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주식시장 지표 연관성, 주식 투자를 위한 재무제표 읽는 법, 이를 이용하는 방법, 가치 평가에서 중요한 자기자본이익률(ROE) 사례 등을 제시했다. 필자는 주식 투자는 가급적 직접 하는 것보다 간접적으로 전문가에게 맡길 것을 권고한다.

어려운 과정이고 반복적인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주식 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몇 가지 중요하고 필수적인 과정, 즉 사업보고서 읽기, 재무제표 이해하기, 시장의 영향 등등을 살펴보는 필자 나름대로의 방법을 제시했다. 이제부터 정보기술(IT) 애널리스트 출신인 필자의 약력상 가장 오랜 시간 동안 투자 노트를 써왔던 IT 산업을 집중 분석한다.
FILE- In this Friday, April 20, 2012, file photo, vsitors look at new iPad tablet computers at an Apple store in Klang, outside Kuala Lumpur, Malaysia, Friday, April 20, 2012. Apple is set to report another record quarterly profit on Tuesday, April 24, 2012, continuing the relentless string of results that’s made it the world’s most valuable company. (AP Photo/Lai Seng Sin)
FILE- In this Friday, April 20, 2012, file photo, vsitors look at new iPad tablet computers at an Apple store in Klang, outside Kuala Lumpur, Malaysia, Friday, April 20, 2012. Apple is set to report another record quarterly profit on Tuesday, April 24, 2012, continuing the relentless string of results that’s made it the world’s most valuable company. (AP Photo/Lai Seng Sin)
IT 산업의 변화는 급격하게 진행된다. 기술의 변화는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산업의 편리성과 생산성을 개선하기도 한다.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면 변화에 따른 시장 재편이 이뤄지게 마련이다. 바로 패러다임의 변화다.

필자는 1989년부터 증권 관련 업종에 종사하기 시작했으며 초기 1~2년은 거시경제 분석 업무를 했다. 이후 1991년부터 전기전자 산업 분석, 기업 분석 업무를 담당했으니 20여 년을 IT 산업에 연관돼 있다. 전기전자를 요즘에는 IT(information technology) 혹은 테크(Tech: technology의 축약어)로 명명한다. IT도 다양한 분야로 세분화됐고 더 많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와 같은 중간재, 휴대전화·TV·게임기· PC 등과 같은 완제품, 그리고 이들의 생산 과정에 필요한 화학 재료와 부자재, 이들을 생산하는 장비 업체 등이 있다. 또 IT는 통신서비스·게임·소프트웨어 영역으로 확장해 정의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태양광·전기차·헬스케어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들을 추적하는 것이 필자의 주요 관심사이며 주식 투자에도 매우 중요하고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 산업의 핵심은 IT

2012년 8월 13일 한국증권거래소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한국 시장의 34.33%를 보유하고 있다(외국인 보유금액 382조 원, 전체 시가총액 1114조 원).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45.05%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전자는 전체 시가총액 중에서 22.08%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외국인들의 한국 전기전자, IT 업종에 대한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다. 전기전자에 분류되지는 않는 화학 업체들 중에서도 IT 재료 산업, 기계 장치에서의 장비 업체 등을 포함한다면 한국 IT 업체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보유 비중은 더 높아진다.

필자가 이글을 작성하고 있는 8월 21일 미국의 1등 기업으로 IT 기업 애플이 우뚝 섰다. 과거 IT 버블이 한창이던 시절 마이크로소프(MS)의 신기록을 넘어섰다.

애플의 본격적인 변화는 새롭지 않은, 잘 만들어진 아이팟(음악 재생기)이 출시됐던 10년 전부터였다. 작은 지진이었지만 여진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결국 IT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애플의 세계 시가총액 1위 달성은 개별 기업의 변화보다 산업계의 변화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 변화의 진행정도·속도·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듯하다. 중요한 변화를 쫓아가지 못했던 노키아(휴대전화)와 소니(MP3플레이어·게임기·TV)의 사례를 이미 경험했다. 변화는 진행형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변화의 흐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서의 지위가 바뀐 MS와 애플의 대결은 20여 년 전에도 있었다. 과거 ‘PC 대 PC’ 싸움에서는 애플과 MS의 경쟁은 MS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를 계기로 애플 최고경영자(CEO)이자 설립자인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세웠던 애플에서 퇴출됐다. 작금의 애플 승리는 ‘스마트폰 대 PC’ 대결로 이뤄진 결과라고 해석된다.

