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 1946년 경기도 김포 출생. 64년 경기고 졸업. 69년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 69년 포항제철(주) 입사. 82년 수출부장. 86년 경영정책부장(부소장). 88년 이사. 96년 부사장(포항제철소장). 98년 대표이사 사장. 2003년 3월 (주)포스코 대표이사 회장(현). 2003년 4월 한국철강협회 회장(현). △수상: 2003년 제18회 신산업경영대상. 2005년 한국능률협회 ‘2005 한국의 경영자상’. 2005 메세나 대상 옥관문화훈장1969년 대학졸업과 동시에 포스코 공채 1기로 입사해 공채 회장시대를 개막한 이구택 회장(59)의 첫인상은 ‘부드러움’이다. 언제, 어디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상대방을 대할 때는 늘 여유가 넘친다. 하지만 경영자로서 이회장은 자기 자신에게 매우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원 시절부터 일과가 끝날 때나 휴일에는 거의 비서를 대동하지 않으며 출근시간도 한결같다. 외향은 너그럽고 속내는 철저한 전형적인 외유내강 스타일인 셈이다.또한 이회장은 금속공학 전공자답게 ‘쇠박사’로 통하는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경영, 판매 등의 분야에 더 많이 근무를 해 회사 전반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그간 수출부장, 경영정책부장, 신사업본부장 등 다양한 자리로 부처를 옮길 때마다 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는 등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공대를 나왔지만 여러 업무영역에서 경험을 쌓아온 까닭에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경영자로서 높게 평가되는 부분이다.이 같은 경영자로서의 그의 남다른 특징은 올해 포스코가 탁월한 성과를 기록하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특히 포스코는 올해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했다. 포스코차이나와 포스코재팬에 이어 올해는 포스코인디아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현재 추진 중인 해외 일관제철소 건설을 비롯, 글로벌 조강 5,000만t 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원료의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조달과 출자자산의 가치제고 및 신사업 육성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무엇보다 포스코의 인도 프로젝트는 세계 철강 역사상 최초로 해외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해외에 투자하는 최대 프로젝트다. 미탈스틸이나 아르셀로 등 규모 면에서 세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철강사들이 국경을 초월한 M&A로 덩치를 키운 사례는 있지만 독자적으로 해외로 나가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이 프로젝트는 인도 동북부 오리사주 파라디프지역 약 500만평에, 1단계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연산 300만t 규모의 중간소재인 슬래브를 생산하는 제철소를 건설하고 600만t 확장을 거쳐 최종 생산규모를 1,20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리사주 정부는 포스코 인도 제철소의 경쟁력 있는 운영을 위해 30년간 철광석을 사용할 수 있는 총 6억t의 충분한 광권을 제공하며 철도, 도로, 용수, 전력 등의 인프라 계획을 프로젝트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추진키로 했다.포스코는 또 94년 뉴욕증시, 95년 런던증시에 이어 지난 11월에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2대 증권시장인 도쿄증시에 상장함으로써 향후 지속적인 성장의 바탕이 될 안정적인 자본조달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더욱이 세계 3대 자동차강판 공급사로 도약하는 등 전략제품을 집중 육성하고, 포스코 특유의 친환경 저원가 혁신제선기술인 파이넥스(FINEX)공법, 또 생산공정을 대폭 단축하는 스트립캐스팅(Strip Casting) 기술의 상용화 등을 통해 기술의 글로벌 리더십도 확고히 해 나갈 계획이다.포스코는 경제뿐만 아니라 환경 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새로운 철강 제조공법인 파이넥스 데모플랜트의 성공적인 조업으로 2005년 국제철강협회(IISI) 서울총회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파이넥스 공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사전에 가공하지 않고 직접 사용해 쇳물을 제조하는 제철기술이다.이 같은 이회장의 활약과 함께 포스코의 2005년 3분기까지 누계 매출액은 16조4,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3조6,31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순이익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비율이 2005년 3분기 기준 81.7%로 지난해 75.4%보다 재무구조가 건실해졌다. 이는 세계적인 철강 시황 호조에 따른 판매량 증가와 제품가격 강세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제품의 고급화는 물론 6시그마에 의한 지속적인 개선활동 효과, 그리고 강한 윤리경영의 의지도 경영 호조에 크게 기여했다는 게 회사측의 분석이다.이회장은 역대 포스코 회장 중에서 기업윤리를 가장 강력히 실천하고 있는 CEO 중 한 명이다. 이회장은 매월 개최하는 운영회의 석상에서 “비윤리적 행위와 회사의 이익이 상충될 때 윤리적 행동이 회사의 이익을 보장한다”며 “혹여 막연히 비윤리적 행위가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유혹을 느낄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과 원칙을 생각하면서 업무에 임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포스코가 사회봉사활동을 기업문화로 확산시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봉사활동에 있어서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전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활동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포스코봉사단을 창단, 포항ㆍ광양ㆍ서울간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전사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포스코청암재단을 설립해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에도 적극적이어서 연간 중소기업 거래규모가 7조2,7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1조2,300억원 확대됐다. 중소기업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파트너임을 명심해 실질적인 혜택이 중소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회장의 생각이다. 지난해 도입한 선진 구매 방식인 ‘베니피트 셰어링’(Benefit Sharing), 즉 공급사와 공동으로 원가절감이나 생산성 향상 등을 추진하고 그 성과를 공급사와 일정 기간 공유할 수 있는 구매패턴을 확대할 계획이다.포스코는 또 ‘1문화재 1지킴이 운동’의 일환으로 비무장지대 증기기관차 보존에 나섬으로써 범국민 문화재의 보존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이회장은 2005년 메세나 대상을 수상했다. 기업의 문화예술활동 지원으로 오랫동안 문화예술계 전후방에서 다양한 메세나 활동을 펼쳐온 포스코는 특히 기업과 대학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대학생 및 인근 주민들에게 고급 클래식 공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문화 수준을 고양시키고 포항국제불빛축제로 시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는 등 지역사회 공헌에 이바지한 공로가 높이 인정돼 대상을 수상했다.환경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기도 한 이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미래 경쟁력을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매년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개념을 적용한 ‘지속가능방침’을 발표, 경제적 수익뿐 아니라 환경적 건전성, 사회적 책임까지 완수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포스코는 미국 다우존스와 스위스 SAM(Sustainable Asset Management)이 전세계 2,5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철강부문 선도기업으로 선정돼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DJSI) 기업에 선정됐다. 세계적인 철강 분석 전문기관인 WSD에서는 포스코를 3년 연속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로 선정했다. 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철강부문 최고 기업으로 포스코를 꼽고 있으며 <포춘>지는 올해 포스코를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로 선정했다.이뿐만 아니라 이회장의 경영이 대외적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선 이회장은 지난 3월 한국 CEO로서는 최초로 중국 칭화대에서 초청강연을 해 호평을 받았다. 그동안 정치인ㆍ국가원수급ㆍ대사들의 초청강연은 있었으나 한국 CEO가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올해 이회장은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국제철강협회(IISI) 연례총회에서 국제철강협회 부회장에 선임됐다. IISI 회장단 피선은 이회장이 그동안 IISI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뛰어난 리더십과 세계 철강산업에 대한 비전 제시 등 철강인으로서 보여준 능력을 세계 철강업계가 높이 평가하고 또한 포스코와 한국의 철강산업의 국제적 위상이 강화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