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31부동산대책’으로 경기지역 아파트, 토지 등 부동산시장은 전반적으로 거래시장이 위축되면서 상당기간 보합세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지는 취득과 보유, 처분이 모두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매금지 기간이 최소 2~5년으로 대폭 늘어 환금성이 떨어지게 됐다. 또 2007년부터 외지인 소유 농지와 임야의 경우 양도세율을 60%로 적용할 방침이어서 매도 역시 쉽지 않다.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이렇다 할 개발재료가 없거나 실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수도권 외곽은 이번 대책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여 수도권에서도 지역간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기차익 실현은 어려워지며 장기투자 관점에서 여유자금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 특히 세금 관련 부분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투자에 나서는 전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그러나 기획부동산의 활동이 사실상 어렵게 돼 거래 투명성이 강화된다는 점은 실수요자나 장기투자자 입장에서 유리한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이전지, 기업도시, 혁신도시 주변 토지는 여전히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또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에 따라 부풀려진 호재지역이 조정되고 신규 호재지역이 생겨날 수 있어 관리지역의 세부내용에 따라 투자가치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0년까지 진행되는 토지적성평가로 인해 2000년 기준 국토의 26%에 이른 투자적격의 준농림지(현 관리지역)는 19%(계획관리지역) 정도로 줄어들어 희소성이 높아진다.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지가 하락 영향에서 다소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98년 9,000여명에서 2002년 20만명에 이르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도시화율도 95년 45.2%에서 2002년 47.2%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유가폭등과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수도권 인구유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수도권 인근에 아파트를 지을 만한 땅의 투자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밖에 고속도로 개통 효과가 예상되는 지역과 남북교류에 따라 경기도 서북부 일부지역과 일부 접경지역의 투자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지목별로 살펴보면 농지는 오는 10월부터 도시민의 농지소유제한폐지(농지법)가 이뤄지고, 내년 1월22일에는 농지조성비가 공시지가 기준으로 바뀐다. 따라서 앞으로 도시화가 예상되는 지역은 개발할 수 없는 농지라도 투자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임야는 최근 산지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변경돼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한다. 종전에는 토지사용승낙서로 건축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자기 소유 임야가 아니면 건축을 할 수 없다. 토지투자의 매력은 무엇보다 다른 부동산에 비해 수익률이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투자수익률을 예년보다 다소 낮춰 잡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장기보유를 목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이번 대책이 집중된 주택과 토지는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지만 그동안 주택과 경기부진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던 상가 등 수익형 상품은 별다른 추가 규제가 없어 유동자금이 몰리는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상가는 정기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지난 4월부터 상가 후분양제가 실시되면서 투자위험이 줄어든 점도 긍정적이다.아파트단지 내 상가나 지하철 역세권 주변 상가가 다른 상가에 비해서 투자수익이 안정적이고 경쟁력이 있는 편이다. 자금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중소형 빌딩투자를 통한 수익창출도 고려해볼 만하다. 유영상 상가114 소장은 “일단 800~1,000가구의 대규모 단지와 대형택지개발지구 단지 내 상가는 안정적인 임대수익률이 예상돼 높은 투자가치를 가진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주변에 대형상권이 생겨 소비층을 빼앗길 경우 슬럼화로 인해 향후 매매가 어려울 수가 있으니 지나친 분양가 경쟁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그렇다면 투자 유망지역은 어딜까. 