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business 제 747호 (2010년 03월 29일)

‘저등한’ 동물들의 유쾌한 반란

기사입력 2010.03.26 오후 02:28

우리는 인간이 동물이라는 사실을 대부분 잊고 산다. 그러나 그걸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따지면 인간이라는 종에 속하는 하나의 동물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진화론은 그 어떤 학문보다 높은 지위를 차지할 자격이 충분하다.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은 인류가 왜 지금과 같은 습성과 방식으로 지구상에 살고 있는지 해명하는 데서 찾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외르크 치틀라우 지음/박규호 옮김/174쪽/뜨인돌

● 외르크 치틀라우 지음/박규호 옮김/174쪽/뜨인돌

이 책은 자연의 설계도에 나타난 실수와 사고들에 관한 저자의 두 번째 책이다. 그가 발견한 자연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진화는 ‘사랑스러운’ 실수와 사고의 연속이다. 진화론에서 곧잘 연상되는 완고한 위계질서라는 개념은 허구에 불과한 셈이다.

진화론은 이 땅에 당당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들을 무언가 ‘결핍된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문제를 안고 있다. 예전에 학교에서 배운 진화의 도표를 떠올려 보면, 모든 생명체들은 오직 한 방향, ‘위’를 향해서만 발전한다.

단세포생물이나 무척추동물 같은 원시 생명체는 맨 아래쪽에 오글오글 모여 있고 어류·양서류·파충류 같은 변온동물은 중간에, 체내에 따뜻한 피가 흐르는 조류와 포유류는 가장 위쪽에 위치한다. 그중에서도 제일 꼭대기에는 영장류가 있고 인간이 있다. 인간은 비록 창조의 으뜸까지는 아니더라도 진화의 최정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저등한’ 동물들을 더 복잡한 생명체로 이행하는 과도기로 보는 이런 시각은 분명 어처구니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류를 단지 호모사피엔스가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오늘날에도 엄연히 어류는 무려 3만여 종에 이르는 거대한 집단을 이루며 존재하는데도 말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진화에는 본래 정답이 없다. 생명의 발단은 더 나은 형태를 향해 결코 직선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진화의 원동력은 바로 돌연변이이기 때문이다. 돌연변이에서 어떤 목표나 의도를 따진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진화의 방향성을 반박하는 또 다른 예는 가장 윗자리에 있는 포유류에도 진화의 실수와 사고가 차고 넘친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웃음을 자아내는 밝고 유쾌한 문체로 다윈의 진화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희한한 생물들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경제·경영 베스트셀러(3.11~3.17)

1. 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지음/사회평론/2만2000원
2. 혼창통/이지훈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3. 오케이아웃도어닷컴에 OK는 없다/장성덕 지음/위즈덤하우스/1만3000원
4.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
5. 구글드 Googled/켄 올레타 지음/김우열 옮김/타임비즈/2만 원
6. 경영학 콘서트/장영재 지음/비즈니스북스/1만3800원
7.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류랑도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8. 사소한 차이/연준혁 지음/위즈덤하우스/1만2000원
9. 아웃라이어/말콤 글래이드웰 지음/노정태 옮김/김영사/1만3000원
10. 마법의 돈관리/고득성 지음/국일증권경제연구소/1만2000원


‘저등한’ 동물들의 유쾌한 반란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목적의 힘


피터 템즈 지음/정성묵 옮김/240쪽/한국경제신문사/1만2000원

브루클린의 가난한 택시 운전사에서 하버드대 교수가 된 저자가 ‘목적이 이끄는 위대한 힘’에 대해 들려준다. 어떤 사람은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만,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스스로 세운 ‘목적’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 때문이다. 목적의 힘을 믿고 따르라는 것은 시공을 초월한 수많은 사상들 속에 담긴 성공과 행복의 열쇠다.


‘저등한’ 동물들의 유쾌한 반란
위기의 경영, 삼성을 공부하다


하타무라 요타로 외 지음/김대영 옮김/204쪽/스텍트럼북스/1만2000원

1993년부터 10년간 삼성전자에서 상무로 재직한 두 명의 일본인이 본 ‘삼성의 성공 비결’이다. 최근 일본에 불고 있는 삼성 배우기 붐을 실감나게 하는 책이다.

저자들은 삼성의 성공이 1990년대 초반 이건희 회장의 ‘위기의식’에서 시작된 사실과 현재 ‘위기의식의 부재’로 몰락의 길을 걷는 일본 기업을 대비시킨다.


‘저등한’ 동물들의 유쾌한 반란
원조의 덫

글렌 허버드 외 지음/조혜연 옮김/276쪽/비즈니스맵/1만5000원

저자들은 원조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세계 수많은 사람과 단체들이 아프리카의 빈곤 퇴치를 위해 많은 돈을 기부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빈곤국 정부와 비정부기구(NGO)에 원조금을 보내는 대신 오히려 빈곤국의 민간 산업을 지원해 중산층을 늘리는 것이 지구상에서 빈곤을 몰아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이다.


‘저등한’ 동물들의 유쾌한 반란
지식인과 자본주의


앨런 S 케이헌 지음/정명진 옮김/520쪽/1만9000원

이 책은 지식인과 돈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탐구한다. 자본주의를 탐탁지 않게 여긴 지식인들은 지난 150년 동안 쉼 없는 투쟁을 벌여 왔다.

민족주의와 반유대주의에서부터 사회주의, 파시즘, 반체제 문화운동, 반세계화운동, 녹색운동까지 그 갈등의 역사를 더듬으며 저자가 내리는 결론은 뜻밖이다. 지식인들은 다른 경제 체제로 자본주의를 대체하려고 애쓸게 아니라 시장이 절대로 내놓을 수 없는 것을 제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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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0-04-01 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