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금융회사 한국지사장인 김성식씨(48)에게 오늘은 매우 바쁜 하루로 기억될 것 같다. 언제나 그렇듯 그는 오늘 여러가지 일을 처리해야 한다. 일정표를 확인해보니 오전 9시 송도신도시 15블록 151층짜리 트윈타워에서 미국 본사와 화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매주 열리는 이 회의에서는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금융시장과 투자전망을 놓고 지사장들의 난상토론과 국내 주식·금융시장에 대한 주례보고가 있을 예정이다. 이후 그는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중국 상하이로 가 펑위안(馮遠) 중국지사장과 중국 서북지역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의논한다. 오후 2시 송도로 돌아오면 7블록 아시아트레이드타워 63층에서 K은행 박순석 상무와 면담이 기다리고 있다. 박상무와의 면담결과를 미국 본사에 보고한 후 오후 5시 아이들이 수업을 마칠 시간에 맞춰 학교로 곧장 달려가야 한다. 이 학교는 미국 하버드 어드바이저리그룹이 운영하는 밀튼아카데미로 그의 두 딸은 현재 7학년과 9학년에 재학 중이다. 딸들은 이 학교에서 성적이 상위권에 속해 내년에는 미국 보스턴 근교에 위치한 본교에 진학할 계획이다. 때문에 오늘 두 딸을 지도하고 있는 담임교사를 만나 유학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생각이다.집으로 오는 길에 김씨는 뉴욕장로병원(NYP)에 들러 심혈관 계통에 대해 간단한 점검을 받는다. 김씨의 주치의인 비트 라프슨 박사는 코넬 의대 교수로 심혈관계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다. 요 몇 달 동안 무리하게 일한 탓에 건강에 많은 신경이 쓰이지만 병원시설 등 의료서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별다른 걱정은 없다.하루일과가 끝나는 시간은 오후 9시. 저녁뉴스와 CNN, BBC 등을 시청한 후 140층 동편에 위치한 서재에서 송도신도시의 멋진 스카이라인을 보며 간단하게 와인 한 잔을 한 후 잠을 청할 생각이다.’물론 앞의 내용은 가상으로 지어본 것이다. 하지만 2015년이 되면 이 같은 모습은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현실로 나타날 전망이다.부동산업계에서는 송도신도시의 매력이 올 상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의 최대어인 판교신도시를 웃돌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는다. 여기에는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점과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경제자유구역의 법률적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송도신도시에는 소득세와 법인세 외에도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종합토지세 등이 감면되고 자본재 수입관세는 면제받으며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정부는 관세철폐 등 각종 세제혜택을 통해 외국기업들의 진출을 원활하게 할 방침이며, 이를 도태로 송도신도시를 동북아교류 거점지역으로 발돋움시킬 생각이다. 현재 송도신도시는 미국 게일사와 한국 포스코건설이 공동으로 설립한 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NSC)가 상당부분의 개발을 주도하면서 블록별로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현재 송도신도시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생태관과 외국인학교, 종합병원과 쇼핑몰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셔마이예프 솔로겁&풀(Chermayeff, Sollogub & Poole)이 설계하고 IDEA(International Design for the Environment Associates)가 개발·운영하는 송도생태관은 1만587평에 지상 6층, 지하 2층으로 건립된다. 셔마이예프 솔로겁&풀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수족관 설계전문회사로 볼티모어 국립수족관, 오사카 수족관 리스본 오션나리움수족관 등을 설계했다.미국 컬럼비아 의대와 코넬 의대의 공식제휴병원으로 미국 시사주간지 가 지난해 7월 발표한 ‘2005 미국 최우수 병원’에서 7위를 차지한 뉴욕장로병원(NYP)도 송도신도시에 들어선다. 2만4,000평의 대지에 심장, 암 등 6~7개의 특화된 센터 중심의 600병상 규모로 오는 2009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의료진 중 10%를 미국 뉴욕장로병원과 코넬 의대 교수로 구성할 예정이다.인터내셔널 스쿨 서비스(ISS)가 운영하는 외국인학교도 설립된다.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인터내셔널 스쿨 서비스는 100여개 국제학교를 설립·운영 중인 비영리학교법인으로 하버드 어드바이저리그룹이 자문을 맡고 밀튼아카데미의 교육프로그램이 도입된다. 밀튼아카데미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명문 사립학교다.이밖에 미국 상가시설 부동산투자신탁회사이자 쇼핑몰개발 전문업체인 타우브만사가 4,500억원을 들여 3만5,000평 규모로 짓는 복합쇼핑몰도 오는 2009년 첫선을 보인다. 높이 65층의 아시아트레이드타워 건립도 확정됐다. 이 건물은 사무실과 특급호텔, 쇼핑시설 등으로 활용된다.또 미국 부동산개발업체인 포트먼그룹도 송도 6·8공구 192만평에 높이 151층 규모의 쌍둥이빌딩을 건립하기 위해 인천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이며 잭 니클로스가 코스를 디자인한 골프장도 건립된다.이뿐만 아니다. 국내업체로는 포스코건설이 본사사옥을 이전해오며 연세대는 이곳에 1학년생 전용 기숙사와 BT(생명기술)·NT(나노기술) 연구과학단지, 국제학부, 북한·동북아 정치·경제·사회 연구단지 등으로 구성된 제3캠퍼스를 건립키로 했다.이에 따라 인근지역 부동산시장도 크게 들썩이고 있다. 투자 열기의 바로미터인 청약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인 것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포스코 더샵 퍼스트월드 오피스텔 청약결과 평균 경쟁률이 69대1을 기록했다. 연세대 캠퍼스 신설과 국제학교 착공 등 각종 개발호재가 이어지면서 올해는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6블록 풍림아이원 65평형의 경우 4억6,500만원에 분양됐지만 입주(2005년 3월)와 동시에 6억4,500만원으로 껑충 뛰었으며 2월 말 현재 매매값은 8억7,500만원으로 분양 이후 무려 4억1,000만원(88.2%)이나 값이 올랐다. 바로 옆 아이파크와 금호어울림 1, 4블록 풍림아이원도 분양 이후 50% 이상 매매값이 상승했다. 특히 올 들어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거의 모든 평형마다 평균 2,000만원 이상 올랐다. 아이파크 63평형은 올 들어 두 달 만에 7,000만원이나 값이 뛰는 등 상한가를 이어가고 있다.인천 연수동 예원공인 관계자는 “서울 강남을 능가하는 초특급주거지가 개발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고급주거지라는 점 때문에 50평형대 이상 중대형 평형의 가격상승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상복합으로 지어진 더샵 퍼스트월드와 아파트 웰카운티, 한진로즈힐은 현재 분양권 거래가 되지 않아 가격을 알 수가 없지만 본격적인 입주에 들어가는 올 하반기 이후부터는 매매가가 기존 아파트를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하지만 상가, 오피스텔 투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이들 상품은 상권이 어느 정도 형성된 후부터 운영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개발 초기인 현재로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인천국제공항 배후지인 영종도에 중소형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있어 송도신도시에서는 고급수요층을 대상으로 한 고가·대형 부동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이에 따라 오는 7월에 분양하는 코오롱하늘채(315가구)와 연내 분양만 확정지은 포스코 더샵 퍼스트월드 2차(1,500가구)도 대형평형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만하다. 중대형 평형에 비해 대형평형은 당첨확률이 높다. 청약 1순위자격이 주어지는 인천지역의 경우 대형평형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많지 않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5월에 실시된 더샵 퍼스트월드 1차 청약결과 35평형이 63.2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주로 중소형 평형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