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넘어 글로벌 초일류 기업 ‘우뚝’

〈한경비즈니스〉와 코콤포터노벨리가 공동 실시한 기업 명성 지수 조사에서 삼성전자가 지난 2004년에 이어 2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기업 정체성, 경영전략, 커뮤니케이션 등 기업 명성을 구성하는 세 분야에서 모두 4점(5점 만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중 기업 경영전략 지수의 점수가 가장 높았다.삼성전자는 누구나 인정하는 국내 선두 기업이자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확고부동한 1위인 반도체 D램을 비롯해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TV, 모니터 등 18개 주요 전자제품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7.5%(2005년)를 삼성전자 한 기업이 벌어들인다.하지만 삼성전자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2010년 세계 전자 업계 제패라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매출액을 2005년의 2배 수준인 115조 원으로 끌어올려 GE, IBM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3’에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놓은 승부수가 바로 ‘창조경영’을 통한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다.올림픽게임 후원 등 감성 마케팅에 초점삼성전자는 기업 경영 전략 지수 중 ‘마케팅’ 항목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 항목을 통틀어서도 점수가 가장 높다. 삼성전자 매출의 80%가량은 수출에서 나온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마케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주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게임 후원 등 스포츠 마케팅과 문화 마케팅, 디지털 체험 마케팅 등 감성 마케팅에 초점을 둔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및 호감도 제고, 판매 확대라는 선순환을 이끈다.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도하 아시안게임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도하 아시안게임은 중동에서 열린 첫 번째 아시안게임이자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대회여서 아시아인의 주목도가 높았다. 삼성전자는 이를 놓치지 않고 도하 시내를 삼성전자 광고로 뒤덮었다. 2005년부터 시작한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후원도 대표적 스포츠 마케팅 성공사례로 꼽힌다. 2005년 4월 스폰서십 계약 후 1년 만에 영국 내 삼성전자 브랜드 인지도가 2배 가까이 늘었고, 현지 시장의 휴대폰 판매 실적도 2배가량 증가했다.지난해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브랜드가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삼성전자는 162억 달러로 2005년보다 한 단계 상승한 세계 20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제품만 팔면 그만이라는 영업 우선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스포츠, 사회공헌, 문화 등 다채로운 직간접 마케팅을 꾸준히 벌인 덕분이다.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 중 ‘디자인 경영’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미국 영국 일본 중국 이탈리아 등 5곳에 해외 디자인연구소를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디자인 가치 창조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1000만 대 이상 판매된 휴대폰 ‘T100시리즈(일명 이건희폰)’와 블루블랙폰, 지난해 LCD TV 시장을 석권한 ‘보르도 TV’ 등이 모두 창조와 혁신을 디자인에 접목한 성공작들이다.삼성전자는 ‘경영성과’ 항목에서도 점수가 높았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고유가, 환율하락, 엔저 등 어려운 대외 여건을 극복하고 3분기까지 매출 43조2900억 원, 영업이익 4조8800억 원을 기록했다. 시설 투자도 2004년 7조6700억 원에서 2005년 10조400억 원, 2006년 10조2400억 원으로 꾸준히 늘리며 글로벌 톱 전자 업체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다.삼성전자는 ‘인적자산’ 항목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 인력은 3만 명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의 국내 전체 고용인력 8만3000여 명 중 37.6%를 연구 인력이 차지하고 있다. 박사급 인력도 지난해 서울대를 추월했다.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인력은 2001년 이후 5년 만에 2배 증가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인재 경영을 선언하고 고급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선데 따른 것이다.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은 해외 출장 시 해당 지역 인재 유치 활동을 위해 별도로 일정을 잡으며 뛰고 있다. 특히 2002년부터는 핵심 기술 인력들을 대상으로 ‘삼성 펠로’ 제도를 도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10년까지 연구개발 분야에 47조 원을 투자해 전자 등 핵심 분야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연구 인력도 매년 6000명씩 총 3만 명을 충원할 계획이다.삼성전자의 커뮤니케이션과 정체성에 대한 평가는 경영 전략에 비해 점수가 다소 박했다. 특히 기업 커뮤니케이션 지수에서는 ‘고객 커뮤니케이션’ 항목의 점수가 낮았다. 반면, ‘대외홍보’ 항목은 기업 커뮤니케이션 지수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창조경영 실천이 최대 과제기업 정체성 지수는 2004년 조사보다는 다소 하락했으나 여전히 4점대의 높은 점수를 유지했다. 조직철학·문화. 최고경영자(CEO) 리더십, 사회공헌 모두 고른 득점을 했다.윤종용 부회장은 2000년 부임 이후 삼성전자의 멈추지 않는 고성장을 이끌어 낸 주인공이다. 이공계 출신 ‘테크노 CEO’로서 삼성전자의 기술 리더십을 이끌어 가는 한편 끊임없이 조직에 위기 의식을 불어넣는다.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세계 최대의 컴퓨터 게임대회 ‘월드 사이버 게임즈(WCG)’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대회에 참석할 정도로 열정적이다.올해 윤 부회장의 최대 화두는 ‘창조경영’의 실천이다. 삼성전자가 한 단계 또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앞장서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제품 간, 산업 간 융합이 급속히 이뤄지는 대변혁의 시대에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리더십이 필수적이다.지난해 삼성전자는 ‘진정한 세계 최고’로 꼽힐 만한 제품과 기술을 잇달아 선보였다. 국내 독자 통신기술로 개발한 ‘와이브로(휴대인터넷)’와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을 가능케 한 ‘CTF’ 기술, 그리고 출시 첫 해에 세계 LCD TV 시장 선두로 올라선 ‘보르도 TV’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삼성전자 체험관에 들른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이들을 창조 경영의 대표적 성과물로 거론하기도 했다.삼성전자는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내에서는 850여 개의 사회봉사팀이 활동하고 있다. 2만여 명의 직원이 참여해 연간 4000여 건의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 본사에서는 청소년 경제교육,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을 벌이고, 수원 및 기흥 사업장에서는 수원 화성 지킴이, 사랑의 달리기, 반도체와 함께하는 지구촌 사랑 나누기 행사 등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사랑의 달리기는 지난 1998년 시작된 국내 민간기업 최대 규모의 사회공헌 이벤트다. 2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이 행사는 5km 단축마라톤으로, 달리는 거리만큼 이웃돕기 성금을 기부하는 행사다.삼성전자의 사회공헌 활동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매년 뉴욕에서 여는 ‘희망의 4계절’ 행사는 북미에서 유명한 자선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 미주법인이 2002년부터 골프 야구 농구 미식축구 등 미국 4대 인기 스포츠 스타들과 함께 펼치는 공동 자선 모금 행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베트남 개발 낙후지역인 다낭시 호아산 마을에 최신 교육 시설을 갖춘 중학교를 신축해 시에 기증하기도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증기기관차와 달리기 선수들이 이어달리는 이색 스포츠 행사인 ‘삼성스팀 챌린지’를 열고 참가비를 현지 불치병 환자 치료용으로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