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예부터 쪼그려 앉아 생활하는 습관이 많다 보니 무릎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특히 많다. 무릎관절은 일상생활에서 체중의 부하를 가장 많이 받는 관절로, 55세 이상 성인의 약 20%가 퇴행성관절염 증상을 갖고 있으며 75세 이상은 대부분이 무릎관절염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퇴행성관절염이 노인들의 대표적인 질환이라고 불리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노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퇴행성관절염의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각각 다르게 이루어진다. 관절염 초기나 중기에는 적절한 약물치료, 적당한 휴식과 운동, 체중감량과 관절기능 회복을 위한 물리치료 등으로 충분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개발된 관절 내 주사요법도 초기 관절염 치료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관절연골이 다 닳아 없어져 뼈와 뼈가 맞닿는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무릎에는 통증이 심해지면서 관절이 불안정해지고 안짱다리처럼 변형이 오게 돼 걸어다니는 일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이 단계까지 이른 관절염 환자의 치료에는 인공관절술이 가장 적당한 치료방법이다. 인공관절술은 통증의 원인인 연골을 대체해 주는 수술로 닳아 없어진 원래의 연골 대신 인체에 해가 없는 새로운 연골을 무릎 사이에 끼워주는 수술법이다. 특히 최근에 유럽이나 미국에서 각광받는 새로운 수술방법이 국내에 소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인공관절수술이 바로 그것. 이 수술법은 자동차 운행 중 길을 잃을 경우 인공위성을 이용해 위치를 추적하는 원리를 관절염수술에 응용한 것이다. 수술 중간에 컴퓨터에 연결된 투시카메라로 환자의 하지 정렬축 및 관절면을 정확하게 계측해 인공관절이 정상 상태의 다리 모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수술은 또 환자마다 각도가 다르게 굽은 다리를 단지 X레이에 의존해 펴온 종전 방법과는 달리 수술 중간에 하지 축의 정확도는 물론 각 방향에서 인공관절이 제대로 접목되는지 등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수술이 기존 수술보다 빠르고 정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환자의 관절조건과 해부학적인 자료가 모두 컴퓨터에 입력돼 모니터상에 인공관절의 정확한 삽입 각도와 정상적인 다리 축이 계측돼 표시되기 때문.더욱이 정상 무릎관절의 각도에 근접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공관절의 수명 또한 연장되며 기존 수술과 달리 수술기구가 골수강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 색전증 등의 부작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정확도는 높아진 반면, 수술시간은 기존 수술에 비해 차이가 없고 의사의 숙련도에 따른 수술결과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특히 필자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절개 부위를 가급적 작게 함으로써 수술 후 통증을 줄이고 회복을 빠르게 하는 최소 침습 절개수술을 적용하고 있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16~20㎝ 정도였던 절개부위가 최소 침습적 방법을 사용하면 10~12㎝로 줄어 수술 후 환자의 회복을 빠르게 하고 있다. 실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한 최소 절개 인공관절수술을 이용해 2004년 3월부터 11월까지 100여명에게 시술한 결과 절개부위는 평균 11㎝에 불과했고, 수술 후 정확성 면에서 허용 오차를(다리정렬축이 3도 이하) 벗어나는 경우도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수술 후의 통증과 흉터, 입원기간이 단축됨으로써 환자의 만족도도 최고조에 달했다.고용곤 부천연세사랑병원 원장(www.yonserang.com)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세브란스(신촌 영동) 정형외과 외래교수. 대한정형외과 슬관절학회 정회원. 대한정형외과 관절경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