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국 100대 기업’은 제조업계를 감싸고 있는 먹구름의 실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02~2003년 100대 기업 가운데 59개사로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던 제조업종은 2004년 57개사로 줄더니 급기야 49개사로 내려앉았다.이는 최근의 변화상과도 맥을 같이하는 결과다. 한국은행이 1,525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2006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은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9%로, 전체 평균보다 낮은 것은 물론 지난해 동기보다 2.0%포인트 하락했다. 게다가 적자 제조업체의 비중이 26.8%로 지난해 23.7%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선정기준이 2005년 결산치인 점, 올 들어 환율하락과 유가상승으로 경영환경이 더 나빠진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제조업의 고전은 계속될 전망이다.실제로 지난해 100위권에 속했다가 순위 밖으로 밀려난 업종 가운데는 제조업이 수두룩하다. 쌍용양회, 효성, 동부제강 등은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400위권 밖으로 이동했다.이와 달리 톱5는 별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SK주식회사 등 5개사는 지난해에 이어 ‘대표기업’ 자리를 지켰다. 현대차와 포스코만이 서로 자리를 바꿨을 뿐이다.건설업종에서는 현대건설의 약진이 눈에 띈다. 2003년 건설업종 5위에 오르면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 데 이어 2004년 3위, 2005년 2위로 차근차근 ‘원위치’ 복귀를 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5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해 화제가 됐다. 시가총액의 경우 2001년 3월 3,525억원에 불과했으나 2005년 12월29일 현재 4조9,363억원으로 14배 정도 늘어났다.반면 대림산업은 지난해 업종별 1위에 올랐다가 4위로 떨어졌다. 이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1% 가량 떨어졌기 때문인데, 유화사업부문(여천 NCC 등)의 경기하락에 따른 지분법 평가이익의 감소에 따른 것이다. 대신 2003년부터 1위를 다퉈온 대우건설이 올해 건설업계 수위에 올랐다.금융·보험업은 연이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2년 무려 21개사가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려 막강 파워를 과시하다 2003년에는 15개로 크게 줄어들더니 2004년 다시 17개사, 2005년 19개사로 뚜렷한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가 업종별 5위(전체 23위)에 올라 저력을 과시했다.무엇보다 내년 100대 기업 금융·보험업계 순위가 올해와는 또 다른 변동을 보일 전망이어서 벌써부터 관심을 끈다. 조흥은행을 흡수한 신한금융지주의 실적이 반영되고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국민은행의 변화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한편 유통강자들의 전장인 도소매업종에서는 신세계가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단숨에 업종 1위에 올라 주목을 받은 SK네트웍스는 2위로 밀려났다. 또 지주회사들이 포함된 사업서비스업종은 지난해 2개사에서 올해 4개사로 늘어났다. 특히 GS홀딩스(81위)가 신규 진입에 성공했다.한편 대교가 97위에 진입하면서 100대 기업 분류에 교육서비스업종이 추가됐다. sjpark@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