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집중’ 장외 주식 투자법

제한적 정보…회사 가치 반드시 검증해야

비상장 주식이라고 하더라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해당 종목의 안정성과 성장성이다. 비상장 주식의 경우 증권사의 리서치 자료가 전무하기 때문에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회사에 대해 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금융감독원의 전자 공시 시스템(dart.fss.or.kr)에서 감사 보고서를 확인하는 것이다. 재무제표를 통해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고 주석을 통해 해당 산업의 전망과 회사의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비상장 회사는 공시의무가 없기 때문에 역시 정보가 제한적이다.
투자 정보는 어디서
정보 사이트, ‘유사 중개인’이 점령

다음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국내 신용 평가사들을 통해서다. 신용 등급을 비롯해 대주주와 임원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유료 서비스라는 점에서 개인이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정보 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피스탁·오프보드 등은 ‘비상장 주식 포털’을 표방하는 만큼 각종 뉴스들이 잘 정리돼 있다. 특히 ‘기업 개요’ 정보 외에 기업공개(IPO)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IPO 개요’ 정보도 함께 제공된다.

현재 비상장 주식 거래 정보 사이트로 분류되는 업체로는 8개가 집계되지만(랭키닷컴 기준), 점유율 1% 이상은 5개다. 점유율 61.9%의 38커뮤니케이션은 가장 큰 규모로 비상장 거래 정보 사이트의 대표 주자 격이다.

이 사이트들의 특징은 거래 정보를 올리는 일종의 ‘포털’ 개념이지 직접 거래 중개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식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자본금 10억 원 이상으로 금융감독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이 요건을 만족시키지만 정보 사이트는 이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중개를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사이트에 올라온 ‘팝니다’, ‘삽니다’에 올린 매물을 보고 개인이 직접 연락을 취하고 구두로 매매 계약이 이뤄진 뒤 돈을 주고 주식을 수령해야 한다. 38커뮤니케이션·피스탁 등은 공통적으로 “우리는 거래 정보만을 올리는 곳이지 거래에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 사이트에 고지된 대로 개인들 간의 거래에 대해 우리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투자 정보는 어디서
정보 사이트들에 접속해 보면 굉장히 많은 ‘팝니다’, ‘삽니다’ 글들이 올라와 있다. 주의할 점은 이들 중 상당수가 일반인이 아니라 전문 주식 중개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부동산○○○’, ‘×××뱅크’ 등의 사이트에 올린 매물들 중 대부분이 개인이 아니라 부동산 중개인들이 올린 것이 많고 중고 자동차 매매 사이트인 ‘○○엔카’에 개인보다 전문 딜러들의 글이 도배된 것과 마찬가지다.

소속·이름의 비공개를 요청한 한 사이트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 불법 중개인들이라고 보면 된다. 그들은 정해진 수수료도 없이 자신들이 매물을 사서 마진을 붙인 뒤 되파는 것”이라고 전했다.

허가를 받지 않은 개인이 중개업자로 나서면 불법이지만 자기가 산 주식을 다시 되파는 것이니 불법은 아니다. 대부분의 매물이 이런 식으로 거래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순수하게 개인이 내놓은 매물만을 사겠다는 것도 현실성이 없는 셈이다.

어쨌든 비상장 주식은 거래소가 없기 때문에 ‘일대일 개별 상대매매’가 원칙이다. 따라서 개인들끼리 돈을 주고 주식을 사야 하는데 대부분의 주식은 유가증권 실물이 아니라 한국증권예탁결제원에 입고된 주식에 한해 전산으로 거래된다.

A가 주식을 B에게 팔 경우 B가 A에게 현금을 이체하고 B는 A에게 주식을 이체하는 것이다. 이때 A와 B는 모두 1개 이상의 증권사에 주식거래 계좌가 있어야 한다. 입고되지 않은 주식은 조폐공사에서 발행한 실물 유가증권을 수령해야 한다.

제도권 증권사들 속속 뛰어들어

문제는 A가 B로부터 돈만 받고 주식을 이체하지 않은 채 잠적할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 반대로 주식을 팔 때 대금이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현금을 실수로 이체했다고 해서 은행이 이를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주식도 한 번 전송하면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거래 당사자들이 전혀 만나지 않고 전화·전산으로만 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최근 제도권 증권사들도 비상장 주식거래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4월 26일 ‘비상장 주식 중개 서비스’를 오픈했다. 고객은 기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그대로 이용해 상장 주식을 거래하는 것처럼 매수가와 매도가를 올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법적으로 비상장 주식은 ‘일대일 개별 상대매매’이므로 거래가 자동으로 이뤄지지는 않고 증권사 직원이 일일이 전화를 걸어 거래를 성사시킨다. 수수료는 개인은 1%, 법인 및 대량 거래는 1.2%다.

기존에 리딩투자증권이 비상장 주식거래를 하고 있었지만 38커뮤니케이션과 피스탁 등의 정보 사이트보다 이용자가 적어 사실상 유명무실했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동양종금증권에 이어 우리투자증권도 현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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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현윤 동양종합금융증권 리테일전략팀장

35개 종목 엄선…안전성이 장점

아직 거래량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인데, 직원이 일일이 전화를 걸어 거래를 성사시키려면 수익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 아닌가요.

지금은 고객에 대한 새로운 투자 상품 서비스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렇지만 전망을 밝게 보고 있으니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래 종목을 35개로 한정하고 있습니다만.

정보 사이트에서 120~130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는데, 자체 리서치를 통해 종목을 엄선한 것입니다. 물론 레이팅(rating:신용 등급 매기기)이 달라지면 종목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엄격한 리스크 관리라고 보면 됩니다.

기존 비제도권 거래의 문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투자 정보는 어디서
투명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수수료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개 마진이 20~30%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서비스는 계좌를 튼 고객이 직접 희망 매도가·매수가를 올리고 이를 HTS를 통해 볼 수 있으므로 투명합니다.

또 매도자는 주식을, 매수자는 대금을 입금한 뒤에 최종적으로 거래가 마무리되므로 결제 불이행에 대한 리스크는 없습니다.

서비스 개시 이후 거래가 늘었습니까. 그리고 최근 인기 있는 종목은 무엇입니까.

거래소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거래량과 거래된 가격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인 개인들만 알 수 있어 비공개입니다. 대신 간접적으로 기준가가 전일 대비 급변하거나 매수·매도 잔량이 많은 종목이 인기가 있는 종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선정 비상장주식 35개 종목 : 현대위아, 환영철강, 삼성에스디에스, 메디슨, 포스코건설, 아주아이비투자, 서울통신기술, 한국증권금융, 현대캐피탈, 하이투자증권, 솔로몬투자증권, 케이티파워텔, 드림라인, SK텔레시스, 삼성전자서비스, 삼성자산운용, 현대로지엠, 세메스, 에스케이텔링크,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엘지씨엔에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카드,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아산, 티유미디어, 우리캐피탈, 휠라코리아, 두산엔진, 우리홈쇼핑, 미래에셋생명보험, 금호생명보험, 스포츠토토, 엘에스전선, 아이비케이투자증권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