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729호 (2009년 11월 23일)

투자 매력 ‘든든’…지역별 편차 커 ‘주의’

기사입력 2009.11.17 오후 01:38

중국은 11월 8일 아프리카에 향후 3년에 걸쳐 100억 달러의 특혜 융자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약속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바로 아프리카의 외교 협력 강화를 통해 아프리카의 광물 및 에너지에 대한 투자 유치를 견고히 하겠다는 뜻이다. 이처럼 글로벌 각국들이 아프리카와 중동 등 프런티어 마켓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이 늘 각광받은 것은 아니다. 이들 시장에 투자하는 프런티어 마켓 펀드가 2008년 초까지 가장 좋은 수익을 기록하다가 글로벌 금융 위기 때 위기에 봉착하며 다른 이머징 마켓보다 오히려 수익이 악화됐던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최근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재차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프런티어 마켓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경제 시스템, 발전이 미미하지만 경제성장 잠재력이 매우 강력한 국가들의 집합체다. 이런 국가들을 지역으로 분류하면 중동·아프리카·동유럽, 즉 EMEA(Emerging Europe, Middle East & North Africa)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지역의 가장 큰 매력은 첫째로 ‘천연 자원’이다. 그중에서도 오일 파워는 다른 국가를 압도한다.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 유가(WTI 기준)가 현재 절반 수준인 8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2009년 저점인 30달러에서 두 배 이상 상승했고 경기 부흥기였던 시기에 평균 60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이 뿐만 아니다. 아프리카의 경우 백금·다이아몬드·마그네슘 등이 전 세계 매장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희소 광물의 보유량도 실로 엄청나다.

둘째,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수익률(PER)을 들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황에서 프런티어 마켓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의 PER(블룸버그 기준)가 각각 21.82배와 19.35배를 기록하고 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14.92배, 이집트 12.86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8.87배를 나타내며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다.

셋째, 글로벌 펀드 자금 동향이다.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EmergingPortfolio.com Fund Research)에 따르면 선진 시장이나 이머징 마켓 모두 자금의 유출입 상황이 불안정한 것에 비해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이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이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회와 위기가 함께 있는 프런티어 시장

물론 리스크도 상존해 있다. 먼저 에너지 산업의 국유화다. 중동의 경우 에너지 산업의 의존도가 높은데 증시에서 차지하는 에너지 업종의 비중이 크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UAE·바레인·카타르·오만 등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6개 회원국 주식시장의 경우 금융 부문의 비중은 46.3%에 달하는 반면 에너지 부문은 3.6%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에너지 산업이 정부 통제하에 국유화돼 있어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가 상승의 혜택이 펀드의 수익률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다음으로 폐쇄적 시장이다. 중동 대부분의 국가들이 외국인의 주식 투자 허용을 GCC 국에만 허용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글로벌 대다수의 국가들이 중동 지역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아프리카도 남아공 정도를 제외하고는 투자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이 지역 대다수는 정치적 불확실성도 크다.

결국 투자 정보에 한계가 있고 그렇다면 아무리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도 투자 기회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후 EMEA 지역 내에서도 차별화된 반등이 나타나는 양상이었다. 이는 2009년 유례없는 글로벌 정책 공조로 풍부해진 유동성 효과를 맛보았다는 사실은 공통점이지만 지역 및 국가별로 대처 방법이 다르면서 수익률에도 차이가 난 것이다. 먼저 동유럽 지역은 정치적 불안과 금융 위기가 점차 가중되면서 다른 지역보다 하락 폭이 컸지만 글로 벌 금융시장의 안정과 함께 동유럽 증시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며 강한 유동성 랠리를 연출했다.

이로 인해 동유럽, 특히 러시아의 주식시장이 빠르게 회복됐다. 아프리카도 마찬가지다. 물가 안정을 기반으로 2009년 초부터 적극적인 금리 인하 정책을 가져가며 금융 불안을 조기에 진압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중동은 상황이 다르게 전개됐다. UAE 연합국 중 하나인 두바이는 자금 조달을 위해 금리 인상을 검토했고 부동산 가격도 하락했다. 이 때문에 두바이를 중심으로 부동산발(發) 금융 위기 우려감이 확대됐고 경기 침체 여파로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 지연 역시 중동 지역을 어려움에 처하게 했다. 지난 7월에는 두바이의 최대 은행들 중 3군데에 대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하며 중동이 상대적으로 더딘 움직임을 보였다. 결국 2009년 유가 반등으로 최대 수혜국이 중동임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 우려로 금융 부문의 비중이 높은 중동 증시의 반등세가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향후 전망은 모두 긍정적이다. 글로벌 신용 위기가 완화되면서 중동지역의 인프라 프로젝트가 재차 활기를 찾고 있고, 막대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경기 부양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오일머니가 실물경제에 제대로 흘러들어가도록 금융 산업이 제기능을 한다면 EMEA 지역은 지속적으로 회복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에 펀드 수익률 ‘희비’ 엇갈려

국내에서 판매 중인 프런티어 마켓 펀드는 수익률을 추종하는 벤치마크지수에 따라 투자 지역이나 투자 국가의 차이를 나타낸다. MSCI EMEA지수 및 MENA(Middle East & North Africa), 그리고 아라비안 마켓(Arabian Market)을 벤치마크로 대부분 사용한다.

이 경우 EMEA를 사용하는 펀드는 러시아와 남아공의 투자 비중이 높고, MENA나 아라비안 마켓을 사용하는 펀드는 카타르나 이집트 등 중동 지역의 투자 비중이 높다. 따라서 같은 프런티어 마켓 펀드라고 하더라도 지역별로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투자 지역을 꼭 확인한 후 펀드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한편 프런티어 마켓에 속한 지역은 중동·아프리카·동유럽·동남아시아 등이고 이들에 속한 국가만도 20개가 넘는다. 그러나 정작 프런티어 마켓을 추종한다는 펀드의 국가별 편입 비중을 살펴보면 그렇지 못한 펀드들이 상당수다. 어떤 펀드는 러시아와 남아공에만 70% 넘게 투자하기도 한다. 이런 펀드가 과연 진정한 프런티어 마켓 펀드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프런티어 마켓에 가장 큰 장점이자 리스크는 유가다. 현재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또다시 급락한다면 프런티어 마켓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막 피기 시작하는 프런티어 마켓 국내총생산(GDP)의 원자재 의존도는 매우 높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정부의 투자 제한 정책이 많이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분 개방이거나 폐쇄적인 구조를 지닌 프런티어 마켓의 증시가 많다. UAE나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이라크나 이란·카타르가 그러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내전·테러 등 정치적 리스크도 상존하고 거래 규모도 작아 유동성 제약에 몰릴 수도 있다.

따라서 분산 투자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즉, 자산 종류와 투자 지역을 확대하고 적절한 시기에 지역과 종류별 비중을 변경하는 자산 배분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분산 투자를 통해 더 낮은 위험, 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해야 한다. 물론 프런티어 마켓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산 투자의 핵심은 높은 수익률 추종보다 투자 리스크의 축소에 있다는 것을 항상 상기하고 있어야 한다.

투자 매력 ‘든든’…지역별 편차 커 ‘주의’
투자 매력 ‘든든’…지역별 편차 커 ‘주의’


안정균 SK증권 펀드 애널리스트 jkahn@sk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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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11-17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