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 334호 (2002년 04월 29일)

자연내음·남미색깔 물씬 풍겨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5

윤상의 새 음반이 나왔다. 정규 음반으로는 4집이다. ‘어, 겨우 4집?’ 의아해할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윤상과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고, 역시나 결코 자주 음반을 낸다고 할 수 없는(가수들이 보통 1년에 한 장씩 음반을 내는 국내 가요계 상황에서 볼 때) 신승훈의 경우도 8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한 상황이고 보니, 데뷔 12년차 경력의 가수가 4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했다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하지만 의아하고 이례적인 것은 단지 정규 음반의 개수일 뿐이다. 정규 음반만큼의 또 다른 음반들이 윤상의 음악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군복무를 마친 지난 96년에 발표한 리메이크 음반 형식의 , 신해철과 함께 한 프로젝트 음반 (96), 6곡이 담긴 EP (98), 지난해 발표된 베스트 음반에 이르기까지 여러 음반에서 그는 나름의 음악적 실험을 감행했다.

2000년은 여러 면에서 음악인 윤상에게 한 획을 긋는 해로 기억될 만하다. 무려 8년 만에 정규 음반인 3집 를 발표했으며, 일찍이 브라질의 삼바를 위시한 남미 음악에 심취했던 그는 이 음반에서 남미 음악의 요소를 자신의 음악에 본격적으로 담아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해에 그는 첫 단독 콘서트를 열어, 보다 적극적으로 대중들 앞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말 두 번째 콘서트도 열었다. 사실 지난해말 콘서트는 4집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로 기획된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음반 발매가 꽤 늦어진 셈이다.

새 음반의 타이틀 <이사 designtimesp=22229>.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는 이 음반 발매에 앞서 소속사를 옮겼다. 이 음반은 그의 새로운 소속사(SM엔터테인먼트)에서 발매된 첫 작품이며, 앞으로 그는 SM레이블에서 정규 5집과 프로젝트 음반 1장을 더 내게 된다.

자연주의 색채 짙어진 4집

3집 이후 윤상의 음악 색깔은 적잖이 달라진 것처럼 보인다. 남미 음악의 요소 때문인지 윤상의 음악은 한결 자연의 내음, 편안한 나무 빛깔, 어쿠스틱한 색채를 물씬 풍긴다. 그러한 어쿠스틱한 요소, 자연주의적 색채는 이번 4집에서 더욱 짙어졌다.

윤상의 강점이자 개성인 세련된 일렉트로닉 사운드조차 이전보다 훨씬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일본의 전문 삼바 밴드 ‘발란사’와의 협연으로 인해 남미 음악의 요소가 한결 더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발란사’가 참여한 두 곡, 요즘 한창 전파를 타는 ‘이사’와 아름다운 사랑의 소품 ‘A Fairy Tale’은, 윤상 특유의 감성에 남미의 훈풍이 녹아든 듯, 윤상의 애조 띤 음색과 어깨를 들썩이지 않을 수 없는 리듬감이 맛깔스럽게 어우러진 곡이다.

생생한 리듬감은 ‘캔디맨’의 여성 보컬 청안과의 듀엣곡 ‘재회’에서도 빛을 발한다. 평소 윤상과 절친한 음악 동료 김현철이 작곡하고 함께 노래한 ‘사랑하오’는 확실히 윤상의 곡들과는 다른 분위기다. 그럼에도 윤상의 분위기와 어우러져서인지 ‘어깨의 힘’이 빠진 한결 자연스런 느낌이다.

윤상 4집에서 가장 이색적인 곡은, 선배 가수 정훈희를 보컬로 초청한 ‘소월에게 묻기를…’이다. 윤상과 떼어놓을 수 없는 콤비 박창학의 처연한 가사와 정훈희의 처연한 보컬, 우는 듯한 현악 연주까지 듣는 이를 숨죽이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노영심의 피아노 연주와 꽹과리 소리를 연상케 하는 전자음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질감의 몽환적인 연주곡 ‘El Camino’ 역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수록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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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