PC 산업의 생태계는 더 이상 성장 축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PC 산업의 선도적 기업인 MS의 성장 축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PC 산업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제 PC가 하던 역할을 스마트폰이 하고 있다. PC 영역에 태블릿 PC가 침투하고 있다. PC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도구인 태블릿 PC 형태의 아이패드가 제공하고 있다.

MS는 도스(Dos) 체계에서 새로운 윈도 95 OS(operating system)를 출시하면서 급격한 성장 기조를 이뤘다. PC 시장의 성장 촉매 역할을 MS가 이끌었다. PC 산업은 성장했고 새로운 IT 업계의 성장 기업인 델컴퓨터도 생성됐으며 디스플레이 업체와 반도체 업체들이 성장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IT 버블의 역사까지 포함되면서 MS의 시가총액은 1999년 12월 30일 6189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애플이 8월 21일 이 기록을 깨면서 역사의 기록은 바뀌었고 애플은 여전히 주식시장에서 성장 아이콘으로 평가 받고 있다.
[민후식의 투자 노트] IT 기업 분석법 "애플 역사상 시총 1위 …‘ 새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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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애플의 주가가 버블인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 이른 감이 있는 듯하다. 애플은 2001년 특별하지 않을 듯한 아이팟(iPod), 기존 휴대전화와 조금 다른 아이폰으로 시장을 변화시켰다. 기존에 없었던 제품이 아니라 기존 제품보다 디자인 측면에서 좀 간결한 제품이었다. 제품만으로 애플을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음악 재생기인 아이팟이 음원 구매, 거래 관계 시스템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이익의 원천은 아이팟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분류되는 애플의 아이폰을 단순한 휴대전화로 생각하면 애플의 이익을 추산할 수 없다. 각종 소프트웨어 직접 판매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스마트폰 판매로 창출하고 있다. IT 산업의 게임 룰을 바꿨다. 태블릿 PC인 아이패드, 그리고 애플TV의 자리매김에 대한 기대감 등이 애플에 대한 성장 기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다. 아이폰은 1세대 제품에서 9월에 5세대 제품이 출시된다. 애플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35.6%, 27.0%다. MS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37.9%와 23.0%다. MS의 윈도는 90%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기업이지만 애플은 그렇지 못한 기업이다.

IT 산업의 변화는 한국 IT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첫 번째는 애플의 행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애플과 연계된 기업들의 가치도 같은 궤적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애플 휴대전화의 납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이에 해당된다. 물론 애플 납품 비중만 가지고 투자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개별 기업의 경쟁력도 살펴봐야 한다. 만약, 전 세계 선두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에 함께 제품이 공급된다면 투자 대상 종목으로 선정될 만하다.

두 번째, 애플이 IT 산업계를 변화시키고 있듯이 이들에 대항할 수 있는 기업도 있다. 소프트웨어에서는 구글, 하드웨어에서는 삼성전자가 그 대상이다. 시장 변화에서 새로운 성장 역량을 발휘하는 기업은 있다.

세 번째, 애플은 스마트폰으로 시장을 변화시켰다. 스마트폰에는 PC 기능이 많이 내포돼 있다.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 PC가 전파되고 있다는 것은 PC 산업 부가가치가 이전되고 있다는 것을 위미한다.

그러므로 PC 산업에서는 위험 요인이 더 많이 증가할 수 있다. PC 관련 산업에서는 구조조정이 지속될 수 있는 이슈다. 저가 매수 기회로 PC 연관 비중이 높은 기업에 투자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2012년 1분기 전 세계 PC 시장은 전년 대비 0.1% 축소됐다. 반면 중국의 레노버는 14%대 성장으로 시장점유율 1위 휴렛팩커드(HP) 14.9%에 이어 14.7%(가트너 조사 자료)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위축에서 생산 업체가 변화되고 있다.

PC 시장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PC의 존속성보다 대체 시장 성장이 더 빠르다. 이에 대응해야 한다. 만약 이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휴대전화에서의 노키아·림(RIMM)과 같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술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PC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지고 있으며 그 익숙함은 태블릿 PC로 이어지고 있다.


민후식 파인투자자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