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408호 (2003년 09월 29일)

고급품 전략으로 레인지후드시장 석권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0

가정에서 삼겹살을 굽거나 생선요리를 할 때면 늘 따라다니는 고민이 하나 있다. 집안 곳곳에 퍼져 잘 빠지지도 않는 음식냄새가 그것. 가스레인지 위의 레인지후드를 가동시키지만 소리만 요란하고 성능이 시원치 않은 경우가 많다. 좀더 우수한 레인지후드로 교체하는 주부들이 늘어나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주부들의 절반 가량이 선택하는 제품이 있다. 하츠(대표 이수문)의 레인지후드가 그 주인공이다.

1988년 창사한 하츠는 현재 국내 레인지후드업계의 선두기업이다. 후발기업이지만 시장점유율이 2000년에 30.8%, 2001년에 38.2%, 2002년에 45.1%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는 5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며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고급형 레인지후드 시장의 경우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츠의 매출액은 99년 이래 매년 평균 34.6%씩 증가해 2002년에 576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29% 성장한 312억원. 매출액 순이익률은 12.1%, 자기자본수익률은 37.1%로 제조업체로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재무구조도 건실하다. 2002년 부채비율이 38.9%, 차입금의존도는 4%에 불과할 정도.

업계 최대 유통망 자랑

후발기업인 하츠가 단기간에 마켓리더로 떠오른 이유는 뭘까. 첫손으로 꼽는 이유가 창사 당시부터 추진해온 고급형 전략이다. 현재 전체매출에서 고급품인 ‘데코후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7.8%, 보급형인 ‘시스템후드’는 42.4%로 보급형이 앞서고 있다. 그러나 보급형이라 해도 경쟁사에 비해 20% 가량 비싸다. 그만큼 고급 브랜드로서의 이미지가 시장에 뿌리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창사 당시 국내 레인지후드 시장은 저가형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대략 가격이 1만7,000원에서 5만원 정도였지요. 저가형인 만큼 부가가치도 매우 낮았습니다. 애써 시장에 진입해 봐야 수익이 많지 않은 보급형 시장보다는 고급형 시장을 새롭게 주도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츠는 제품을 생산하기보다 외국의 유명제품을 유통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섣불리 양산라인을 구축하면 실패할 경우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처음 들여온 제품은 독일 보쉬사의 레인지후드였다. 평균 가격이 15만원선으로 당시 유통되던 최고가 제품보다 3배 정도 비쌌지만 생각보다 판매가 호조를 이뤘다. 이에 자신을 얻은 하츠는 90년 파주에 양산라인을 구축해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보쉬사의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는 형태였다.

“외국제품을 국산화하는 일반적인 경로를 따랐습니다. 완제품 수입에서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단계, 핵심부품만 수입하는 단계, 완제품을 생산하는 단계로 발전한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보쉬사의 도움이 컸습니다.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싶다고 했더니 순순히 설계도면과 기술을 지원하더군요. 그 덕에 고급제품에 필수적인 기술력을 탄탄히 다질 수 있었습니다.”

하츠의 기술력 제고에 보쉬사의 도움이 컸다고는 하지만 자체적인 기술개발 노력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츠는 96년 업계 최초로 회사 내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이래 매출의 3%를 연구개발비로 책정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전직원의 10%에 해당하는 25명이 연구인력일 뿐만 아니라 한국과학기술원, 인하대학교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품질만 따진다면 세계 최정상급이라는 것이 이사장의 자랑이다.

하츠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또 다른 요인은 업계 최대의 유통망. 현재 하츠는 전국 150개 주방기기 도매유통점 가운데 115개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전체 물량의 40%가 판매되고 있다. 이사장은 “전국 곳곳에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어 지방영업에서 경쟁사에 크게 앞서 있다”며 시장선두 유지에 자신감을 보였다. 전체 물량의 45% 정도를 현대건설, 한샘 등 대형 건설사와 주방가구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회사측은 레인지후드분야에서 하츠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력, 유통망 등이 경쟁사에 크게 앞서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기업이 진출하기 곤란한 업종이라는 시장환경도 회사측의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장이 작고 유통과정이 복잡해 대기업에 어울리는 업종이 아니라는 것. 지난해 895억원, 올해는 906억원, 내년에는 975억원 정도의 시장이 예상돼 성장속도도 더디다.

“매년 5% 정도씩 시장점유율이 증가해 3~4년 후에는 시장점유율이 70%에 이를 전망입니다. 일본이나 대만 등 동아시아 시장의 경우에도 선두기업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국내 시장도 유사하게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작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성장이 정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츠는 최근 주택급배기시스템, 빌트인가전시스템 등에 잇달아 진출하며 사업다각화를 펼치고 있다. 주력인 레인지후드 시장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것.

주택환기시설, 빌트인가전 등 사업다각화

2001년 하츠는 레인지후드 생산을 통해 축적한 환기기술을 바탕으로 주택급배기시스템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5월 ‘공동주택공조시스템’ 관련 전시회와 세미나를 개최하며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상태.

회사측은 고층아파트가 증가하면서 공조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요구도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층 주택의 경우 소음과 먼지, 강한 바람 탓에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곤란하기 때문에 환기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 하츠는 건설사와 제휴해 초기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제품을 직접 생산하기보다는 외부의 요소 제품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엮는 작업에 중점을 둘 방침입니다. 홍익대와 인하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공동주택공조시스템 외에 하츠는 빌트인 가전시스템을 차기 주력 업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주방가구와 주방가전제품을 따로 구매, 설치해 주방 인테리어가 하나의 컨셉으로 통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통합된 인테리어를 구현하는 빌트인 가전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빌트인 시장은 매년 평균 23.5% 성장해 2005년에는 1조원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라는 것.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도 빌트인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하츠의 강점은 주방시스템에 있습니다. 대형 가전업체들은 소형가전분야와 부엌가구분야에 상대적으로 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누군가 대형가전, 소형가전, 주방가구, 배관배수시설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엮어줘야 합니다. 하츠는 규격과 디자인이 서로 다른 가전제품과 주방가구들을 하나로 통합해 진정한 의미의 빌트인 시스템을 구현할 것입니다.”

최근 하츠는 해외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하츠가 주요 공략대상으로 선정한 국가는 일본이다. 생활수준이 높은 일본의 레인지후드 시장은 국내에 비해 훨씬 크지만 세계적인 레인지후드업체들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목표가 2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은 성과가 미미하지만 3~4년 후에는 일본시장의 5%를 점유하겠다는 목표다. 현지에서 하츠의 디자인이 호평받고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이사장은 “현재 하츠는 레인지후드업계에서 세계 10위 정도지만 5년 내에 5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사업다각화와 수출을 통해 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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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