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685호 (2009년 01월 19일)

‘대화법에도 전략과 훈련이 필요하죠’

기사입력 2009.01.15 오전 11:23

‘대화법에도 전략과 훈련이  필요하죠’
말은 단순히 자기 의사 표현 수단만이 아니다. 혼잣말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다른 사람과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 맞는, 그 상황에 맞는 대화를 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사람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 에듀테이너그룹의 이정숙 대표는 그 대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잘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는 ‘대화 전문가’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화 전문가라고 하면 누구나 이정숙 대표를 첫손에 꼽는다. 20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 ‘돌아서서 후회하지 않는 유쾌한 대화법78’을 비롯해 ‘성공하는 여자는 대화법이 다르다’ 등 30여 권의 대화법 전문 서적을 쓴 작가이자 수많은 이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스피치 및 커뮤니케이션 교육 및 컨설팅을 하며 ‘대화 전문가’라는 영역을 개척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말의 힘’을 믿고 ‘제대로 말하는 법’을 알리려고 애쓰는 그녀는 원래 ‘말 잘하는’ 아나운서였다.

1975년 KBS 공채 3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후 오랜 시간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동했던 그녀다. 결혼하고 아들을 둘 낳고 키우면서도 마이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이가 들어가니 아나운서로서의 입지가 좁아들 수밖에 없더군요.” 결국 1994년 20여 년간 몸 담아온 방송사를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무엇을 공부해야 할 것인지 깨달았다.

대화법을 알면 인생이 바뀐다

“서양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말의 중요성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어요.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이죠.”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은 고대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정리한 ‘말하는 기술’에 관한 책으로 서양 최초의 ‘말하기’ 교육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오래전부터 말의 힘에 주목한 만큼 토론과 대화는 서양 사람들에게 문화이자 익히고 가꿔야 할 능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인지 스피치와 커뮤니케이션 교육 시장이 발달했죠.”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웅변 학원은 있어도 제대로 말하는 방법, 대화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은 없었다.

“3년 동안 미국 미시간주립대학에서 스피치 이론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배웠어요. 1998년에 귀국한 이후 본격적으로 대화법에 관한 책을 쓰고, 정치인들과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에 관한 컨설팅을 주로 했죠.”

대화 전문가로서 활동을 시작한 이후 많은 이들이 그녀를 찾았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각종 언론에서 그녀에게 대화법에 관한 조언을 청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유명 강사로 명성을 얻은 뒤부터는 대검찰청, 연세대 경영대 최고위 과정, 로펌, 대기업 임원 등을 대상으로 수없이 많은 특강을 실시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 교육 기관인 (주)SMG(Signia Media Group)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국내 대기업 및 다국적기업의 비즈니스 협상, 주주 총회, 사내 커뮤니케이션 향상 교육을 위탁 진행하기도 했다.

“그저 남의 비위만 맞춘다고, 말만 번드르르 잘한다고 대화를 잘하는 게 아니에요. 상대의 마음을 열고 내 진심을 보여주는 것, 그게 진짜 대화법이죠. 대화법만 제대로 알면 인생이 바뀔 수 있어요.”

실제로 그녀의 책을 읽은 사람들, 그녀의 특강을 들은 사람들 중에는 그녀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이들이 많다. 감정으로 치달은 말싸움 중 살인을 저지르고 수감된 재소자에서부터 자녀와의 의사소통에 실패해 아들이 집을 나가버린 어머니, 계속되는 말실수로 상사에게 찍혀버린 샐러리맨 등 많은 사람들이 진작 대화법을 익히지 못한 스스로를 아쉬워하며 반성했다. “사회생활에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말이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보다 대중적으로 활성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회사를 확장하고 이름을 에듀테이너그룹(edutainergroup)으로 바꿨다. 에듀테이너그룹은 지금까지 기업 오너 및 정치인들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교육에서 벗어나 경영인, 의사나 변호사, 회계사와 같은 전문가들은 물론 직장인, 취업 및 창업 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한 직무 향상 및 개인 행복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미리 말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서 말하는 습관 및 태도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하죠. 그로 인해 미처 자신이 알지 못했던 잘못된 언어 습관도 고칠 수 있고 소극적이거나 고압적인 태도도 교정할 수 있어요.” 그 외에 연설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중 앞에서 말하는 공포를 이기고 아이디어와 목표 중심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말하기 방법 및 프레젠테이션과 취업, 승진, 구조조정 시의 면접, 세일즈 등 상황에 맞는 대화법 등도 가르친다. “가장 좋은 것은 물론 전문적인 대화법 교육을 받아보는 것이지만 간단한 자가 트레이닝을 통해 혼자서도 유용한 대화법을 익힐 수 있어요.”

‘대화법에도 전략과 훈련이  필요하죠’
자가 트레이닝으로 배우는 3가지 대화법

그중 하나가 바로 부정문을 긍정문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테면 ‘하지 마!’ 가 아니라 ‘대신 ~하면 어때?’라는 식으로 말하라는 거죠. 또한 흔히 보통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 ‘하지만~’이란 말을 자주 쓰곤 하는데 그 말을 ‘그런데~’로 바꿔보세요. 인상이 확 달라질 거예요.” 앞의 말을 부정하는 ‘하지만~’이란 말 대신 앞의 말을 시인하면서 거기에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그런데~’라는 말이 훨씬 더 긍정적인 인상을 남긴다는 이야기다.

“대화를 잘하려면 눈치도 잘 봐야 해요. 대화를 할 때 자신의 이야기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상대방의 몸짓과 표정을 잘 보세요. 상대방이 내 얘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아니면 지루해하는지, 진심으로 내 이야기에 공감하는지 그저 맞장구만 쳐줄 뿐인지 알 수 있게 되죠. 직장 생활을 하거나 연애할 때도 이 눈치만큼 중요한 게 없죠.”

상대방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 사람의 진심을 읽을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그녀는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과 보다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인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그 사람이 어떤 대화를 원하는지 알면 훨씬 편한 대화가 가능하겠죠? 그래서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단어와 어휘를 쓰는 게 좋아요.” 그녀가 제안하는 이 3가지 대화법은 간단하지만 노력이 뒤따르는 방법들이다. 언어 습관이라는 것이 생각처럼 단시간에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가 트레이닝을 하라는 거죠. 말하는 방법을 배우는 걸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태어나면서부터 말을 잘하는 사람은 없어요. 링컨이나 케네디, 오바마 등 흔히 명언으로 유명한 정치가들도 모두 오랜 자기 경험과 트레이닝을 통해 말의 힘을 습득한 사람들이에요. 말을 잘하고 싶다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전략을 세우고 잘 말할 수 있는 방법, 잘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트레이닝 해야죠.”

그녀는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아니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대화법과 말하는 방법에 대해 책으로, 강연으로, 교육 프로그램으로 가르칠 생각이다.

약력: 1975년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미시간 주립대학 국제전문가 과정 3년 수학. 서강대 방송학 석사. 서강대 언론대학원 PI(President Identity) 최고위과정 3년 위탁 운영. SMG 대표이사 역임, 에듀테이너그룹 대표이사(현). 저서: ‘오바마는 귀가 아닌 가슴을 통해 말한다’ ‘돌아서서 후회하지 않는 유쾌한 대화법’ ‘유쾌하게 이기는 법’ 등 30여 권.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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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01-15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