시가총액 500억원 이하의 종목군으로 시가총액이 작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관심권에서 벗어난 코스닥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스몰캡 팀은 비록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의 조명을 받지 못하지만 투자 유망한 코스닥 종목을 발굴하는 곳이다.최근 들어 스몰캡 팀의 역할이 두드러진 것은 개미 투자자들이 대거 코스닥시장으로 몰려가면서부터다.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들을 찾아 나선 투자자들에게 스몰캡 팀은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이들이 내놓은 추천종목이 대부분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증권, LG투자증권, 대우증권, 굿모닝증권 등 주요 증권사의 스몰캡 팀이 추천한 종목만을 찾아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생겨날 정도다.추천한 날부터 상한가를 치는 종목도 상당수에 이른다. 거래량이 적어 투자를 망설였던 기관투자자들도 앞을 다퉈 이들이 낸 추천 종목을 펀드에 편입하는 실정이다.오성진 현대증권 스몰캡 팀장은 “올해는 디지털, 경기, 소비 등 세 가지 키워드와 관련 있는 종목이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 관련 종목 중에서 오팀장이 주목하는 기업은 아이디스, 코디콤 등 DVR(Digital Video Record) 제조업체와 휴맥스, 현대디지탈텍 등 셋톱박스 개발업체들이다.DVR은 CCTV를 대체하는 디지털 기록장치로 지난해 미국 테러사태 이후 부각됐던 산업이다. 과거 아날로그 기록매체보다 화질이 선명하고 방대한 양을 보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속하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이미 DVR 관련 종목은 3R 등 우량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등록돼 있다. 오팀장이 아이디스와 코디콤 등 신규 등록한 종목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경쟁사와 비교해 수익증가율 폭이 크기 때문이다.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현대디지탈텍은 디지털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추천종목에 올랐다.홍성국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앞으로 국내증시는 디지털과 관련 업체들이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며 “디지털 디스플레이, 가전, 콘텐츠, 전자화폐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오성진 현대증권 스몰캡 팀장이 관심 을 기울이는 종목은 개인 대상으로 장사하는 기업, 매출액 증가율보다 수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 설비투자가 적은 기업, 성장성이 지속되는 기업, 독점적인 사업 아이템을 가진 기업들이다. 예컨대 환경관련 계측장비 전문업체인 창민테크는 지난해 설비투자가 끝나 올해는 이익으로 결실을 맺을 기업이다.휴대폰 벨소리를 유료로 제공하는 야호커뮤니케이션은 고객들이 많이 이용할수록 이익이 누적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매출이 는다고 해서 설비투자비용이 추가로 필요하지는 않다.현대증권 스몰캡 팀이 주목하는 또 다른 테마는 소비와 관련돼 있다. 현재 서울증시가 탄탄하게 상승하는 요인은 내수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한국증시가 미국 증시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이유를 탄탄한 내수시장이 버티고 있어서라고 분석한다. 미국의 경우 과거 10년 동안 소비산업이 증시를 부양했다.실제 국내 증시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홈쇼핑 관련 종목들이 가파르게 치고 올라갔다. LG홈쇼핑과 CJ39쇼핑의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3배 이상 올랐다. 홈쇼핑 시장이 뜨면서 택배업체들도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해 초 현대증권이 추천한 한진은 올 초와 비교해 최근 100% 올랐다.휴맥스 등 수출관련주 주목LG투자증권 스몰 캡팀은 200개의 투자 유망 종목군을 만들어놓고, 추천 종목을 내고 있다. 최근 대형주의 주가가 주춤한 사이 소형주의 반짝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종목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정성균 LG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2분기엔 수출비중이 높은 종목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정팀장이 내놓는 수출관련 종목은 휴맥스, 한단정보통신, 삼영열기, 테크노세미켐, 아이디스, 디와이 등이다. 1분기가 내수 위주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는 시기였다면,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출에서 이익을 내는 기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해서다.이와 함께 LG증권은 올해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종목에 관심을 갖고 있다. 화학제품을 유통하는 로지트는 지난해 순이익보다 50%가 증가한 50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이수세락믹과 에스넷 등도 탄탄한 기술력을 배경으로 올해 수주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LG증권은 분석했다.이와 함께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줄 종목군으로 신규 코스닥 등록 기업을 예상하고 있다. 요즘 코스닥 등록 요건이 상당히 까다로워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겐 우량종목을 찾을 수 있는 좋은 투자 기회가 되고 있다. 또 개미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법한 코스닥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좋다.최근 투자자문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코스닥 종목에 투자, 쏠쏠한 재미를 보자 스몰캡 팀에서 발굴한 종목에 곁눈질을 하고 있다. 