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장기 상승기 초입’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신영증권 엄경아 애널리스트가 펴낸 ‘조선, 장기 상승기 초입’을 선정했다. 엄 애널리스트는 연초에 비해 30% 이상 상승한 조선업 기업들의 주가 수준이 결코 높지 않으며 세계적으로 선박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가 본격적인 업황 상승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연초 한국 조선 업체들의 수주 실적이 좋았다. 2월 말까지 수주한 금액만 조선 6개사 기준으로 73억 달러에 달한다. 금융시장 위축으로 조선 업체들의 수주가 기대 이하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투자자들은 당황했다. 투자자들은 조선주를 급하게 ‘주워 담았고’ 이에 따라 주가가 급등했다. 연초 대비 코스피 지수가 12.1% 상승한 가운데 조선 6사의 주가는 무려 33.9%나 올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제 조심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적 측면에서 이제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으며 단기간의 가파른 상승으로 조선주가 더 이상 싸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조선주가 일정 기간 상승하고 나면 하락 위험을 먼저 생각하는 이유는 ‘학습 효과’ 때문이다. 2010년 반등기에도 급격하게 상승하고 단기간에 조정 받는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지금의 조선주 움직임이 2010년과 비슷하다고 보는 시각이다.

그러나 조선 시장은 2년 전과 분명 다르다. 2010년 조선 시장의 반등은 수급 논리를 벗어난 투기적인 반등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공급과잉률이 가장 높은 벌크 선종에 대한 발주만 집중돼 해운 업계와 조선 업계 모두에 거품을 만들었다.
[화제의 리포트] 중형 조선주 노려라…현대미포 ‘강추’
하지만 2010년과 2012년은 시장의 건전성 측면에서 확연히 다르다. 대표적인 게 선박 공급 능력과 시장 수요의 괴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은 해운 업체들의 재무구조 악화로 단순 저가 발주 수요가 축소됐다. 이와 함께 경쟁력이 약한 조선 업체들이 퇴출되면서 총인도량이 축소되는 중이다. 해체에 들어가는 선박의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13년에는 선박 시장 수요와 공급의 괴리가 2% 안에 줄어들게 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선박 시장의 지나치게 빠르지 않은 점진적인 회복은 수주 경쟁력이 가장 높은 한국 조선 업체들에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이클에서는 특히 중형 조선주를 꼭 사야 한다. 추천주는 현대미포조선과 대우조선해양이다. 금융 위기 이후 대형 조선 업체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만 부각되고 있다. 전 세계 신조선 수주량이 약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주 잔량이 감소하지 않는 수준의 수주 경쟁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간 조정 받은 중형 탱커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임에 따라 중형 선박을 위주로 제작하는 조선 업체들의 수주 경쟁력이 부각되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상승 사이클에는 현대미포조선이나 STX조선해양과 같은 중형 조선 업체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현대미포조선을 조선 업종 최선호주로 추천하고 투자 의견은 ‘매수’, 목표 주가는 23만 원을 유지한다. 또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타사 대비 저평가됐다고 분석됨에 따라 이 회사를 투자 유망 종목(목표 주가 4만7000원)으로 추천한다.


정리=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