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경제 전문가 중 학계 출신은 한나라당 4명, 통합민주당 1명으로 모두 5명이다.한나라당에서 ‘경제통’으로 활약을 펼칠 사람으로는 가장 먼저 이한구 의원이 꼽힌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3선 고지에 오른 이 의원은 재무부 이재과장, 대우경제연구소 소장을 거쳤다. 이 의원은 17대 국회에서도 정책위 의장을 지내며 대선 기간 한나라당의 경제 분야 공약 개발에 큰 공을 세웠다.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서도 반대 소신을 피력한 바 있으며 내수 진작을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여당 내에서 ‘미스터 쓴소리’란 평가를 받는다. 당정 협의의 핵심인 여당의 정책위의장이 정부의 주요 방향에 제동을 걸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지역구 차원에선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경제자유구역에 건강문화클러스터를 추진해 대구를 첨단의료복합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에 박사 및 학부과정을 신설하는 법안을 18대 국회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경제 이론 전문가인 나성린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도 주목할 만하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줄기차게 주장해 온 나 교수는 재정학 전문가로 예산 심의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는 감세와 규제 개혁을 중심에 둔 MB 노믹스 정책 개발에도 관여한 만큼 큰 역할이 기대된다.나 교수는 지난 4일 각 당 비례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한나라당 대표로 참석, “경제 정책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혼자서 하는 게 아닌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나 교수는 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정책은 국회·정부·청와대 어느 한곳의 의지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며 “국회의 경제 정책 기능을 강화하고 세 주체의 정책을 조율하는 데 힘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승민 이혜훈 의원도 재선에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이자 핵심 소장파 ‘친박’ 계열의 인사로, 무난히 당선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 최근 거론되는 한나라당 집단 지도 체제에 이들 둘이 친박 계열 인사로 참여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대구 동구을에서 당선된 유승민 의원은 여의도연구소장 출신으로 한나라당의 대표적 경제 브레인 중 하나다. 84.4%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돼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유 의원은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경위 출신 유 의원은 “지역구의 현안인 K2 군부대 이전 문제와 관련해 국방위원에 지원해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또 유 의원은 친박계 인사들의 한나라당 복당 문제에 대해 “복당을 원하는 사람들은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는 ‘강남벨트’ 중 하나인 서초갑에서 당선된 이혜훈 의원 역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경제 브레인이다. 이 의원 역시 ‘수도권 득표율 1위’라는 화려한 성적으로 지역구 수성에 성공했다.통합민주당에서 재선에 성공한 우제창 의원은 연세대 국제대학원에서 중국 경제에 대해 강의한 교수 출신이다. 특히 우 의원이 당선된 용인 처인구는 통합민주당, 한나라당, 친박연대의 지도부가 총출동했던 지역으로 우 의원과 여유현 한나라당 후보, 이우현 친박연대 후보가 오차 범위 안에서 경쟁한 ‘격전지’였다.우 의원은 “토목경제보다는 지식경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며 “지역적으로는 오염총량제 완화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