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488호 (2005년 04월 11일)

무늬만 경제우등생… 속은 ‘골병’

기사입력 2006.09.04 오후 12:01

최근 들어 투자과열, 빈부격차, 부동산투기 심화 등 중국경제에 여러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지난 25년여 동안 이뤄진 경제 급성장 과정에서 잉태됐던 각종 경제적 모순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후진타오 주석이 과학발전관(科學發展觀)을 제시했고, 또 중국이 최근 전인대(全人大)에서 화해사회(和諧社會) 건설을 주창한 것도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중국이 당면한 경제문제는 무엇인가. 중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살펴본다.

◇성장구조의 문제 = 중국경제는 그동안 ‘투자에 의존한 성장’ 형태를 보여왔다. 중국의 GDP에서 차지하는 소비 대 투자 비율은 55대40. 이는 세계 평균치인 70대23과 크게 비교된다. 소비보다 투자가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방정부 지도자들은 무리한 투자, 난개발 등에 나선다. 정치적 업적을 경제성장으로 보여줘야 하고, 경제성장을 이루는 길은 투자에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철강, 시멘트, 비철 등 일부 산업에서의 투자과열도 같은 맥락이다. 투입에 의존한 성장은 또 기술개발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거시경제 조절시스템의 문제 = 중국의 경기조절은 주로 중앙정부 권력의 지방이양(放權)과 회수(收權)에 의존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위축되면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경기가 과열되면 지방정부에 줬던 권한을 흡수, 통제를 강화하게 된다.

이는 과열과 긴축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경기사이클을 낳고 있다. 지난해 이후 나타나고 있는 투자과열도 같은 연장선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또 중앙정부의 정책에 지방정부가 여러 수단으로 피해가는 ‘상유정책 하유대책’(上有政策 下有對策ㆍ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에는 대책이 있다)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FDI(해외직접투자)의 함정 = 중국은 경제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해외 직접투자 유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남미국가의 전략과 흡사하다. 지난해 끌어들인 외자유치액만 606억달러에 달한다. 중국 수출의 과반수를 외자기업이 담당하는 등 중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외자기업의 역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경제의 외국기업 의존도를 증가시켜 결국 국내기업, 특히 국유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 상장기업의 90%가 국영기업인 중국증시가 끝없이 추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자에 의존한 중국경제는 국내기업의 기술개발 의욕 저하, 브랜드 창출능력 약화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취약한 부존자원 및 에너지 문제 = 중국은 전형적 자원부족 국가다. 중국은 세계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세계 석유매장량은 전세계 매장량의 1.8%, 천연가스 0.75%, 철광석 9%, 동 5% 등에 불과하다. 또 1인당 수자원은 세계 평균의 4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이 자원확보를 위해 국제원자재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제원자재 가격이 파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전력난은 중국기업들의 경영활동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이 세계공장으로 부각되면서 각종 오염배출 산업이 중국으로 이전,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내수위축 = 중국은 지난 90년대 초 과잉투자 영향으로 거의 전산업에 걸쳐 만성적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다. 600개 주요 소비상품 중 80%가 공급과잉이다. 이로 인해 가전,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와 일반소비재 시장에서 가격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는 기업 채산성의 악화, 서비스산업 위축, 실업 흡수 한계 등의 문제점을 낳고 있다.

국내시장 과잉공급으로 중국기업들의 해외시장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중국이 위안(元)화 평가절상을 쉽게 단행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빈부격차 및 부정부패 = 중국의 빈부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 도ㆍ농격차는 1980년대 중반 1.8대1이었으나 지금은 3.2대1로 확대됐다. 소득불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0.45로 이미 경계선인 0.4를 넘어섰다.

빈부격차는 내수시장 확대를 막고 있다. 농촌지역으로 가면 소득수준이 크게 떨어져 시장형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빈부격차는 농촌지역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 등의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한편으로는 일부 특권층의 부정부패, 도시지역에서의 부동산투기 등으로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기업ㆍ노동자 이익배분 불균형 = 중국의 도시지역 공식 실업률은 4% 안팎이지만 실제로는 1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농촌지역에는 1억5,000만명의 잉여노동력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노동자 임금은 인상되지 않고 있다. 기업경영 활동의 이익을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공(民工ㆍ농촌출신 도시노동자)부족도 이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전반적인 도시지역 생활비는 증가하고 있지만 급여는 오르지 않으면서 농촌 인력이 도시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저임금은 또 전반적인 내수위축의 한 요인이기도 하다.

◇부동산시장 거품 = 지난 2000년 이후 중국 연안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는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풀린 재정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은 지난 95년 이후 매년 약 1,500억위안의 SOC건설 국채를 발행, 건설분야에 쏟아부었다. 중국에 다양한 투자수단이 부족한 상태에서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빠르게 유입, 거품을 키우고 있다.

중국 주요 연안도시의 부동산시장은 지금 심각한 거품에 시달리고 있다. 거품의 붕괴는 부동산시장에 자금을 많이 물린 금융권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상하이의 경우 지난해 신규대출의 75%가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기도 했다.

◇금융산업의 미(未)발달 = 금융은 중국경제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다. 중국의 주요 국유상업은행은 높은 부실채권(약 20~30% 추산)으로 시달리고 있고 주식시장은 투명성 부족으로 빈사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본시장의 미(未)개방이 또다시 금융시장 발전을 억누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이 부동자금을 흡수하는 데 한계를 보이면서 부동산시장 과열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한다. 또 국유상업은행 자금이 국유기업에 편중, 중소 사영기업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자금배분의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지하금융이 성행하고 있어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효과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일부 지방은행은 지방정부의 사금고로 전락하고 있다.

◇런민삐(人民幣)환율시스템의 비신축성 = 중국은 지금 과도한 외환보유, 무역흑자 등으로 서방으로부터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경제 및 산업에 미칠 충격 때문에 평가절상을 단행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 있다.

위안화 평가절성이 늦어지면서 서방의 통상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반(反)덤핑제소를 당한 국가로 WTO 가입 이후 137건에 달했다. 또 위안화 평가절상을 노린 투기자금(지난해 약 1,300억달러 추정)이 부동산시장에 유입, 부동산시장 과열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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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