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 법무법인 지평지성 대표변호사

[Special Interview] “맞춤형 법률 서비스로 해외 진출 지원”
법무법인 지평지성은 지난 4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세미나를 열었다. 법을 다루는 법무법인이 국제 세미나를 개최해 법조계와 재계에 큰 화제가 됐다.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등 최근 떠오르는 시장을 포함해 중국과 러시아 등의 법률 및 투자 전문가들로부터 현지 시장 현황과 투자 방향을 자세히 들을 수 있는 행사였다.

이 세미나는 법무법인 지평지성이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출범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법무법인 지평지성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국제 세미나와 포럼을 열 계획이다.

법무법인 지평지성을 이끌고 있는 양영태 대표변호사를 대한상의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나 비즈니스센터의 역할 등을 알아봤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의 문을 열었습니다. 센터의 역할은 무엇인지요.

그동안 기업들은 해외 사업에 대한 법률 자문을 로펌에 의뢰하면서도 제대로 된 법률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때그때 국내 로펌이 해당 지역 로컬 로펌의 의견에 의존하기 때문이죠. 지평지성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지역 전문 변호사들을 육성하고 해외 지사들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개설은 충실하게 해외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러 국가를 동시에 커버하는 종합적인 자문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른 것입니다.

60여 명의 변호사들이 ‘글로벌 비즈니스센터’에 소속돼 있습니다. 현재 5개의 해외 지사가 현지에서 고객들과 밀착해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베트남팀은 현대 엠코의 하이퐁 송지아 복합 리조트 프로젝트 파이낸스, 포스코의 아시아 스테인리스 스틸 인수 등을 자문해 베트남 분야 선두 주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만큼 해외 진출이 활발한데 현재까지 성과는 어떤지요.

중국·베트남(호찌민·하노이)·라오스·캄보디아 등에 5곳에 현지법인 또는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해외 사무소는 무려 2년 만의 준비 끝에 2007년 9월 설립한 중국 상하이 사무소입니다. 라오스 최대 로펌인 LLC와 설립한 합작법인 JSH-LLC는 현재 라오스에서 전문성과 현지 네트워크를 가진 국내 유일의 로펌입니다.

우리 로펌의 해외 사업은 고객들로부터 무척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본사의 인수·합병(M&A), 금융 등 각 분야의 전문 변호사들이 해외 업무를 직접 수행하고, 이러한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변호사들이 해외 사무소장으로 나가 현지화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해외 진출을 더 늘릴 계획인지요.
현재 러시아·중앙아시아·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 업무를 강화하면서 현지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에 사무소를 두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요. 이 밖에 브라질 등 중남미·미얀마·중동·아프리카·인도 등에도 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지요. 북한팀도 강화해 북한의 개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객들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 업무 분야를 확대할 수 있고 해외 업무에 따른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Special Interview] “맞춤형 법률 서비스로 해외 진출 지원”
해외 업무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요.


한국 기업이 처음으로 베트남 상장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 먼저 생각나네요. 간단히 설명하면 베트남 최초 상장회사 M&A 자문입니다. 롯데제과는 2008년 베트남 과자 생산 업계 2위인 비비카(BIBICA)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되는 동시에 경영권을 확보했습니다. 지평지성은 롯데제과를 대리해 비비카의 M&A를 성사시켰죠.
지평지성 변호사와 롯데그룹 담당자들이 호찌민을 8차례 이상 방문해 난관들을 헤치고 거래를 마쳤습니다. 베트남에서는 그 이전에도 일부 지분 투자나 합작회사 설립은 가끔 있었지만 베트남 상장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되고 경영권을 획득하는 형태의 M&A는 롯데그룹의 비비카 인수가 처음이었죠.

러시아의 자원과 관련한 업무도 기억납니다. 한국의 펀드가 러시아 사할린에 있는 석탄 광산을 보유한 우글레고르스크우골의 지분을 인수한 건입니다.

지평지성은 러시아의 석탄 관련 인·허가 문제, M&A와 관련한 러시아 회사법, 외환 관련법 및 공정거래법 등의 문제는 물론 러시아 파트너와의 협상에 대한 종합적인 자문을 제공함으로써 관련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단순한 법률 서비스 차원을 넘어 한국의 자원 외교에 일조한 셈이죠.

국내 법률 시장이 서서히 개방되고 있습니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법률 시장이 개방되면 국제 업무 분야에서 외국 로펌과의 경쟁이 더 심해질 것은 뻔합니다. 우리 로펌은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국제적 수준으로 원스톱 업무 처리가 가능하도록 해외 주요 지역에 네트워크를 계속 확장해 가고 있습니다.

법률 시장 개방은 외국 로펌과의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도 됩니다. 우리만의 튼튼한 이머징 마켓 중심의 네트워크와 영·미 로펌의 선진 시장 중심의 네트워크를 결합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평지성은 급성장해 왔는데 로펌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어떻습니까.
2000년에 설립돼 불과 10여 년 만에 대형 로펌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차세대 법무법인의 선두 주자라고 자부합니다. 저와 김상준·임성택 등 법무법인 세종 출신의 변호사 10여 명이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조용환 변호사 등과 함께 설립한 지평과 김&장법률사무소 출신의 강성·우승원 변호사가 설립한 법무법인 지성이 2008년 9월 합병해 지금의 지평지성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한국 변호사 100여 명, 미국·중국·영국·호주·베트남 등 외국 변호사 20여 명, 공인회계사 3명 등 130여 명의 법률 전문가들과 직원 120여 명으로 구성돼 규모면에서는 업계 7위 정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평지성만의 장점은 무엇인지요.

우리 로펌은 국내외 소송·중재, M&A, 증권·금융, 해외 업무, 건설·부동산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탁월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금융 잡지인 ‘IFLR 2010’과 ‘The Legal 500(2010년)’로부터 해당 분야 1위, 인수·합병, 금융 및 프로젝트 파이낸스·구조조정 및 파산 분야 각 2위, 자본시장 분야 3위로 뽑히는 등 기업 자문 전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2006년 유러머니가 발간하는 법률 전문 저널인 ‘아시아 로(Asia Law)’가 지평지성을 송무 부문 2위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구성원들도 막강합니다. 가정법원장을 역임한 이호원 대표변호사 및 조용환 대표변호사를 비롯해 임성택·우승원·배성진·김지홍 변호사 등 40여 명의 탁월한 송무 변호사들로 진용을 갖췄습니다.
강성 대표변호사, 김상준·명한석 변호사 등 40여 명의 막강한 맨파워를 자랑하는 M&A 및 회사 파트는 하이트의 진로 인수, 현대종합상사 매각 등 대형 M&A 경험이 많습니다. 특히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판사 출신인 홍성준 변호사는 기업 회생 및 회생 기업 M&A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지요.

금융 파트는 이병래·강율리·이행규 변호사 등 30여 명이 부동산 금융, 프로젝트 파이낸스, 증권, 펀드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미국 기업의 국내 상장 승인 1호인 뉴프라이드 코퍼레이션을 자문하는 등 일본 기업과 중국 기업 등의 국내 상장 업무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약력 : 1963년 부산 출생. 87년 서울대 법대 졸업. 92년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95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2000년. 법무법인 지평 수석 파트너. 2005년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 2008년 법무법인 지평지성 대표 변호사(현).

김문권 편집위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