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334호 (2002년 04월 29일)

자사주 매입하면 6개월내 두 배 뛰어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은 시장에서 가졌던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분기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1조 8,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매출도 12조원대에 육박한다. 영업이익률은 20.82%로 소니의 1.68%에 비하면 기록적이다.

글로벌기업인 삼성전자 임원들의 주식투자 실력도 수준급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이윤우 사장은 지난 3월 18일 삼성전자 주식 1,500주를 평균단가 33만 7,000원에 사들였다고 4월 8일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모두 5억 550만원어치다.

이사장이 사들인 자사주가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사장’이라는 내부자가 직접 주식을 샀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 특히 33만 7,000원이란 주가수준이 지금 시점에서 보면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당시로서는 지난 1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가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일이 우연일 수도 있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의 언급대로 ‘내부자가 주식을 살 때는 그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의미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사장은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기 이전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퍼진 건 3월 말에서 4월 초였고,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이 3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거론하면서 더 확산됐다.

이사장은 지금 현재 미국 출장 중이고,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자세한 내막을 밝히기를 주저했다. “개인적인 지분변동인데다 자세한 소유내역을 기록해 두지 않는다”는 게 삼성전자 공식입장이다.

그러나 이사장이 그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팔았던 과정을 돌아보면 뭔가 추측이 가능할 것이다. 이사장은 지난 97년 2월 28일 사장에 취임했으며 그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2만 7,453주를 사고 일곱 차례에 걸쳐 2만 1,470주를 팔았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남겼다.

3월 자사주 1,500주 매입

이사장의 재테크 실력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주가가 바닥을 기던 98년 8월부터다. 그는 1만 436주를 사들였다 두 달 뒤인 10월과 11월 세 차례에 걸쳐 1만 4,970주를 팔았다.

8월 평균주가가 4만원이고 11월의 평균주가는 6만 3,000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때만 해도 그리 많은 차액을 올리지는 못했다. 더구나 98년 분위기에서는 애사심이 발동했다고 할 만했다.

그러나 그 이듬해부터 지난해 5월까지 매매내역을 어림잡아 계산해 보면 13차례 거래에서 현금으로 실현한 이익은 모두 7억원을 넘는다. 공교롭게도 이사장이 주식을 살 때마다 삼성전자의 주식은 크게 뛰어올랐고, 사두기만 하면 6개월 안에 두 배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그런 그가 지난 3월에 다시 5억 500만원을 들여 그리 싸지 않은 가격에 1,500주를 산 것이다. 이사장이 마지막으로 주식을 팔았던 지난해 5월 주가보다도 1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삼성전자 CFO인 최도석 사장도 지난해 9월 19일 16만 5,000원에 1,200주를 사들였지만 그는 아직 주식을 팔지 않고 있다.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회사의 임직원이 6개월 이내에 자사주식 거래로 올린 차익은 모두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 이사장이 다음번 지분변동을 공시할 때 얼마나 차익을 올렸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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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