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린보령제약 사장약력:1947년 서울 출생. 70년 성균관대 약학과 졸업. 82년 성균관대 약학 석사. 85년 성균관대 제약학 박사. 91년 보령제약 이사. 97년 보령제약 종합연구소장. 2000년 보령제약 생산본부장 겸 중앙연구소장. 2004년 보령제약 대표이사 사장(현)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의약품 분야가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요구사항을 등에 업은 미국의 주장은 크게 의약품 특허권 강화와 약가 관련 제도의 개정 등이다.미국이 요구하는 특허권 강화가 이뤄질 경우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신약의 제네릭 제품(카피 제품)을 만들기 위해 국내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신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해진다. 이는 관련 자료를 다시 준비해야 하는 등 의약품 허가에 엄격한 규정이 추가됨을 의미한다.약가제도 개정과 관련해서는 오리지널 신약에 대한 가격을 더 높여 달라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다. 현재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제품 약가산정은 선진 7개국의 평균가격과 유사 효능 제품의 가격을 비교해 낮은 쪽을 채택하도록 돼 있어 실제 선진국 가격의 약 50%대로 낮게 책정돼 있다.이 같은 미국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제네릭 의약품 개발을 주로 해 온 국내 제약기업들의 입지는 크게 위축될 수 있으며 경쟁력이 부족한 중소 제약업체들은 도산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하지만 이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정책으로 국민의 의약품에 대한 비용부담이 증가해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가격부담으로 인해 신약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권도 제한받을 수 있다.국내 제약사들은 이를 감안해 한·미 FTA 의약품 협상을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자사만의 장점을 강화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 집중하는 구조개선에 앞장서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적 특수성에 초점을 맞춘 분야에서의 신약개발을 통해 글로벌 회사로 도약해야 한다.지난 6월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30대 이상 성인의 건강상태를 보면 비만 34%, 고혈압 27.9%, 고콜레스테롤혈증 8.2%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의 경우 절반 이상이 고혈압인 것으로 조사됐다.이는 우리나라도 서구처럼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고혈압이 주요한 질환으로 대두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고혈압 환자의 증가는 고혈압 예방과 치료제 사용의 급증으로 이어져 세계적으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단일제품으로 가장 많이 처방된 약도 바로 ‘노바스크’라는 고혈압 치료제다.보령제약은 이러한 한국적 특수성에 착안해 지난 98년 차세대 고혈압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이후 최근 들어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피마살탄’이라는 물질명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으며, 세계 12개국에서 물질특허를 획득했다. 지난해 영국에서의 임상 1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재 임상 2상 시험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며,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스위스에서 발암성 시험도 병행하고 있다. 이르면 2008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피마살탄이 ‘국내 제1호 고혈압 치료제’로 선보일 경우 국내 제약사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서도 일대 혁신의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국내 제약산업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보령제약은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다. 맥킨지가 밝힌 기업의 평균수명 15년에 비하면 우리나라 제약사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장수를 자랑한다.이러한 장수의 원인은 국내 제약사들이 그동안 산업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오며 안정적인 사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 장수의 밑거름이 된 변화 대처능력이 FTA와 글로벌 경영 시대를 맞이해서 ‘한국적 신약개발의 길’을 개척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