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 부럽다고 느껴질 때는?’요즘 유행하는 리서치쇼 형식으로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정답 항목에 ‘뮤지컬 <그리스>를 봤을 때’를 하나 추가해야 할 듯하다.그리스(Grease)는 1950년대 미국의 새로운 자유를 표방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패션으로 ‘머리에 바르던 포마드기름’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목에서 느껴지듯 뮤지컬 <그리스>는 50년대를 배경으로 라이델고등학교 학생들의 사랑과 우정, 꿈을 그린다.지금은 백발노인이 됐을 50년대 고등학생의 모습은 신기하게도 지금 10대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공부보다 이성에 관심이 많고, 어설프게 어른 흉내를 낸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MP3파일 대신 LP음반으로 음악을 듣고 몸에 딱 맞게 줄인 교복 대신 부풀린 어깨의 가죽재킷을 입었다는 점이다. 이것이 72년에 초연된 <그리스>가 지금까지도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표면적으로 <그리스>의 주인공은 대니와 샌디다. 라이델고등학교의 ‘킹카’인 대니와 전학생이자 모범생인 샌디는 여름방학 때 바닷가에서 처음 만나 서로를 마음에 품는다. 하지만 학교에서 재회한 이들은 엇갈린 만남을 거듭한다. 대니의 허풍 때문에 좀처럼 가까워지기 힘들지만 결국 샌디의 파격적 변신으로 둘은 다시 맺어지게 된다. 대니 역을 맡은 탤런트 지현우는 개막 이전부터 일찌감치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대니 역을 거쳐간 배우들이 스타덤에 오른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현우라는 배우가 최근 가장 기대되는 남자배우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는 까닭이다. 사실 대니를 연기한 지현우의 모습은 기대에 못미친다.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노래실력이 전문 뮤지컬배우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하지만 다행히도 대니의 캐릭터는 완벽한 가창력을 요하는 배역은 아니다. 출중한 외모로 서 있는 그 자체로 ‘킹카’ 대니의 자태를 보여주는 데는 효과적인 캐스팅으로 보인다.<그리스>는 대니와 샌디의 이야기 이외에도 많은 독특한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다양한 이야기가 포함돼 있다. 대니가 소속된 ‘T버드’파의 리더 케니키, 여학생의 모임 ‘핑크레이디’파의 리조 같은 캐릭터는 문제아지만 속으로는 여린 마음을 품고 있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또 학생회장 유진이나 부학생회장 패티처럼 공부는 잘하지만 아이들의 따돌림을 받는 캐릭터 역시 어느 시대든 10대들 사이에서 반드시 발견되는 전형성을 띤다. 결국 <그리스>의 인물들은 10대의 모습인 동시에 우리 사회의 수많은 캐릭터를 대표한다. 그리고 이는 많은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배경이 된다.젊은 배우와 젊은 연출자가 만난 무대는 활기차고 살아 있다. 흥겨운 록에 화려한 춤, 애드리브처럼 톡톡 튀는 말투. 그 젊음은 어느새 객석에까지 전해져 나이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관객이 어깨를 들썩이며 흥겨워했다. 비록 그들 중 대다수는 ‘지PD’ 지현우에 열광하는 ‘누나부대’였던 탓도 있겠지만.(그의 열성 팬클럽 이름이 ‘누나본능’이다.)8월7일까지/충무아트홀 대극장/02-556-8556<청소년을 위한 ‘진짜 재미있는 국악’>‘국악이 지루하다는 편견을 버려’‘국악은 학습의 대상이 아니라 감상의 대상’이라는 취지로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이 마련한 자리. 거의 모든 국악단체에서 방학마다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를 마련하지만 지나치게 학습 목적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는 게 기획진의 설명이다. 따라서 서양 오케스트라처럼 지휘자가 있는 국악 관현악 연주를 통해 청소년에게 흥미진진한 국악을 들려주겠다는 기획의도를 갖고 있다. 뉴욕시립대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한 김성진의 지휘로 탱고, 마임 등 다른 예술과 국악을 접목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 황병기, 양방언 등 출연.8월13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114~7공연&전시▶<아바 트리뷰트 콘서트>트리뷰트 밴드는 숭배, 헌정을 목적으로 특정 뮤지션의 음악과 음악 외적 부분까지 완벽히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호주밴드 비욘 어게인(Bjorn Again)은 1988년부터 아바의 음악만을 연주하는 아바 트리뷰트 콘서트로 전세계 50개국에서 4,500번이 넘는 공연을 펼쳐왔다. ‘I have a Dream’, ‘Honey, Honey’, ‘Dancing Queen’ 등 40~50대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아바의 음악을 생생하게 만나는 무대.8월16~21일/코엑스 오디토리움▶2005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 <호두까기 인형>지난해 여름 14회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를 다시 한 번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 클래식 발레와 피겨스케이팅이 절묘하게 조화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발레단은 그동안 러시아, 폴란드와 같은 동구권은 물론 그리스, 벨기에, 영국 등 유럽 각지에서 6,000회 이상 공연을 진행해 왔다. 한국에는 1998년 처음 소개됐다.8월23~25일 호두까기인형ㆍ8월26~28일 잠자는 숲 속의 미녀/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548-4480▶<나오코 다케우치 하모니카 독주회>2005 한ㆍ일우정의 해 기념으로 일본 클래식 하모니카 연주자의 초청독주회가 마련된다. 나오코 다케우치는 하모니카로 유명한 독일 슈텐베르크시의 도로츠시겐지역에 있는 호너 음악대학에서 하모니카를 배웠고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95년에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된 세계 하모니카 페스티벌에서 2위를 수상하기도 한 실력파 뮤지션.7월31일/금호아트홀/02-836-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