기관들이 관심을 갖는 종목은 우선 하루 평균 거래량이 적어도 20만∼30만주는 되야 한다. 환금성이 좋아야 거액의 자금을 움직이는 기관들에게 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천종목이라도 거래량을 확인하고 매수하는 것이 안전하다.정팀장은 “스몰캡 팀에서 추천하는 종목은 생소한 기업인 경우가 많아 매수하기 전 담당 애널리스트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봐야 한다”며 “애널리스트와 통화하면 기업의 실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운이 좋다면 보고서에는 쓰지 않은 호재를 알아낼 수도 있다. 예컨대 대규모 납품계약건 등은 애널리스트들이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밝히지 않은 사안이다. 이같은 사항은 전화로 직접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줄 것이다. 빌딩의 냉방장치를 개발하는 디와이는 롯데백화점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LG증권 스몰캡 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종목발굴에 나서 웅진코웨이, 대구백화점, 화이텍, 디지아이, 신세계푸드시스템 등을 추천종목으로 올렸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7월 추천 후 지금까지 367% 상승했고, 지난해 10월 추천한 신세계푸드시스템은 216%가 올랐다. 대구백화점은 무려 270%가 상승했다. 이들 종목은 적어도 3개월 이상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만 수익을 안겨주었다.대우증권 스몰캡 팀은 최기림 연구위원을 포함해 애널리스트들 10명이 종목발굴에 나서고 있다. 사업영역에 변화가 생겨 매출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종목, 그리고 재무 안정성이 있는 종목에 투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최근 발굴한 종목 중 대표적인 것은 우주통신. 디지털 보안장비업체인 우주통신은 전체 매출 중 수출비중이 90%를 차지한다. 대우증권이 우주통신에 주목한 부분은 올 5월 캐나다 토론토증시에 1,500만(125억원) 캐나다 달러어치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상장할 예정이라는 점. 이로써 북미지역에 회사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 때문에 추천종목으로 올렸다.추천당시 주가는 6,100원대였으나, 3월 21일 1만 1,000원을 기록, 90% 수익률을 나타냈다. 대우증권 스몰캡 팀은 백광소재, 크린앤사이언스, 케미글라스, 나라엠엔디, 삼테크, 로만손, 에이엠에스, 삼화콘덴서 등을 관심 종목군으로 편입시켜놓았다. 최기림 스몰캡 팀장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전자부품과 철강 화학 등 소재산업이 부각되기 때문에 이들 종목과 관련 있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삼성증권 스몰캡 팀은 한단정보통신, 코미코, 인탑스, 파인디앤씨, 유일전자, 이앤텍 등을 추천하고 있다. 아직 추천종목에는 올리지 않았지만, 한성엘컴텍과 오성엘에스티는 주목하고 있는 기업이다. 두 기업은 시가총액 900억원대로 TFT-LCD 모니터와 단말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굿모닝증권 스몰캡 팀은 한성엘컴텍, 코리아나, 오로라월드, 젠네트웍스 등을 추천종목으로 올려놓고 있다.지난 2000년초 코스닥시장과 올해 코스닥시장의 다른 점은 기업별 주가 차별화가 극대화될 것이란 점이다. 현재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업체는 784개, 지난 2000년초 등록 기업은 450여곳으로, 무려 2배 가까이 늘었다.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기업이 시장에 등록돼 있다 보니, 투자자들의 눈에 들어오는 종목은 현재 경기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산업 가운데 단연 실적이 돋보이는 종목들이다. 주가가 오르는 종목은 마치 신들린 듯 주가가 치솟을 테지만, 반대의 경우는 지수상승에 편승하지 못하고 뒤쳐진다는 데 이의를 다는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없다.INTERVIEW 오성진 현대증권 스몰캡 팀장“현대증권의 별동대를 아시나요?”오성진 현대증권 스몰캡 팀장의 휴대폰은 5분마다 한 번씩 벨이 울린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모두 오팀장을 애타게 찾는 전화다.“추천해준 종목을 샀는데, 언제 팔아야 합니까.”“지점 고객들이 다음 종목을 기다리고 있어요. 어떤 종목을 사야 합니까.”통화 내용은 대개 이렇다. 요즘 오팀장의 입은 그야말로 골드 마우스(Gold Mouse)다. 그가 ‘찍은’ 종목이 최근 두 달 사이 평균 40∼50%씩 올랐고, 몇 종목은 ‘따블’ 이상 상승했다. 속칭 대박 종목이 그의 입을 통해 나오다 보니, 그의 말 한마디에 목을 매고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많을 수밖에.“시가총액 500억원대 이하의 소형종목만 전문적으로 발굴합니다. 대략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하는데, 매출과 수익 증가가 큰 종목 가운데 테마에 맞는 종목만 추천합니다.”오팀장과 7명의 팀원들이 발굴해낸 종목은 아이디스, 아이디시텍, 코디콤, 동서정보기술, 바이오랜드, 레이젠 등이다. 이들 주가는 최근 1∼2개월 사이 40∼50% 상승했다. 성도와 현대디지탈텍의 수익률은 100%가 넘었다. 역시 수익률 100%가 넘은 한진의 경우 라지캡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놓친 종목을 오팀장이 다시 발굴한 경우다.마치 신들린 듯 그의 눈에 들어오는 종목은 대박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일주일에 3∼4일은 비행기를 타고 지방 투자 설명회를 다니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기업이 아무리 우량해도 모멘텀이 있어야 주가가 올라갑니다. 테마 투자가 마치 단기 투자이익을 얻으려는 것쯤으로 치부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펀더멘털 투자의 핵심은 어떤 종목을 언제 사야 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테마투자는 바로 언제를 결정해 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