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고어코리아 아사아·태평양 이사기능성 섬유로 유명한 고어텍스가 금강제화, 닥스런던, 소다 등 정장 구두의 내피로 사용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신발에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하면서 내부의 땀과 열은 배출해 장시간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등산화 등 일부 전문화에는 기능성 섬유가 채택돼 왔다. 패션만을 중시하던 신발업계에 이 같은 기능성 바람을 몰고 온 주인공은 바로 김광수 고어코리아 아시아·태평양 이사(47)다.“이제 신발도 패션보다 기능이 중요하다고 봐야겠죠. 주5일 근무제로 국내에서도 레저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이에 걸맞은 기능성 신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신발을 구입할 때 기능을 가장 먼저 따집니다.”지난해 고어코리아가 국내 신발 부문에서 거둔 매출은 300만달러. 올해 330만달러를 예상했지만 벌써 500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는 이미 새로운 시장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있다.“고어텍스 신발이 일반 중국인들에게 비싼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국인구 중 3%만을 집중 공략할 겁니다. 단기간이 아닌 향후 10년 동안 장기 계획으로 4,000만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고어텍스 신발을 신도록 할 겁니다.”김이사는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 고어텍스 신발사업부를 총괄하는 지휘관이다. 직함은 이사지만 실질적인 역할은 사장이다. 그가 굳이 이사라는 명칭을 자청하는 이유는 고어텍스만의 독특한 기업문화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는 조직을 없애야 한다’라는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이어가는 고어텍스에는 상사라는 개념이 없다.“제가 이곳에서 일한 지 올해로 15년째입니다.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사람이지요. 무역회사에서 해외영업을 하다가 특이한 기업이념에 끌려 지원하게 됐습니다.”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병리학을 전공했다. 해외이민을 고려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자신의 사교성을 적극 살리기 위해 과감히 병실 밖으로 뛰쳐나왔다. 전공과 관련없는 분야에서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뛰어난 대인관계에 있다.비록 근엄한 위치에 있지만 일단 그를 만나게 되면 그의 팬이 되고 만다. 너털웃음과 세련된 위트로 상대방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김이사의 또 다른 경쟁력은 타고난 영업마인드다.“벌써 여권만 12개째입니다. 모든 여권이 입국심사하면서 찍은 도장으로 빼곡합니다. 항공사 마일리지를 모두 합치면 250만마일 정도 될 겁니다.”김이사는 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다. 중국, 호주, 동남아 등 연고도 없는 지역에 가서 고어텍스를 팔고 있다. 지금도 항상 외국에 나갈 때는 각종 신발샘플로 꽉 찬 여행용 가방을 가지고 다닌다. 50㎏이 넘는 가방을 펼쳐 보이며 제품을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성공한 영업맨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