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바쁘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뛰어야 한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방법이 없다. 또 요즘 사람들은 마음에 응어리를 안고 산다. 화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은 당연하다. ‘마음의 화’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몸속의 병’도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하지만 치유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다고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의사들 역시 자신을 잘 다스리는 방법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고 조언한다. 결국 화를 다스리고 마음을 컨트롤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최선이다. 요즘 들어 멘탈 비즈니스가 화두로 등장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스트레스를 받는 사회에 살다 보니 성인들은 거의 예외 없이 관심을 갖는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런 생각을 직접 행동으로 옮긴다. 단전호흡이나 명상, 또는 요가를 가르쳐 주는 곳을 찾고 아로마테라피에 몸을 맡기기도 한다.자연 단전호흡이나 명상수련장이 인기다. 전국적으로 수백곳의 수련장을 두고 기업식으로 운영하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업계에서는 200여개사(기관)가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특히 일부는 아예 회사조직을 갖추고 체계적으로 경영하기도 한다. CI(Corporate Identity)개념을 도입해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곳도 등장했다.기업화된 곳뿐만 아니라 백화점 문화센터나 동사무소에서도 강좌를 속속 개설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도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차원에서 교육장을 만들어 단전호흡 등을 가르친다. 그야말로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셈이다.요가를 가르쳐 주는 요가원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들어 스트레칭이 중심을 이루는 미국식 요가가 상륙, 젊은이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연예인들까지 뛰어들어 업계 전반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요가원의 수도 크게 증가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어디를 가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늘었다.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까지 합치면 전국에 수천개는 족히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또 요가 인구 역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약 2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스트레칭을 많이 하는 미국식 요가가 퍼지면서 젊은층이 많이 몰려들고 있다는 점이다. 요가전문가인 이미혜씨(31)는 “예전에는 요가를 배우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면서 “특히 요가를 다이어트와 연결시키는 곳도 등장,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일명 향기요법으로 불리는 아로마테라피는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퍼져 있다. 다른 것에 비해 비용이 다소 많이 든다는 점은 있지만 상류층 주부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대일 서비스가 가능한데다 조용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를 받는 수요자가 늘면서 일부 강남지역 호텔들도 참여,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사찰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의 인기 역시 만만치 않다. 주로 여름철을 이용해 문을 여는데 참가자수가 해마다 크게 느는 추세다. 지난해에 이미 3,700명을 넘었고, 올해는 이보다 50% 가까이 늘어 5,000명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참여하는 사찰만도 전국에 걸쳐 43개에 이를 정도다.마음을 다스려주는 다양한 아이템이 선을 보이면서 이런 것들을 소개하는 책이나 비디오 등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서점의 단전호흡이나 명성 코너에 가면 관련 도서가 수십종이 넘고, 비디오도 봇물 이루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스테디셀러에 이름을 올린 책이 적지 않고, 연예인들이 출연한 요가비디오 등은 대박 신드롬까지 불러일으키며 빅히트를 기록했다는 것이 서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일각에서는 단전호흡이나 명상, 또는 요가 등의 효과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다. ‘다양한 형태의 운동이 등장하고 있지만 진짜 해볼 만하냐’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믿어도 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실험결과물이 이를 뒷받침한다.부산대 표내숙 교수팀은 단전호흡을 하면 심장박동수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연세대 이광호 교수 역시 “단전호흡이 60세 이상 노인들의 혈압과 콜레스테롤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이화여대 이혜경 교수팀은 실험결과 단전호흡 등을 할 경우 여성의 생리통이나 부종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하기도 했다.마음은 다스리기 나름이다. 이는 의지와도 관련이 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집에서 혼자 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단전호흡 등의 수련장이나 요가원 등이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복잡하고 불안한 시대를 맞아 크게 각광받는 멘탈 비즈니스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