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해서 기침이 나오고 목이 간질간질하다.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악화되고 목에 가래가 걸린 듯 답답하다. 숨쉴 때마다 쌕쌕거리는 소리가 난다. 입술이 새파래지고 숨이 막히는 것처럼 불안해진다. 누워서 자는 게 힘들어 엎드려 자게 된다. 이런 증상을 나타난다면 천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천식이란 기도에 만성적인 알레르기 염증이 생겨 기관지를 둘러싼 근육이 수축돼 기도가 좁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전세계적으로 어린이에서 노인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날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300만명 정도가 천식을 앓고 있으며, 해마다 4,000명 이상이 천식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천식환자들이 ‘천식은 그냥 놔두면 좋아지는 병’이라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치료해 봤자 낫지도 않는 병’이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발병원인은 유전 혹은 대기오염, 알레르기 원인물질 증가, 스트레스, 기온변화 등으로 본다.천식은 증상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때문에 조금만 방치해도 알레르기성 비염, 습진, 두드러기, 기관지 확장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종종 환자들은 천식의 기침을 감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흔하면서도 무서운 질병인 천식. 그러나 전문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천식환자들도 정상인과 다름없는 수준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한방에서는 천식의 발병원인을 스트레스, 대기오염 등으로 인해 폐에 열이 쌓여서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또 인체에 흡수되지 못한 음식물의 노폐물이 폐에 머무르거나 간ㆍ신장이 허한 경우에도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허약해진 오장육부의 기능을 높여주고 폐의 기능을 강화한다면 천식의 예방 및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필자는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과 조선후기의 사암도인이 남긴 사암오행침법을 기초로 한 신침(神針)요법과 선약(仙藥)요법으로 천식을 치료한다. 먼저 신침요법은 환자가 갖고 있는 외형적 조건, 체질적 측면을 종합해 상황에 맞는 침치료를 환자에게 시술한다. 다시 말해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문제점을 파악한 후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각 자리에 침을 놓아 병의 근원을 제거하는 것. 신기하게도 침을 맞은 즉시 천식증상의 호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처음 신침시술 시간은 15~20분 정도 소요된다.반면 선약요법은 천식증상이 나타나고 있을 때는 거담사폐(祛痰瀉肺), 즉 담을 제거하고 폐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치법이 주가 되는 처방이 사용되고, 천식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을 때는 폐간신의 정기를 돋우는 치법이 주가 되며, 환자 개개인마다 허약해진 장부의 기능을 개선시키는 처방이 추가적으로 구성된다. 주요 약재로는 천식에 좋은 한약재인 도인(복숭아씨의 알맹이)과 거담에 효능이 있는 백과(은행나무 종자), 반하, 개자(갓의 종자) 등을 쓴다. 또한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행인(살구 씨 속)도 주요 약재로 사용한다. 약재는 환자 개개인의 증상과 병력, 발병기간, 체질 등에 따라 약재 비율과 용량을 달리해 정한다. 이후 환자상태에 따라 하루 2~3회 정도 식후에 복용하면 빠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됐다고 무리해서는 안된다.따라서 꾸준한 생활관리를 통해 질환의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집안은 항상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되 카펫은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담배연기, 살충제, 먼지, 대기오염, 페인트 냄새 같은 자극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매일 3,000㎖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이재웅 의성한의원 부원장(www.hanjuseok.co.kr)신침선약학회 학술이사. 의성한의원 부원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