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379호 (2003년 03월 10일)

스타크래프트 붐 일으킨 PC게임 ‘최고수’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4

국내 게임 시장을 언급할 때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사진)를 빼놓고 얘기하기는 불가능하다. 국내 PC게임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영향력 또한 막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다소 하락하기는 했지만 엄청난 경쟁 속에서도 3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4년 연속 정상을 고수했다.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워크래프트’ 등이 모두 한빛소프트가 내놓은 게임들이다.

PC게임 시장의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한빛소프트는 사실 설립된 지 만 4년밖에 되지 않은 ‘젊은’ 기업이다. 단기간에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게임 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른 셈이다. 특히 설립 1년 만에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선 것은 아마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만큼 주변에서는 이 회사의 성장비결에 유난히 많은 관심을 나타낸다.

그 가운데서도 김영만 대표의 열정은 한빛소프트를 오늘의 반석 위에 올려놓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 직원들과 업계 사람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여러 가지 성공요인이 있지만 김대표가 끼친 영향력이 무엇보다 컸다는 얘기다.

한빛소프트를 설명하다 보면 LG LCD(주)를 빼놓을 수 없다. 1998년 당시 김대표는 이 회사의 게임 관련 콘텐츠 사업팀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대학졸업 후 11년간 몸담고 있던 터였다. 한빛소프트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스타크래프트’ 역시 LG 시절 내놓았던 게임이다.

그런데 98년 말 LG에서 게임 분야를 분리시킬 움직임을 보였다. 장기적인 비전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팀장으로 있던 김대표가 나섰다. 자신이 맡아서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던 것. 적정한 가격에 벌여 놓은 사업을 인수하고 직원들 역시 책임지겠다고 경영진을 설득했다. 꽤 좋은 조건에 회사측 역시 두말없이 허락했다,

“자신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회사에서 게임을 담당했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고, 더 나아가 장기적인 밑그림까지 어느 정도는 그릴 수 있었지요. 문제는 돈이었는데 그때까지 모아놓은 것과 사업을 하는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했습니다.”

이후부터 김대표의 능력은 빛을 발했다. LG 시절 업계 사람들로부터 ‘독사’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지독했던 김대표는 매장을 열정적으로 누비는 등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인 끝에 스타크래프트를 1999년 한 해 동안 무려 100만장 이상 파는 수완을 발휘했다. 결국 한빛소프트는 설립 첫해에 대박을 터트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김대표, 업계에서 ‘독사’라는 별명 얻어

일각에서는 한빛소프트가 운이 좋아 크게 성공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그런 측면도 있다. 99년을 전후해 PC방이라는 확실한 인프라가 깔리고, 게임에 대한 인기도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김대표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IR팀의 한 관계자는 “김대표가 일에 몰입하기 시작하면 아무도 못말릴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며 “김대표가 일으킨 ‘스타크래프트’ 붐이 오히려 PC방을 확산시킨 측면도 강하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마케팅 활동 역시 오늘의 한빛소프트를 만든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게임은 선호도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나름대로 판단해서 신제품을 내놓으면 너무 빠르거나 대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당수 업체들이 제대로 꽃을 피우기도 전에 고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빛소프트는 달랐다. 지난 4년간 40여종을 게임을 내놓았는데 2~3개를 빼곤 성공을 거두었다.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내놓는 대로 거의 모두 히트를 친 셈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이유는 철저한 데이터 활용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새로운 게임을 내놓기 전 소비자에 대한 분석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실제 게임의 주소비층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통해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나하나 잡아낸다.

아울러 게임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의견도 심도 있게 청취한다. 혹시 자신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다. 물론 해외의 상황과 최신 트렌드에 대한 분석도 빼놓지 않는다. 최근에는 독일의 상황을 많이 참고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마지막으로는 김대표와 자체 기술진, 마케팅팀의 의견이 추가된다. 전문가로서 자신들이 느끼는 일종의 감(Feeling)을 참고하는 것이다. 김대표는 “마케팅을 하다 보니 감각적인 부분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며 “워낙 회사 안에 시장상황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많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감각적인 부분을 십분 활용하고 있고, 실제로 시장상황을 정확하게 꿰뚫어 성공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마케팅의 일부 분야는 아웃소싱도 준다. 가령 특별한 행사를 가질 때 꼭 필요한 이벤트 등은 외부의 전문기획사에 맡긴다. 자신들보다 더 잘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 아웃소싱을 줘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런 경우 한빛소프트는 기획과 실전 마케팅만 담당한다.

한빛소프트가 유통시키는 게임의 90%는 외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 만큼 게임을 고르고 어느 작품에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능력 또한 필수적이다. 영화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가 효과적인 제작지원과 작품에 대한 탁월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국내 영화업계에서 지존의 자리를 지키듯 한빛소프트 역시 마찬가지다. 김대표는 “항상 선택의 문제에 부딪친다”며 “하지만 일단 결정되면 무섭게 밀어붙이는 열정이 우리에게는 있다”고 말했다.

한빛소프트는 올해 수익구조 다각화의 분기점을 맞는다. 자체개발하거나 공동개발한 온라인게임의 사용화가 시작돼 PC게임 중심에서 주변으로 사업영역이 넓어지는 셈이다. 주력제품은 오픈베타서비스를 실시 중인 온라인게임 ‘위드’ ‘서바이벌 프로젝트’와 50여억원을 투자해 자체 개발한 ‘탄트라’ 등이다. 콘솔게임과 캐릭터사업 부문 역시 올해 한빛소프트가 큰 기대를 거는 또 다른 비즈니스모델이다.

또 하나 올해는 한빛소프트가 세계로 본격 진출하는 해가 된다. 이미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중국 쓰촨성 청두에 조인트벤처인 톈후네트워크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한빛소프트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만 최고의 게임유통회사인 우날리스와 손잡고 온라인게임인 ‘위드’를 공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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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