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들의 신개념 지도 서비스는 사진과 지역 정보, 길 찾기 등이 결합돼 실용성이 뛰어나다.포털들의 지도 서비스 경쟁이 타오르고 있다. 유선은 물론 무선 인터넷으로 전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서비스 업데이트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포털의 지도 사랑은 지도가 매우 유망한 미래의 성장 동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무선 지도 서비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포털들의 ‘길 찾기’가 분주하다.‘길 찾기가 한눈에 들어오네요. 초보 운전자라도 정말 쉽게 갈 수 있겠어요. 랜드마크도 한눈에 보이니까 아무리 길치라도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물 하나하나가 눈에 보이듯 진짜 같아서 정말 놀랐어요. 역시 과학의 발전은 놀라움의 연속이군요.’(ID: 듀)인터넷 포털 다음의 지도 찾기 서비스에 올라온 평가 중 하나다. 이 외에도 이 사이트에는 무려 12만 개의 후기가 올라와 있다. 몇 개만 읽어봐도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네티즌들의 놀라움을 확인할 수 있다.인터넷 지도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존의 평면적인 ‘지도’에서 벗어나 사진과 동영상, 주변 정보, 교통 상황, 길 찾기 등이 결합된 ‘원스톱 토털 지리 정보 서비스’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가령 어느 지역을 지정하면 항공사진이 제공된다. 고층 건물이 성냥갑처럼 보이는 정도의 사진이 아니다. 건물 주변의 자동차까지 보일 정도로 화질이 좋다.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의 경우 실제 거리까지 보여준다. 서울 광화문을 지정하면 일대의 길거리를 보여준다. 주변의 상점 간판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해상도가 높다. 방향을 바꿔 골목골목을 뒤져볼 수도 있다. 청진동 해장국 골목에서 종로로 나와 을지로를 건너 시청까지 자유자재로 주변의 상점과 풍경을 들여다 볼 수 있다.다음만 신개념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 파란 야후 구글 등 주요 포털들이 모두 지도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의 종류는 비슷하다. 해당 지역의 항공사진과 지역 정보가 그것이다. 특정 지역을 지정한 후 원하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가령 구글의 경우 ‘서울 광화문 피자’를 입력하면 광화문 일대의 피자집 정보를 얻을 수 있다.포털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도 제공한다. 구글과 야후는 글로벌 포털답게 전 세계의 지리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한글로 검색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구글은 160개국의 지도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야후는 전 세계 220만 개에 이르는 지명을 검색할 수 있다. 파리 개선문을 검색하면 개선문 주변의 사진과 지역 정보가 함께 뜬다. 해외여행을 가기 전 미리 해당 지역을 ‘답사’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구글과 야후가 해외 지리에 강하다면 국내 지리 정보는 다음이 가장 앞서 있다. 먼저 다른 포털에 비해 해상도가 뛰어난 항공사진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실제 길거리 사진을 보여주는 ‘로드뷰’는 다른 포털이 제공하지 못하는 다음 지도의 특장점으로 꼽힌다. 로드뷰는 한 곳의 주변을 한 각도만이 아니라 360도 회전시키면서 보여주는 데다 그 길을 걸어가며 둘러볼 수 있는 ‘자동주행’ 기능도 갖추고 있다.포털들은 현재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서울은 물론 전국 6대 광역시에 대한 50cm급 항공사진을 올 상반기 안에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또 다음처럼 특정 지점의 풍경을 360도 회전하며 볼 수 있는 ‘파노라마’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다음의 경우 올 1분기 안에 현재는 서울 지역만 제공되는 ‘로드 뷰’ 서비스를 경기도와 6대 광역시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포털들이 사용자 확보에 공을 들이는 만큼 지도 서비스 사용자들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 리서치 전문 업체인 메트릭스에 따르면 포털들이 새로운 지도 서비스를 내놓은 후 사용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네이버의 경우 지난 1월 6일 위성항공사진 서비스를 오픈한 후 주간 사용자가 287만 명에서 369만 명으로 크게 불어났다. 다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월 18일 항공사진 서비스인 ‘스카이뷰’와 길거리 사진 서비스인 ‘로드뷰’를 선보이면서 주간 사용자가 155만 명에서 311만 명으로 갑절가량 급증했다. 신개념 지도 서비스에 네티즌들이 얼마나 뜨겁게 호응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포털들이 지도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도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 때문이다. 지도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종류와 양이 엄청나기 때문에 지도 서비스 사용이 활성화되면 메일, 블로그, 까페, 지역 정보 등 다른 서비스도 동반해 사용량이 증가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가령 돌잔치를 알릴 때 지도 위에 위치를 표시한 후 이를 메일로 보낼 수 있게 하면 지도 서비스와 함께 메일 사용량이 늘게 된다.문제는 수익 창출이다. 사용자가 아무리 는다고 해도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기본적으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료 수익은 없다. 앞으로도 유료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료화하면 서비스 사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일단 무료로 사용하게 하고 수익 모델은 나중에 개발해 나가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포털들도 아직까지는 수익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도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크기 때문에 당장 수익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향후엔 다양한 수익 모델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생각해 볼 수 있는 수익 모델은 크게 3가지다. 먼저 지도 정보 데이터 자체를 판매할 수 있다. 둘째는 기업이나 지자체 등이 자체적인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할 때 지도 정보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시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가장 유력한 모델은 지도에 지역 정보를 올려주고 대가를 받는 방식이다. 가령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전국의 가맹점을 지도 위에 보여줘 광고 효과를 보기를 원할 수 있다. 