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9개 서비스 네트워크 자랑 … 2006년 판매목표 6600대

“렉서스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준 거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BMW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지난 1월1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고성능 스포츠세단인 ‘M5’ 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낸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사장은 “BMW가 2005년 연간 판매대수에서 렉서스에 밀려 2위로 떨어진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상외의 답변을 내놓았다.오랫동안 지켜 온 국내 수입차시장의 ‘지존’ 자리를 내준 게 아쉽지 않다고? 오히려 1위 자리를 내준 게 BMW에 도움이 된다고? 언뜻 이해되지 않은 답변에 김사장은 이렇게 부연 설명했다.우선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언젠가 찾아올 수밖에 없는 당연한 수순”이란다. BMW와 같은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는 판매대수보다 수익성과 기술력 등으로 평가받는 만큼 오히려 지금까지 판매 1위를 차지했던 게 기형적이었다는 것.실제 일본 등 해외에서도 폭스바겐 등 중저가 브랜드가 수입차 판매대수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사장은 앞으로도 판매대수에 연연하지 않고, BMW의 브랜드 가치와 고객만족을 높이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렉서스가 1위에 오른 게 BMW에 도움이 된다고 한 것은 BMW가 수입차 고객들의 최종 기착지란 이유에서다. 국산차를 타던 많은 사람들이 단번에 BMW로 갈아타기는 부담스러우므로 렉서스가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김사장은 “렉서스 고객의 3분의 2가 다음에 구입할 브랜드로 BMW를 꼽은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며 “렉서스가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중장기적으로 BMW 판매량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김사장의 생각은 BMW그룹코리아의 2006년 경영전략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리한 덩치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겠다는 것이다. 올해 BMW그룹코리아의 판매목표는 6,600대. 지난해 판매대수 6,552대(BMW 5,786대, 미니 761대, 롤스로이스 5대)와 비슷한 수치다. 비록 렉서스에 1위를 내줬지만 BMW그룹코리아의 지난해 성적은 당초 목표치인 6,000대를 훌쩍 뛰어넘은 뛰어난 실적이었다.올해 선보일 6개 신차들도 ‘브랜드 가치 향상’이란 올해 경영전략에 걸맞게 대중적인 모델보다 고성능 모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 1월10일 선보인 BMW M5가 대표적인 예다. M5는 상용차 최초로 경주용차에 쓰이는 507마력 V10엔진을 장착한 고성능 차량이다.최대 회전수 8250rpm을 자랑하는 V10엔진 덕분에 M5는 V8엔진이 장착된 기존 모델에 비해 성능이 25% 가량 향상됐다. 최대 토크는 520Nm. 4.7초 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른다. 특히 배기량 5,000㏄인 M5는 최대 출력 507마력을 기록, 세단의 한계로 여겨지던 ‘1,000㏄당 100마력’을 뛰어넘은 자동차다. 가격은 1억6,890만원. M5의 명성에 매료된 자동차 마니아들로부터 출시하기도 전에 20대를 선주문받았다고. 같은 날 선보인 BMW 650i 컨버터블과 BMW 550i도 BMW의 기술력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차량들이다.650i는 645Ci 컨버터블의 계보를 잇는 모델로 신형 V8 4800cc 엔진을 장착했다. 최대 출력은 기존 모델에 비해 34마력 늘어난 367마력. 최대 토크는 490Nm에 달한다. 5.8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한다. 속도, 경고 등 주행에 필요한 정보가 앞창에 나타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방향 전환시 훨씬 적은 힘으로 민첩하게 주행할 수 있는 최첨단 액티브 스티어링이 장착됐다. 판매가격은 1억7,120만원.BMW 550i는 기존 545i를 대체하는 모델로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 토크 490Nm을 자랑한다. V8 4,800㏄ 엔진을 장착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5.6초. 1ℓ에 9.3㎞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연비도 좋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액티브 스티어링 등 옵션도 다양한다. 