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귀환한 그리스철학

● 엘리엇 D. 코헨 지음/김우열 옮김/21세기북스/320쪽/1만2,000‘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철학자는 철학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파리통에 갇힌 파리에게 나가는 길을 보여주려고.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이다.’완벽하게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은 결단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간이 위대한 존재일 수 있는 이유는 ‘더 낫게 행동하고 느끼려는 노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불합리하고 어수선한 세상과 인생의 행로에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미친 시대를 이성적으로 사는 법〉이 주목하고 있는 주제가 바로 그것이다.책이 미친 시대의 ‘해독제’로 복용하고 있는 약은 ‘이성’이다. 이 약을 발명한 사람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다. 이 고대의 현자가 짚어낸 이성적 사고와 방법론으로 현대인이 느끼기 쉬운 분노, 슬픔, 우울 등을 진단하고 ‘이성’이라는 약을 조제한다. 병의 원인은 우리 내부에 있으며 약 또한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이성’에 있다는 주장이다. ‘이성의 힘으로 인생을 주도함으로써, 우리는 스스로를 망치고 행복을 갉아먹는 생각과 감정을 이겨낼 수 있다.’ 이성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감성이 이성을 압도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를 벗어나기 위한 대안은 한 가지, 잠자는 이성을 깨워 힘겹더라도 반복해 활용하고 이를 길들여야 한다. 불합리한 전제를 갈아엎고 정확한 사실 정보를 확보해 감성적 판단에 이끌리는 자신을 ‘의지력’으로 돌려세워야 한다. 철학은 종종 ‘뜬구름 잡는 언어유희’ 정도로 폄하되곤 한다. 또는 ‘가까이 하기 너무 먼 당신’ 정도로 접근 자체를 포기하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철학은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책은 보여준다. 하루하루의 일상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오류가 철학적 사유를 통해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철학자인 저자는 동시에 상담전문가다.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적 상담이 마음의 질병을 치유하는 것이라면 철학적 상담은 잘못된 정신을 일깨우는 행위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더욱 굳건하고 안정적인 삶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교양과 실용성이 절묘하게 결합된 책이다. q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 경제·경영 베스트셀러(10.19~10.25) 1. 부의 미래/앨빈 토플러·하이디 토플러 지음/김중웅 옮김/청림/2만4,800원 2. 대한미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정철진 지음/한스미디어/1만2,000원 3. 피라니아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안진환 옮김/시공사/9,500원 4.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사/9,000원 5.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박경철 지음/리더스북/1만2,000원 6.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원 7. 긍정적인 말의 힘/할 어반 지음/박정길 옮김/웅진윙스/9,800원 8. 달란트 이야기/이종선 지음/토네이도/1만원 9.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이민규 지음/더난/1만원10. 복리-마법의 재테크/우제용 지음/굿인포메이션/9,800원 (집계: YES24)〈인터넷권력전쟁〉잭 골드스미스·팀 우 지음/송연석 옮김/웅진뉴런/1만5,000원인터넷은 진정 국경 없는 커뮤니티를 건설할 수 있는가. 이 책은 구글, 야후, 이베이 등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과 프랑스, 중국, 유럽연합 등 각 지역 정부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소개한다.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제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이 과정에서 ‘영원한 사이버 커뮤니티’를 건설하려던 인터넷 개척자들의 꿈이 어떤 식으로 변형되는지를 다큐멘터리적인 접근으로 풀어나간다.〈SQ 사회지능〉대니얼 골먼 지음/장석훈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8,000원〈감성지능〉의 저자인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의 최근작이다. 인간 지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IQ와 EQ를 넘어 SQ(사회지능)로 진화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았다. 개인의 능력 자체보다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SQ에 따라 삶의 질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얘기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가 필연적으로 발생시킨 인간소외와 가치 상실에 대한 반성이며 잃었던 인류애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란 설명이다. 〈Mr. 포르셰-벤델린 비데킹〉울리히 피히버 지음/이희경 옮김/이콘/352쪽/1만2,000원1993년 명문 자동차기업인 포르셰가 도산했다. 규모의 경제 아래에서 이 기업이 살아남기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후 포르셰는 유럽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하는 알짜배기로 거듭났다. 새로운 CEO 벤델리 비데킹의 작품이었다. 현장을 누비며 문제를 찾고 혁신적인 품질경영을 도입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한 결과였다. 자존심을 버리고 일본인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강소기업의 탄생과정이 소개된다.〈이제는 유럽이다〉이준 필립 지음/교보문고/248쪽/1만3,000원한불상공회의소 회장인 저자의 ‘유럽 보고서’다. 유럽의 문화, 제도, 경제, 유명 CEO 등 다양한 이슈들을 소개한다.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유럽은 이제 세계 최대의 ‘공장’이란 역할까지 수행할 태세다. 동유럽의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유럽은 한국에도 큰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