이때 이 정보를 올려주면서 요금을 받는 것이다. 현재의 지역 정보 서비스가 지도에 탑재되는 방식으로 일종의 광고 수익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광고 수익 모델도 본격화될 단계는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지도 사용자가 충분히 확보돼야 광고주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한 관계자는 “포털이 지도 서비스를 강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치 정보와 결합된 보다 최적화된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통해 광고 플랫폼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그렇지만 포털들이 가장 치열하게 접전을 벌일 지점은 유선 인터넷상의 시장이 아니다. 오히려 무선 인터넷에서의 잠재력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지도 서비스가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이동 중에 ‘길 찾기 도우미’가 될 때다. PDA나 내비게이션, 휴대전화 등 이동통신 기기를 통해 사용자의 현재 위치에 기반한 지도와 지역 정보를 제공한다면 사용자는 길을 잘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그 부근에서 갈 만한 맛집 등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특히 와이브로가 활성화되면 무선 인터넷 시장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여 시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구글,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모바일 서비스에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는 등 모바일 시장에 대한 기대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실제로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털들은 무선 인터넷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야후는 지난해부터 이동 단말기인 ‘아이팟 터치’에 최적화된 ‘야후! 거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이동 중에도 야후의 지도와 지역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접속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해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한 정보를 보여준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인 ‘루센FM’에서도 구현된다.다음도 2월 중에 스카이뷰와 로드뷰를 활용한 지도 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할 계획이다. 클릭만으로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의 거리, 소요 시간, 요금 등을 표시해 줄 예정이다.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다.대우증권의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지도 서비스를 활용한 광고 수익은 유선보다는 무선 인터넷 쪽이 유망하다”며 “올해는 어렵겠지만 내년 무렵이면 무선 인터넷의 지도 서비스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전문가들은 무선 인터넷에 지도 서비스를 활용한 광고라는 새로운 시장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에 따라 향후 인터넷 업계의 판도가 적잖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은 미국의 산업 조사 업체인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Frost & Sullivan)이 2008년 1억 5000만 달러 수준에서 2012년 4억5000만 달러로 4년 사이에 3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할 정도로 유망한 시장이기 때문이다.일단은 NHN과 다음 등 국내 업체들이 이 시장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구글과 야후가 앞선 경험과 기술,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이라는 작은 시장에 얼마나 투자를 집행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에 비해 네이버나 다음은 현재 국내 검색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높은 데다 투자 의지도 강해 시장 선점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다음 커뮤니케이션이 최근 시작한 ‘스카이뷰’와 ‘로드뷰’ 서비스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원하는 지역을 그대로 보여줘 ‘놀랍다’는 반응이다. 말이 쉽지 서울 시내 구석구석에 대한 지리 정보를 구축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지도 서비스를 지휘하는 김민오 다음커뮤니케이션 로컬서비스팀장은 “장비 자동화와 소프트웨어 개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촬영에만 6개월, 이를 다듬는데 4개월이 걸린 대작업이었다.구글을 의식하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구글이 국내에 지도 서비스를 한다고 해 여기에 밀리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개발 모토가 ‘구글보다 빠르고 자세하게’였을 정도였죠. 구글이 현재 해외에서 40cm급 해상도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다음은 현행법의 규정상 50cm급 해상도까지만 지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25cm급으로 촬영했기 때문에 언제든 해상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해상도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셈입니다.개방과 공유는 다음의 철학과 일치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의 지도 서비스도 개방성 측면에서 구글이나 야후에 뒤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현재 플랫폼으로도 얼마든지 지역 정보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설 연휴 영향이 큽니다. 지도는 사실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매일 열어보는 사람은 많지 않죠. 하지만 마니아층은 일단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한 서비스인 만큼 방문자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궁극적으로는 네이버를 추격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도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포털 내의 다른 서비스를 견인하기 위한 측면이 큽니다. 지도 서비스 활성화가 검색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선두 포털이기는 하지만 모든 서비스가 최고는 아니라는 것을 지도 서비스를 통해 보여주겠습니다.취재=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