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734호 (2009년 12월 28일)

그룹주·대형주·ETF ‘알짜 삼총사’

기사입력 2009.12.22 오후 04:03

그룹주·대형주·ETF ‘알짜 삼총사’
2009년 주식형 펀드 수익률 개선을 뒷받침하는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두 가지 논리는 중국 경기의 반등과 미국 소비의 기술적 회복이었다. 중국은 금융 위기 뒤에 찾아오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기차하향(농촌 지역의 자동차 구입 지원), 가전하향(가전제품 농촌 보급 정책), 이구환신(가전제품 교체 시 보조금 지원) 등 발 빠른 소비 지향 정책을 펼치며 경기를 반등시켰다. 한편 2008년 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한 신용 경색으로 미국인의 소비를 위축시켰다가 2009년 하반기로 가면서 소비의 기술적인 회복을 가지고 왔다.

2010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개선 여부를 살펴보려면 일단 국내 주식시장의 전망이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가 속한 SK증권은 등락 밴드로 1400~1850을 예상한다. 연간 흐름은 상고하저(上高下低)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중국 경기 부양책의 효과다. 장기적으로 중국의 내수는 대단히 중요하다. 어떤 식이든 아시아 성장의 중심에는 중국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 현재 중국 경제가 처해 있는 상황은 내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다.

2008년 말 기준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내수(민간 소비+정부 지출)가 차지하는 비중은 49%에 불과하다. 중국 내수도 커지고 있지만 내수보다 투자와 수출의 증가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에 GDP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돼 왔던 것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더라도 중국의 내수 비중은 너무도 낮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중국 내수의 성장 잠재력은 대단히 높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 현재 중국 소비를 끌고 나간 건 다름 아닌 정부였다는 점이다. 즉, 정부 주도의 유동성 폭증에 의해 2009년 중국의 소비 성장이 가능했다. 물론 이러한 성장을 나쁘게 평가할 수 없지만 인위적인 유동성 폭증에 의한 성장세는 지속되기 어렵다.

2010년 주가 ‘상고하저’ 예상

둘째, 미국 소비의 기술적 반등이다. 미국 소비의 기술적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싣는 이유는 소비가 웬만해서는 잘 줄어들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이후 미국 실질 개인 소비 추이나 1980년대 미국 소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웬만한 경기 하강 국면에서도 소비의 절대 레벨은 잘 줄어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 소비는 2년 연속 줄었다. 월간 단위 미국 개인 소비의 고점 2007년 11월에서 저점인 2008년 12월까지 소비 감소율은 2.3%였다. 심각한 경기 후퇴를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소비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이는 미국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시스템 리스크였으며 이러한 리스크는 현재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결국 소비에 대한 가계의 태도를 보여주는 잣대인 저축률도 단기적으로는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다. 저축률은 주택과 주식과 같은 자산 가격 움직임과 역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용은 여전히 문제이지만 고용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현저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소비 회복은 2010년 상반기까지 완만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소비 정상화가 이뤄진 이후의 소비 증가 속도는 2004~2007년의 호황기에 나타났던 소비 증가 속도(연평균 3.1%)에 현저히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소비와 관련된 우려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미국 소비의 기술적 회복을 일단 즐기되 점차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

셋째, 2010년 국내의 기업 이익 규모다. 기업 이익과 관련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사상 최대의 이익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15년 동안 연말 애널리스트들의 이익 전망치가 실제 치에 부합됐던 경우는 세 차례에 불과했다. 2010년 이익 전망에도 낙관적 편향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정의 관성’이 낙관적 편향을 조장했을 가능성이 높고 실적 전망의 가변성이 높은 정보기술(IT) 섹터의 점유율이 높다는 점도 2010년 이익 전망의 신뢰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물론 이러한 사실로 국내 애널리스트가 무능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국내 애널리스트의 예측이 다른 국가보다 더 좋았다. 독일과 홍콩이 한국과 같은 적중률을 기록했을 뿐 미국과 영국은 예측 오차가 ±10% 이내에 있었던 경우가 2번에 그쳤고 일본과 대만은 1번에 불과했다. 따라서 실적 추정의 오류가 꼭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ETF 섹터별 투자 가능, 환금성 높아

한편 아직까지 상장 제조업체들은 줄여 놓은 재고를 충분히 늘려 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 제조업체들의 대차대조표에 나와 있는 재고 자산을 검토한 결과 재고 확충 과정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2010년 하반기보다 재고 확충 수요에 기댈 수 있는 상반기 이익 전망의 신뢰도가 더 높을 수 있다.

그룹주·대형주·ETF ‘알짜 삼총사’

이렇듯 2010년 주식시장은 박스권의 레벨 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에 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상반기에 국내 주식형 펀드를 모두 환매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증권사별로 2010년 전망치를 살펴보면 상고하저를 전망하는 증권사도 있고 상저하고를 예상하는 증권사도 있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각자 자신의 관점에서 시장 전망을 논리적으로 풀어내고 있고 그 또한 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레벨 업 된 박스권을 전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펀드는 1년, 2년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펀드를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정답이다. 매월 일정액을 펀드에 투자함으로써 매입 단가의 변동성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기에 접어들 때보다 큰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적립식으로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2009년에 이어 2010년도 그룹 주나 대형주 투자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유효하다. 2010년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인수·합병(M&A) 기대감이나 경기 회복기에 따라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이 그룹주 펀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룹주 펀드는 다른 섹터 펀드가 가질 수 없는 장점이 있다. IT 섹터 펀드는 IT 관련 섹터로만 투자되며 금융 섹터 펀드는 은행이나 증권·보험 관련 섹터로만 투자된다. 그러나 그룹주 펀드는 하나의 섹터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섹터에 걸쳐 투자가 가능해 분산 투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외국인이나 기관의 대형주 선호 장세 지속도 대형주 위주의 펀드 수익률 제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번 되풀이되는 적립식 투자를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바로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안이다. ETF(Exchange Trade Fund)는 특정 지수와 동일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덱스 펀드의 일종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매매가 이뤄지는 펀드를 말한다.

내년은 좋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지 않으면 수익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마켓 타이밍(Market Timing) 전술이 가지는 중요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장중 매매가 아니라 장이 끝난 후 종가로 매매가 이뤄지는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장중 언제든 원하는 가격에 매매가 가능한 ETF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환매 시 일반 주식형 펀드는 환매를 요청하고 4일이 지나야 비로소 현금이 회수되는데 반해 ETF는 주식과 같이 2일이면 현금으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환금성도 뛰어나다.

그리고 ETF로 섹터별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2006년 6월 26일부터 섹터지수를 활용한 ETF가 나오면서 또 다른 대안 투자(Alternative Investment)의 길이 열렸다. ETF의 섹터는 자동차·반도체·은행·증권·조선·IT·미디어·통신 등 세분화돼 있다. 따라서 해당 산업에 대한 전망을 통해 섹터 ETF 투자 시 초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정균 SK증권 펀드 애널리스트 jkahn@sk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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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12-22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