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862호 (2012년 06월 13일)



[치유의 인간관계] ‘너’의 마음을 읽는 능력

기사입력 2012.06.12 오후 08:53


“이사업은 자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일본 측 파트너가 한국에서는 자신에게만 사업권을 주겠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자신을 알기에 무조건 믿는다는 것이다. 철강 무역을 하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도 비슷한 말을 한다. 철강 무역은 아무나 뛰어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믿을 수 있는 관계가 있어야만 거래가 성사된다는 것이다.

사업의 원형은 원시 인류의 물물교환이다. 이러한 거래는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여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친밀한 관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첫 만남의 순간이 그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사업의 성공 여부도 인간관계가 결정한다는 의미다.
[치유의 인간관계] ‘너’의 마음을 읽는 능력

인간의 집단생활은 포유류로부터 진화됐다. 집단생활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스킨십이다. 어미가 새끼를 키우기 위한 행위로 시작된 스킨십은 서로의 따뜻한 피부를 접촉해 독립된 두 개체가 결합하는 의미다. 그만큼 안락한 상태는 없다. 엄마 품에 잠든 포유류 새끼의 표정은 한없이 안락해 보인다. 안정과 행복의 애착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행복한 호르몬이 분비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하다.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먼저 만들어져야 하는 것. 모르면 경계의 호르몬이 먼저 분비되기 때문이다.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같은 집단 내에서만 가능한 애착 행위를 새로 만난 관계에 도입하는 것이 바로 사업의 첫 만남이다. 친해지기 위해서는 뇌가 서로 통해야 한다. 이러한 뇌의 소통은 사업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 것과 같은 경직된 상황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스킨십처럼 친밀한 관계가 되어야 가능해진다. 그래야 변연계(邊緣系)라는 감정의 뇌에서 두 사람에게 동일하게 애착의 호르몬이 분비되게 된다. 그러면 두 사람은 서로 친밀하며 동시에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서로 만나기만 해도 안락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새끼가 엄마 품에 안길 때만큼은 아닐지라도 형제들끼리 재미있는 놀이를 할 때만큼의 안락감과 행복감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유대감을 높이기 위한 대화는 딱딱한 정보를 주고받을 때는 이뤄지지 않는다. 정보의 중요성에 먼저 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놀이처럼 주고받는 대화를 해야 애착의 호르몬이 분비되는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그 좋은 예가 와인·음식과 같은 문화적인 것을 대상으로 대화를 끌어가는 것이다. 와인은 좋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딱딱하지 않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너무 많은 와인 지식을 갖고 말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상대가 모른다면 불통의 시간을 가져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긴장을 유도할 수도 있다. 편하고 재미있게 주고받아야 애착의 호르몬이분비되고 무의식적으로 한편이 된다.

애착의 호르몬을 흡입한 뒤 사업 파트너에 대한 신뢰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실험해 봤다. 놀랄 만큼 신뢰감이 높아졌다. 첫 만남에서 어떻게 친해지고 얼마나 통할 수 있는 관계가 돼야 하는 것이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사업에서의 인간관계가 그 결과를 결정짓는다는 말이 된다.

인간은 소통과 교류의 동물이다. 현대에는 소통을 잘하는 인간이 사업도 잘할 수 있다. 소통의 능력이 그의 실력인 셈이다. 나의 능력을 결정하는 것은 내가 갖고 있는 사업적 지식도 관여하지만 그보다 더 결정적인 것이 ‘너’를 알아 ‘너’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라는 말이 된다.



김병후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사)행복가정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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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2-06-13 1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