건설교통부는 ‘8ㆍ31부동산대책’과 함께 기존 택지지구의 확대를 통해 수도권 내 거점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혀 정부가 제시한 김포신도시와 양주 옥정지구 외에 추가 개발 여지 등을 감안할 때 고양시 삼송지구와 화성시 향남지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포신도시의 경우 지난 2003년 480만평 규모로 개발을 추진해 오다 국방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군사시설보호구역이라는 제한에 걸려 162만평으로 대폭 축소됐다. 하지만 정부의 택지지구 1,000만평 추가 공급 계획에 따라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지 우방부동산컨설팅 이상규씨는 “현 택지지구 바로 옆에 있는 양촌면의 도로변 전답이 평당 200만원을 호가한다”며 “전매제한과 종부세 등으로 외지인들이 단기차익을 노리기는 힘들지만 신도시 보상과 산업단지 보상금이 주변 대토용지에 유입될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포신도시의 확대는 ‘수도방위’와 관련된 중요한 군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양주시 옥정지구는 인근에 섬유공장 등 중소기업이 산재해 물류수요가 많은데다 제1ㆍ2외곽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될 예정이어서 물류도시로의 성장잠재력이 커 자족기능 유치에도 유리하다. 현재 LG필립스 및 섬유첨단산업단지 등 호재로 농림지역의 논과 60만원대 미만의 관리지역 밭의 가격이 25% 이상 상승해 강산리의 300평짜리 논의 경우 지난 7월 평당 12만원대에서 8월 말 15만원대로 올랐다. 같은 시기 화지리 전원주택지도 평당 30만원에서 35만원대로 가격이 상승했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양주시 옥정지구 국제부동산 관계자는 “중대형 붐이 일어나면서 32평형은 1,800만원의 웃돈이 형성됐다”며 “원가연동제가 적용된 중대형이 들어서지만 주변 개발 효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한편 최근 토지투기지역으로 묶여 양도세가 실거래가로 부과되는 용인시 원삼면은 평당 28만~30만원선이던 관리지역 땅이 평당 37만원으로 올랐다. 건설업체나 중소기업(물류창고ㆍ공장용지) 등 실수요자들은 어쩔 수 없이 이곳 토지를 매입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땅 주인이 값을 높게 부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용인시 남사면 해일투자개발 신원철 대표는 “용인지역은 서울과 접근성이 좋아 물류창고나 택지개발이 가능해 선호하는 지역”이라며 “실거래가의 60% 세금 얘기가 나오자 토지소유자들이 땅값에 세금을 붙여 평당 20만원 정도 더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경기도 용인 수지 일대의 마지막 남은 아파트 부지 가운데 한 곳인 총 34만평 규모의 성복지구는 마구잡이 개발 우려로 지난 5년간 개발이 묶였던 곳이다. 하지만 도시개발법에 따라 공영택지와 유사한 방식으로 개발되는 민간주도형 택지지구다. 성복지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판교신도시 옆에 위치한데다 수원 이의신도시와도 가까워 이른바 ‘후광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이다. 또 ‘8ㆍ31부동산대책’으로 판교신도시 분양시기가 당초 오는 11월에서 내년 3월과 8월로 각각 연기된데다 판교의 실질분양가격이 예상보다 훨씬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신봉지구와 맞닿아 있는 성복지구는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분당신도시와 동일한 생활권을 갖출 것으로 보이며 인접한 수지지구의 기존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 99년 분양한 LG빌리지와 벽산첼시빌 등 4,500여가구가 입주해 있고 1,000가구 이상이 현재 공사 중이다. 오는 2008년까지 성복지구에는 총 1만2,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교통여건도 영덕~양재고속화도로가 2008년 개통되면 지구 서쪽의 성복IC를 통해 서울 진입도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양재동과 판교를 거쳐 분당 정자동과 수원까지 이어지는 신분당선 건설도 확정, 출퇴근 교통난 개선이 기대된다. 이 지역은 단기투자보다 신도시개발 효과와 교통망 개선 등을 감안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가치를 내다보고 청약전략을 짜는 게 좋다. 모든 단지가 분양면적 30평형대 이상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는 성복지구의 경우 판교신도시와는 달리 민간택지지구라는 점에서 주택채권을 매입하는 등의 분양가 외 추가 비용은 없다. 때문에 현 주변 시세를 감안할 때 채권입찰제에 따라 실분양가 부담 규모가 평당 1,800만원 이상 책정될 예정인 판교보다 저렴할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기반시설부담금 부과대상지로 지정돼 있는데다 기부채납 문제도 걸려 있어 분양가는 당초 예상보다 다소 높은 평당 1,4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성복지구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는 GS건설과 벽산건설, 경남기업 등이다. GS건설의 경우 4개 단지에서 33~60평형, 3,46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벽산건설은 33~48평형, 476가구를 계획하고 있다. 경남기업의 예정 가구수는 33평형과 56평형 249가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