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매출 8조 4,000억원 목표...중국.몽골.베트남.러시아 진출 추진

SK텔레콤은 이동전화 가입자 1,520만명을 보유한 세계 10대 통신사업자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명실상부한 선도 기업이다. 지난 84년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한 후, 이동전화와 무선호출, 인터넷, PC통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무선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18년만에 국내 최고의 종합 정보통신회사로 우뚝섰다.무엇보다 탄탄한 기술력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지난 2000년 10월 cdma2000 1x 서비스를 상용화한데 이어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IMT-2000 비동기식 사업권도 획득했다. 그 결과 차세대 이동통신분야에도 확고한 입지도 다져놓았다.지난해엔 매출 6조 2,271억원, 당기순이익 1조 1,403억원, 경상이익 1조 7,614억원을 올렸다. 2000년 경영실적에 비해 매출은 8.1%, 당기순이익은 20%, 경상이익은 29.4%가 각각 증가한 수치다.SK텔레콤 관계자는 “역마케팅을 구사한 결과 가입자수 정체에도 무선인터넷과 음성통화 수요증가가 호재로 작용했다”며 “가입자당 매출액도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최근 이동통신 시장에서 급격하게 떠오른 무선인터넷 부문에서도 매출이 전년에 비해 99% 증가했다.LG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원은 “최근의 정부의 보조금지급 규제조치는 SK텔레콤의 브랜드파워 때문에 가입자 유치에 오히려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1분기 실적도 상당히 양호해 예상 영업실적을 상향조정했다”고 전했다.올 1분기엔 마케팅 비용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4.3%나 감소해 수익성이 더 좋아졌다고 정연구원은 덧붙였다. 가입자 규모와 시장점유율 상승을 감안할 때 비용대비 수익창출력이 시장지배력과 함께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최근엔 급격한 통신환경 변화에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장기비전인 ‘MOVE 21’을 수립했다. 기존의 이동전화사업, 별정통신사업 자회사인 SK텔링크를 비롯해 이동전화 단말기 개발업체인 SK텔레텍도 갖게 됐다.고속인터넷사업, 회선임대사업, 시내전화사업 등 사업다각화로 세계 초일류 종합정보통신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런 계획에 따라 몽골을 비롯해 베트남, 러시아의 다케스탄 등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올해 8조 4,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사업부문별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놓았다. 먼저 마케팅 부문에선 요금이 8.3% 인하된 상태에서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이별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특히 무선 인터넷 서비스 ‘네이트(NATE)’를 활용해, 안정된 수익기반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인터넷 부문에선 컬러 영상콘텐츠 개발과 모바일 쿠폰 등으로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해 유무선연계포털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모네타카드, 네모서비스 등 지불결제(Payment) 사업도 활성화해 종합금융 유통사업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네트워크사업 부문은 SK신세기통신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가입자 충성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평균 해지율도 2000년 2.4%에서 2001년 1.12%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한 TTL팅, 유토(UTO) 등 세그먼트 마케팅(연령ㆍ직업ㆍ계층별로 마케팅을 달리하는 기법)을 펼친 것도 해지율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기 위한 복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먼저 양적 경쟁보다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질 경영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떠오른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수익성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와 맞춰 마케팅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CDMA를 세계적 통신코드로 확산하는 데도 계속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올 7월 서비스 개시를 앞둔 베트남을 비롯해 중국, 캄보디아 등 CDMA 아시아 벨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인재 육성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핵심인력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중장기연수계획을 실행하고, 차기 경영자 육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강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직무역량 향상을 위한 구성원 대상 교육서비스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뒷받침할 경영 인프라 확충을 위해 성과평가 체계를 정착시키는 한편 합병법인 내부의 문화와 가치를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가시화할 계획이다.CEO 탐구/ 표문수 대표이사 사장기획력 뛰어난 ‘차세대 리더’SK텔레콤을 진두지휘하는 표문수 사장(50)을 설명하면서 그의 기획력을 빼놓을 수는 없다. 미국 보스턴대학 조교수직을 그만두고 선경그룹(현 SK그룹)에 입사한 뒤 기획부서에만 10년이 넘는 경력을 쌓았다.SK텔레콤의 히트 브랜드 ‘TTL’도 바로 그의 이런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기획된 작품이다. 당시 기획실장이었던 그는 ‘011은 아저씨 휴대폰’이라는 이미지를 벗어야 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다.획기적인 광고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선보인 ‘TTL’은 011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바꿔 놓았을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을 부동의 1위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TTL 브랜드 개발 덕에 그는 지난해 대학생들이 뽑은 ‘IT 분야 기업에서 가장 호감이 가는 경영자’로 뽑히기도 했다. 이어 신세기이동통신을 인수합병하고, IMT2000 사업권을 따내면서 마케팅뿐만 아니라 경영능력까지 인정받았다.현재 그는 ‘세그먼트 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10대를 위한 ‘TTL팅’, 20, 30대 직장인을 위한 ‘유토(UTO)’ 등 세대별 요금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표사장은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외조카이면서도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전문경영인이다.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 농과대학을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 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94년 선경그룹이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할 때 대한텔레콤 이사로 실무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SK텔레콤 기획이사와 경영기획실장, 전무이사, 무선사업부문장을 거치는 과정에서 실무능력을 검증받았다.99년 한 해 동안 맡았던 무선사업부문장 역할은 마케팅과 이동전화 네트워크 현장기술까지 아우르는 것이었다.표사장은 미래의 SK텔레콤을 이끌어갈 ‘최고 경영자’를 키우는데도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엔 임원들의 경영능력 강화를 목표로 사내에 ‘CEO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처럼 ‘기업경영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신념을 그 역시 갖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