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호르몬과 성공적 비즈니스의 관계


“이사업은 자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일본 측 파트너가 한국에서는 자신에게만 사업권을 주겠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자신을 알기에 무조건 믿는다는 것이다. 철강 무역을 하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도 비슷한 말을 한다. 철강 무역은 아무나 뛰어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믿을 수 있는 관계가 있어야만 거래가 성사된다는 것이다.

사업의 원형은 원시 인류의 물물교환이다. 이러한 거래는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여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친밀한 관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첫 만남의 순간이 그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사업의 성공 여부도 인간관계가 결정한다는 의미다.
Cutout paper people standing in circle holding hands.
Cutout paper people standing in circle holding hands.
인간의 집단생활은 포유류로부터 진화됐다. 집단생활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스킨십이다. 어미가 새끼를 키우기 위한 행위로 시작된 스킨십은 서로의 따뜻한 피부를 접촉해 독립된 두 개체가 결합하는 의미다. 그만큼 안락한 상태는 없다. 엄마 품에 잠든 포유류 새끼의 표정은 한없이 안락해 보인다. 안정과 행복의 애착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행복한 호르몬이 분비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하다.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먼저 만들어져야 하는 것. 모르면 경계의 호르몬이 먼저 분비되기 때문이다.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같은 집단 내에서만 가능한 애착 행위를 새로 만난 관계에 도입하는 것이 바로 사업의 첫 만남이다. 친해지기 위해서는 뇌가 서로 통해야 한다. 이러한 뇌의 소통은 사업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 것과 같은 경직된 상황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스킨십처럼 친밀한 관계가 되어야 가능해진다. 그래야 변연계(邊緣系)라는 감정의 뇌에서 두 사람에게 동일하게 애착의 호르몬이 분비되게 된다. 그러면 두 사람은 서로 친밀하며 동시에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서로 만나기만 해도 안락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새끼가 엄마 품에 안길 때만큼은 아닐지라도 형제들끼리 재미있는 놀이를 할 때만큼의 안락감과 행복감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대화는 딱딱한 정보를 주고받을 때는 이뤄지지 않는다. 정보의 중요성에 먼저 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놀이처럼 주고받는 대화를 해야 애착의 호르몬이 분비되는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그 좋은 예가 와인·음식과 같은 문화적인 것을 대상으로 대화를 끌어가는 것이다. 와인은 좋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딱딱하지 않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너무 많은 와인 지식을 갖고 말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상대가 모른다면 불통의 시간을 가져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긴장을 유도할 수도 있다. 편하고 재미있게 주고받아야 애착의 호르몬이분비되고 무의식적으로 한편이 된다.

애착의 호르몬을 흡입한 뒤 사업 파트너에 대한 신뢰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실험해 봤다. 놀랄 만큼 신뢰감이 높아졌다. 첫 만남에서 어떻게 친해지고 얼마나 통할 수 있는 관계가 돼야 하는 것이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사업에서의 인간관계가 그 결과를 결정짓는다는 말이 된다.

인간은 소통과 교류의 동물이다. 현대에는 소통을 잘하는 인간이 사업도 잘할 수 있다. 소통의 능력이 그의 실력인 셈이다. 나의 능력을 결정하는 것은 내가 갖고 있는 사업적 지식도 관여하지만 그보다 더 결정적인 것이 ‘너’를 알아 ‘너’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라는 말이 된다.



김병후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사)행복가정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