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 버금가는 저장용량 자랑 … 전천후 디지털 재생기 부상

MP3플레이어업체들이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최대 성수기라는 연말연시와 졸업, 입학시즌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년보다 수능시험이 일찍 치러져 신제품 출시시기도 빨라졌다. 최대 고객층인 청소년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다.최근 출시되는 MP3플레이어는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개성이 강하다. MP3플레이어 사용자층이 두터워지고 업체간 기술 차이도 적어 특색 있는 제품으로 구매자층을 타깃화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6개월에 한번씩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는 생존하기조차 어렵다는 점도 신제품 출시를 부추기고 있다.고품격 음질 기술 대거 채용현재 MP3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제품은 플래시메모리형이다. 얼마 전까지는 CD플레이어 형식의 제품도 인기가 있었지만 ‘더 작고 가벼운’ 제품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져 거의 사라진 상태. 플래시메모리형 제품은 작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저장할 수 있는 곡이 30~40곡에 불과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저장용량을 대폭 늘린 제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올해 초만 해도 가장 인기 있는 제품들의 저장용량은 128MB급이었지만 점차 256MB급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요즘 출시되고 있는 제품들의 저장용량은 단위가 다르다. 1GB급의 메모리를 내장한 제품이 있는가 하면 10GB급 이상의 하드디스크형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대용량 메모리를 적용하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메모리를 아예 없애버린 제품도 있다. 이 제품들은 내장형 메모리 대신 외장형 메모리를 지원해 USB메모리 등 외장형 메모리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 많은 곡을 저장하기 위해 대용량 MP3 제품을 새로 구입하는 대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외장형 메모리만 구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MP3플레이어의 생산원가에서 가장 비싼 내장형 메모리를 없앴기 때문에 가격이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는 매력이 있다.새로운 형태의 음원 압축방식으로 음질을 향상시킨 제품도 부각되고 있다. 이는 MP3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미니디스크(Mini Disc·MD)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광디스크에 음악을 저장하는 MD 방식은 일반 CD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음질을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을 중심으로 사용자층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손실 압축방식으로 음질을 크게 향상시킨 오그보비스(Ogg VorbisㆍOGG)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PC, CD, FM라디오, 카세트 데크 등 기반이 다른 음향기기와의 연동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카세트테이프나 CD의 음악을 PC를 거치지 않고 바로 MP3 파일로 변환, 재생하는 ‘다이렉트 인코딩’ 기능과 인터넷 파일을 MP3플레이어에 바로 다운받을 수 있는 ‘넷싱크’ 기능을 채용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전에는 인터넷의 음원을 MP3플레이어에 저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PC에 콘텐츠를 저장한 뒤 이를 MP3로 옮겨야 했지만 넷싱크 기능을 이용하면 인터넷 사이트에서 바로 MP3에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자동차 오디오, 홈시어터 등 외부 스피커를 통해 MP3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제품도 반응이 좋다. 이 제품은 MP3의 음원을 FM라디오의 주파수에 실어 보내면 라디오가 이를 재생하는 FM트랜스미터 방식을 이용한다. 음향기기가 MP3를 지원하지 않아도 FM라디오만 있으면 어디서나 MP3 음악을 외부 스피커로 들을 수 있다.하드디스크형 대용량 제품 인기아이리버의 IFP-500시리즈는 최대 1GB의 저장용량을 지원한다. 이뿐만 아니라 자동차로 밟아가며 제품을 개발했을 정도로 견고한 외관을 자랑한다. 또한 리튬이온배터리를 내장해 28시간 연속재생이 가능하고 음성을 녹음할 때 소리가 나는 부분만 저장하고 소리가 나지 않으면 자동으로 시스템이 멈춰 저장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음질 면에서는 필립스와 공동개발한 Xtreme 3D와 Xtreme EQ를 채용해 음색을 더욱 풍부하게 했고 OGG와 MD를 지원한다. 나무랄 데 없는 성능을 갖고 있지만 1GB 제품의 가격이 59만4,000원으로 다소 부담스럽다는 흠이 있다.하드디스크 형태의 제품으로는 아이리버의 iHP-120과 삼성전자의 옙 YP-900시리즈가 대표적이다. 2,500곡을 저장하는 10GB의 용량을 보유한 옙 YP-900은 FM트랜스미터 기능과 다이렉트 인코딩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10GB, 15GB, 20GB급 등 세가지 모델이 출시된 아이리버의 iHP 시리즈는 38개 국어를 지원하는 8줄의 LCD를 채용해 음악뿐만 아니라 소설 같은 텍스트를 보는 데도 무리가 없다. 가격은 58만3,000원.넥스트웨이의 ‘호스트 MP3플레이어’와 현원의 DMH-100은 내장형 메모리를 없앤 제품이다. 비싼 메모리를 없앤 만큼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4만~6만원선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메모리가 없지만 FM라디오, 음성녹음 등의 기본적인 기능이 지원된다. USB메모리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MP3플레이어가 기본적으로 재생기기인 만큼 음질향상은 신제품의 기본이다. 특히 OGG 등 새로운 방식의 재생기술을 채용한 제품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삼성전자의 옙 YP-55는 미국 SRS사의 WOW 기술을 적용해 입체음향과 베이스음을 강화했고 다이렉트 인코딩 기능을 탑재했다. 128MB급인 YP-55H는 20만원대, 256MB급인 YP-55V는 26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거원시스템의 ‘iAUDIO4’는 저음 재생에 장점이 있는 ‘제트오디오’ 기술과 SRS의 WOW기술, 다이렉트 인코딩 기술을 모두 탑재하고 있다. 고성능임에도 무게가 30g에 불과해 출시된 제품 가운데 가장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넥스트웨이의 NMP-612T, 현원의 DAH-220은 자가운전자의 호응이 기대되는 제품들이다. 별다른 장비 없이 MP3플레이어에 저장된 음악을 카오디오를 통해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웨이의 NMP-612T가 FM트랜스미터를 적용한 반면, 현원의 DAH-220은 MP3플레이어를 카세트데크에 삽입해 재생하는 방식이다. 한편 NMP-612T의 256MB급 제품은 125시간의 장시간 음성녹음을 지원한다. 가격은 22만8,000원. DAH-220의 256MB급 제품은 24만8,0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돋보기 | MP3 구매 포인트넷싱크 기능 외국어 학습에 유리MP3 종주국이라 불릴 만큼 우리나라의 MP3플레이어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 후발업체라도 국내보다는 수출물량이 많을 정도로 선두업체와 기술 차이도 크지 않다. 품질 차이보다는 부가기능이나 가격, 디자인, 애프터서비스(AS) 등이 경쟁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따라서 제품을 고를 때는 브랜드보다 자신의 필요와 취향에 중심을 두는 것이 좋다.먼저 따져야 하는 것은 저장용량이다. 최근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들은 256MB급이다. 이 정도면 대략 50곡 정도를 저장할 수 있다. 512MB나 GB급의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휴대용 메모리를 갖고 있다면 굳이 이런 대용량 제품들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배터리는 재생시간이 짧을수록 자주 구입해야 하므로 재생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음악뿐만 아니라 외국어 학습 등 다른 용도로 이용할 계획이면 넷싱크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적당하다. 재생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는지도 체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