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가 박영만 사장(38)은 한동안 지갑이 두툼했다. 연간 억대 수입을 올리는 그이지만 지폐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다. 바로 그의 명함이 지갑을 살찌웠던 것. 일단 종류만 4가지로 10장씩만 가지고 다녀도 40장을 넘었다. 여기에 여기저기에서 받은 다른 사람의 명함까지 합하면 줄잡아 50장. 그래서 요즘은 아예 명함갑을 들고 다닌다.박사장의 주업무는 홍보대행이다. 한국기업정보를 비롯해 PC카메라 전문업체 알파비전텍, 월간 <창업&프랜차이즈 designtimesp=22630>, 미팅 네트워크 사이트 ‘미스앤미스터즈넷’을 운영하는 미래예감 등의 홍보를 전담한다. 명함이 4개나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마찬가지로 사무실도 4곳이다. 고객사에서 홍보이사로 일할 수 있도록 ‘모신’ 것이다.“고객사 사무실에 제 자리가 있는 만큼 그곳에서 일하는 순간에는 그 회사 직원이죠. 소속감이 있으면 더욱 적극적인 활동이 가능합니다.”고객사들마다 정직원에 준하는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는 덕분에 사실상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그는 광고·홍보·이벤트 마케팅 분야에서 13년 경력을 쌓은 베테랑. 지난 89년 대웅제약 병원 마케팅을 시작으로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 반도스포츠, 동양화재 등을 거치면서 탄탄한 홍보·광고 마케팅 노하우를 체득했다.94년 도서대여 체인업체 ‘사랑나무’를 설립하면서 사업가로 처음 변신을 했다. 95년 교통관광TV(현 리빙TV)에서 광고·홍보·프로그램 비디오를 담당하면서 ‘고수’가 됐다.그는 광고·홍보업계에서 ‘아이디어 뱅크’란 별명으로 불린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화배우 최민수씨를 CF모델로 등장시킨 것도 그였다.지난해 봄 인터넷 화폐발행업체인 이코인이 벌였던 ‘1,000만명 사이버 기우제’도 바로 그가 홍보팀장으로 있을 때 기획한 작품이었다.입사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회사를 흉보면 이코인에 채용한다는 이색채용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기업들마다 그에게 일을 맡기는 것도 이같이 퐁퐁 샘솟는 아이디어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직접 회사를 경영하고 공기업과 사기업, 대기업과 벤처기업을 두루 거친 그의 경험도 한몫 한다.그에게는 분명히 여느 홍보맨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보도자료를 작성해 고객사 관련 기사가 언론매체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끊임없이 이벤트 기획을 준비하는 등 부지런히 뛴다. 현재 개발해 놓은 아이디어만 해도 100여 가지가 넘는다.그는 최근 들어 또 하나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틈틈이 수집해온 5,000여 개의 교통·여행·레저 관련 비디오 프로그램들을 공개할 생각이다. 관련 데이터베이스(DB)를 라이브러리 형태로 운영해 수익모델로 삼는다는 계획이다.그는 갈수록 일감이 늘어나는 바람에 요즘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라고 한다. “비서를 두는 방안도 생각했었는데 올해는 어떻게든 혼자 버텨볼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