판매가격은 1억2,600만원.BMW는 또 상반기 중 Z4 3.0si 로드스터도 선보인다. 기존 Z4 3.0si 로드스터의 부분 변경 모델로, BMW의 혁신적인 마그네슘 크랭크 케이스를 사용한 직렬 6기통 엔진을 얹었다. 최고 출력은 265마력, 최대 토크는 315Nm. 6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한다.미니 브랜드로는 ‘미니 쿠퍼 컨버터블’과 ‘미니 쿠퍼 S 컨버터블’이 새로 얼굴을 내민다. 미니 쿠퍼 컨버터블은 기존 미니 쿠퍼와 같은 1,600㏄ 직렬 4기통 DOHC 엔진과 무단변속기(CVT)를 얹었다. 115마력의 힘에 최고 속도는 시속 182㎞.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1.2초. 소프트 톱은 전자동으로 열린다.1,600㏄ 슈퍼차저 엔진을 얹은 미니 쿠퍼 S 컨버터블은 훨씬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최대 출력 170마력에 최고 속도는 시속 215㎞에 달한다. 7.9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한다. 주행성능을 보강하기 위해 스포츠 서스펜션에 16인치 경합금 휠과 런플랫 타이어를 장착했다.신차가 고성능 모델 위주로 선보이는 만큼 올해도 주력 판매모델은 기존 BMW 3ㆍ5ㆍ7시리즈와 BMW X3ㆍX5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될 전망이다. 3ㆍ5ㆍ7시리즈는 지난해 선보인 새 모델들이 모두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올해도 상당한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SUV의 경우 지난해 말 선보인 X3 디젤 모델(3.0d 다이내믹)이 올해부터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BMW그룹코리아는 이 같은 기존 프리미엄 차량과 올해 선보일 고성능 신차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올해부터 세그먼트별 소규모 마케팅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브랜드별 특성을 감안해 마케팅도 차별화한다는 얘기다. 젊은 고객이 대다수인 미니의 경우 재미있는 이벤트로 승부하는 ‘펀(fun) 마케팅’을 강화하고, BMW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 마케팅과 CRM(고객관계관리) 마케팅을 통해 고객군을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수입차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전국 29개 서비스 네트워크를 활용한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도 지속할 계획이다. 365일 연중무휴 정비 서비스와 5년-10만㎞ 소모품 교환 서비스는 기본. 회사측은 현재 서울 압구정, 동대문, 잠원, 성산, 방배 등 5곳에 운영하고 있는 365일 연중무휴 서비스센터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10년이 수입차시장의 기반을 닦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 기간이라면 앞으로 10년은 내실 있는 성장과 고객중심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는 기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설립 11주년인 올해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INTERVIEW이기준 BMW 저먼모터스 사장‘AS환경 잘 따져보고 사세요’“BMW가 가진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와 소유물로서의 가치를 최대한 부각시킵니다. BMW를 구매하는 고객의 자부심을 최대한 높이는 게 마케팅 포인트죠.”이기준 BMW 저먼모터스 사장은 ‘BMW의 가치’를 특별히 강조했다. 최근 울산, 포항으로 전시장 및 애프터서비스(AS)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넘버원 딜러’를 향해 달리고 있는 이사장은 “최고 가치를 지닌 자동차를 최고의 고객에게 전달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남다르다”면서 “BMW의 성능보다 고귀한 가치를 전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이사장이 이끄는 저먼모터스는 지난해 분당신도시에서 BMW 매출을 크게 올려놓아 주목을 받았다. 분당 유일의 공식딜러로 시장확대에 큰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지방시장까지 공략, 1위 판매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세계 유수 자동차 브랜드들이 대거 상륙하면서, 고객들의 선택 여건도 매우 좋아졌어요. 하지만 수입차를 살 때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은 AS 환경입니다. 특히 비공식 딜러에게 차량을 구입하는 경우라면 서비스에 불편을 느낄 수 있습니다. AS를 어디서, 어떻게, 어떤 수준에서 받을 수 있는지 꼭 확인한 후 차를 사야 합니다.”BMW는 AS에서도 ‘최고의 가치’를 지녔다는 게 이사장의 자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