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비교·상담·가입 ‘뭐든지 척척’

어느새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인터넷이 사람에 따라서는 독(毒)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인터넷 악플(비방하거나 험담하는 내용을 담아서 올린 댓글) 때문에 정신적 피해를 본 사람도 있는 반면 인터넷을 통해 전에는 얻기 어려웠던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펀드 투자자에게 인터넷은 훌륭한 가이드이자 도구가 되고 있다.인터넷을 통해 펀드 수익률뿐만 아니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수많은 펀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인터넷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펀드에 가입할 수도 있다. 다만 인터넷 펀드 정보 중에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도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또 펀드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듯 했다가는 후회할 수도 있다. 펀드 투자는 투자 전문가가 투자자에게 맞는 설계 과정이 전제된 후 가입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인터넷을 통한 펀드 투자는 부분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포트폴리오 추천 ‘OK’그야말로 인터넷은 펀드 정보의 보고(寶庫)라고 할 만큼 무궁무진하다. 우선 대표적으로 펀드평가사와 자산운용협회를 꼽을 수 있다. 국내 대표적인 펀드평가사 사이트로는 제로인의 펀드닥터(www.funddoct-or.co.kr), 한국펀드평가의 펀드존(www.fundzone.co.kr), 모닝스타코리아 (www.morningstar.co.kr) 등이 있다. 이들 사이트를 방문하면 현재 국내에서 운용 중인 모든 펀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즘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인 해외 펀드 정보도 구할 수 있다.예를 들어 제로인 펀드 닥터의 경우 펀드 수익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주·월간 펀드 시황을 비롯해 개별 펀드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보고서, 펀드 투자 시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인 ‘펀드ABC’ 등이 눈길을 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역외 펀드에 대한 정보도 검색을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됐다.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회사들의 ‘모임’이랄 수 있는 자산운용협회 사이트(www.amak.or.kr)도 다양한 펀드 정보의 산실이다. 자산운용협회의 전자공시 시스템에 접속하면 모든 펀드의 약관이나 상품설명서 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수시공시를 통해 펀드매니저나 약관 변경 등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개별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사이트 역시 다양한 펀드 투자 정보로 가득하다. 미래에셋이 운영하는 미래에셋미디어(http://me-dia.miraeasset.com)는 동영상을 통해 펀드뿐만 아니라 재무 설계, 해외 투자, 보험, 세무 등 투자와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회사 사이트가 자사 상품 소개나 단기적인 시장 전망 등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데 반해 투자 원칙과 장기적인 투자 전략 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돼 있다.삼성투신운용(www.samsungfund.com)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재미있고 쉽게 펀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펀드 스쿨’을 제공하고 있으며 우리CS자산운용(www.wc sam.com) 역시 ‘펀드튜터(FundTutor)’에 다양한 펀드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또 미래에셋증권(www.mirae asset.com/stock.jsp)은 투자자의 투자 목적과 투자 성향, 투자 기간, 연령대 등에 따라 펀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펀드맵(FundMap)’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좋은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사이버FP를 통해 온라인 펀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www.truefriend.com) 역시 ‘펀드샵’을 통해 펀드 포트폴리오 제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 밖에 투자자와 전문가 등이 펀드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다양한 펀드 카페가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카페 회원끼리 투자 경험을 공유하는가 하면 각자의 시장 전망이나 투자 전략을 서로 교환하고 있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 따르면 이 사이트에 등록된 재테크 관련 동호회만도 무려 3만3000여 개에 이르고 있다.인터넷은 펀드 정보뿐만 아니라 직접 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창구 역할도 한다. 증권사나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인터넷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전용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펀드는 번거롭게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에 찾아갈 필요가 없는 데다 창구에서 직접 가입해야 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해외선 펀드 슈퍼마켓 ‘성업중’실제로 인터넷 전용 인덱스 펀드의 경우 판매 보수와 운용 보수를 합친 총보수가 0.8~1.0% 수준으로 창구에서 판매되는 일반 인덱스 펀드 1.8~2.0%의 절반 수준이다. 주식 펀드 평균 2.5%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판매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로 판매 비용이 절감되고 새로운 고객 관리 채널이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다.인터넷 전용 펀드의 대부분은 ‘코스피200’과 같은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다. 이는 인덱스 펀드가 별도의 상세한 설명이 필요 없는 비교적 ‘단순한’ 투자 전략을 가진 상품인 데다 상대적으로 운용 비용도 적어 인터넷 판매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펀드에 가입할 때는 기존 인터넷뱅킹이나 사이버 트레이딩에 가입했다면 별다른 절차 없이 인터넷 통장을 만들 듯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물론 통장이 없는 투자자라면 명의 확인 등의 절차 때문에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국내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펀드 가입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향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펀드 판매 시장 격인 ‘펀드 슈퍼마켓’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판매 수수료가 없는 노-로드 펀드(no-load fund)의 64%가 이들 펀드 슈퍼마켓에서 판매됐다.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투자 자문 없이 인터넷 등에서 제공된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펀드 슈퍼마켓이 활성화됐다.대표적인 ‘펀드 슈퍼마켓’이랄 수 있는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의 경우 지난 1992년부터 25개 운용사의 700개 이상의 펀드를 인터넷 사이트 상에 배열해 판매 수수료 없이 투자자가 자유롭게 펀드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펀드에 가입한 이후에도 수수료 없이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 외에도 피델리티(Fidelity), 티디 워터하우스(TD Waterhouse) 등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펀드 투자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펀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를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마치 주식 종목에 투자하듯 단기적인 투자 전략도 넘쳐나고 있다. 또 지나치게 과거 수익률에만 매달려 펀드를 선택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펀드의 과거 수익률은 결코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 과거에 좋았던 펀드가 앞으로도 좋을 확률은 절반도 안 되는 33%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해서 무조건 인터넷 전용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펀드는 은행예금 상품과 달리 운용 실적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는 복잡한 상품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설계와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투자해야 한다. 증권사나 은행 등의 투자 전문가와 자신에게 맞는 충분한 상담을 거친 다음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민주영·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watch@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