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센터장이 취임한 직후 KB투자증권은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담당 애널리스트들 업종별로 잘게 쪼개기보다 한데 묶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우선여타 증권사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KB투자증권 김철범 리서치센터장(상무)은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ABN암로·노무라증권·BNP파리바 등 주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 활동한 다음 알리안츠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 본부장, 직전까지는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주신운용본부 리서치담당 본부장으로 일했다.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는 물론 바이사이드(Buy side:펀드 등 주식을 사들여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 셀사이드(Sell side: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두루 거쳤다. 명품 증권사를 표방하는 KB투자증권이 김 상무를 리서치센터장으로 영입한 것도 이 같은 다양한 이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는 바이사이드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이 뭘 원하는지, 종목과 업종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김 센터장이 취임한 직후 KB투자증권은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담당 애널리스트들을 업종별로 잘게 쪼개기보다 한데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우선 여타 증권사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리서치 어시스턴트(RA)까지 합쳐서 35명인데요. 사실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는 업종을 너무 잘게 쪼개 분석하는데 길들여져 있습니다. 가령 코스피와 코스닥 우량 종목만으로 구성한 KRX100에 정보기술(IT) 종목이 몇 개나 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5~6개나 될까요. 고작 그걸 우량 종목이라고 추천하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리서치센터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이 때문에 KB투자증권은 경험이 풍부한 팀장급 6명이 내수 금융, 건설 스몰캡, IT, 매크로 전략, 자동차 운송, 에너지 소재 등을 맡았다. 비슷한 업종끼리 교차 분석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외국계 증권사에 오랫동안 근무한 때문인지 그는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해외 유명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비교해도 능력에 손색이 없습니다. 영어로 된 보고서도 정말 잘 정리돼 있죠. 분석력도 지난 10년 사이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세계 속에서 1등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 기업에 대해선 우리나라 애널리스트만큼 잘 분석하기가 힘들거든요.”하지만 김 센터장은 아직까지 단기 실적에만 의존해 1년 미만의 단기 매수 주문에 의존하는 것은 분명 고쳐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1600선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 2,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이 시작된다고 볼 때 다소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더 이상 재정지출을 늘릴 수 없는 데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경상수지 규모 축소,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폭이 확대되면서 소순환 구조로 볼 때 하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다. 금리 상승과 글로벌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도 주식시장으로선 우울한 소식이다. 그가 예상하는 내년 코스피지수 박스권은 1450~1700. 김 센터장은 “다만 하반기부터는 다소 상승 기조를 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반기 큰 폭의 조정을 받는 것은 매수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약력: 1965년 서울생. 뉴욕대 경제학 학사. 뉴저지주립대 회계학 석사. BNP파리바 주식리서치 상무(2001~2005년). 알리안츠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본부장(2005~2007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리서치담당 본부장(2007~2009년).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현).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