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고마워’

(1) 갤러리를 운영하는 수영(김지호 분)은 낡은 단독주택에서 홀로 지내는 아버지(남명렬 분)가 원망스럽다. 그러나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오랫동안 아버지 곁을 지켜온 반려견 수철이를 통해 아버지가 남긴 선물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고마워, 미안해’)

(2) 노숙인 영진(김영민 분)은 그 일대를 주름잡는 노숙인 패거리의 강요에 못 이겨 유기견 쭈쭈를 분양받는다. 패거리가 쭈쭈를 잡아먹으려고 하는데, 영진은 자기도 모르게 애절한 눈빛의 쭈쭈를 구조한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인간과 개는 서로에게 유일한 친구가 된다.(‘쭈쭈’)

(3) 여섯 살 소녀 보은(김수안 분)은 백구 ‘보리’를 친동생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시골에서 올라온 친할머니는 “집 안에서 털 날리는 짐승을 키우는 게 아니다”라며 막무가내로 보리를 데려간다.(‘내 동생’)

(4) 고양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혜원(최보광 분)은 밤마다 길고양이 출몰 장소에 밥과 물을 놓아준다. 어느 날 2주 동안 혜원의 집에 머무르게 된 아버지(전국환 분)는 이런 딸이 못마땅한 나머지 혜원이 돌보던 고양이 나비를 몰래 쫓아버린다.(‘고양이 키스’)
[영화] 반려동물에 대한 진지한 성찰
우리는 모두 어릴 때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혹은 고양이에 대한 추억이 있다. 아이가 엄마를 세상의 중심으로 여기는 것처럼, 어릴 때 키우던 그 강아지와 고양이는 나를 세상의 중심처럼 우러러봤다. 반려동물에 관한 옴니버스 영화 ‘미안해, 고마워’는 우리가 한동안 잊고 있던 그 따뜻하고 착한 마음을 일깨운다.

송일곤 감독이 연출한 ‘고마워, 미안해’는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한 자식 같고 형제 같은 반려견을 통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오점균 감독의 ‘쭈쭈’는 인간이 동물을 내려다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동물을 통해 인간이 구원받는 관점의 변화를 시도한다.

박흥식 감독의 ‘내 동생’은 어린 시절 개와의 교감을 더할 나위 없는 순진무구한 웃음과 가슴 아픈 눈물로 아름답게 형상화한다. 임순례 감독의 ‘고양이 키스’는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유머러스하게 해소하는 시선이 돋보인다.

그동안 ‘마음이’라든가 ‘각설탕’처럼 개와 말을 각각 주연급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행로에 영향을 미치는 소재에 그쳤다는 아쉬움이 있다. ‘고마워, 미안해’는 처음으로 동물의 생존 조건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도다.


쿵푸팬더 2
[영화] 반려동물에 대한 진지한 성찰
감독 여인영 목소리 출연 잭 블랙, 더스틴 호프만, 안젤리나 졸리

‘평화의 계곡’에서 국수 가게 사장으로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었던 팬더 포(잭 블랙 목소리)는 그토록 원하던 ‘용의 전사’가 된다. 본격적으로 수련에 매진하던 포는 셴 선생이 위대한 쿵후 사부를 하나씩 제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포는 사부를 지키기 위해 무적의 5인방과 함께 길을 떠난다.


헤드
[영화] 반려동물에 대한 진지한 성찰
감독 조운 출연 박예진, 백윤식, 류덕환,오달수, 데니 안

천재 의학자 김상철 박사(오달수 분)가 자살하고 그의 머리가 사라진다.

말썽꾸러기 퀵서비스맨 홍제(류덕환 분)는 김 박사의 머리를 배달하던 중 백정(백윤식 분)에게 납치된다.

홍제의 누나이자 열혈 사회부 기자 홍주(박예진 분)는 남동생을 구하기 위해 백정과 한판 대결을 벌인다.


콜렉터
[영화] 반려동물에 대한 진지한 성찰
감독 마커스 던스탠 출연 조시 스튜어트, 마이클 레일리 버크

집 수리업자 아킨(조시 스튜어트 분)은 아내가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 때문에 사랑하는 딸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다.

새로 이사 온 보석 판매업자 마이클의 집 보수 공사로 받은 돈으로는 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
사채업자는 마이클의 금고 보석을 훔쳐오라고 제안하고 아킨은 텅 빈 마이클의 집에 숨어든다.


김용언 씨네21 기자 eun@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