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 ‘턴어라운드’ 시작…소비 활성화가 관건

2014년 D램 산업은 제조업체들의 공급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 반면 스마트폰·태블릿PC 판매량 증가(각각 전년대비 25%, 17%), 스마트 정보기술(IT) 제품의 모바일 D램 탑재 용량 증가, PC 및 게임기의 고성능화 등에 따라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D램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14년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전망 2014 산업·과학기술] 스마트폰·반도체 ‘밀고’, 자동차가 ‘끌고’
2014년 낸드(NAND) 플래시메모리 산업은 스마트폰·태블릿PC 판매 증가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대용량 저장 장치)를 탑재하는 울트라북 및 하이브리드 노트북 증가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2014년 세계 최초로 양산 라인에 적용하는 3D 낸드 출현이 주목된다. 3D 낸드는 낸드 플래시메모리의 대용량화와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낸드 산업에서 절대적 독주 체제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디스플레이 산업은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중국 수요 둔화로 1분기에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업체들의 제한적인 생산 가능량 증가(전년 대비 4.5%)와 미국 및 유럽 수요 회복에 따른 액정표시장치(LCD) TV 판매 회복(전년 대비 4%), UHD-TV 시장 개화, 애플 iTV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TV 출시 등으로 2분기를 기점으로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관전 포인트는 애플의 ‘iTV’다. 애플 iTV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하는 소셜 TV의 개념을 넘어 축적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매우 스마트한 추천 서비스를 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개념의 스마트 TV를 선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디스플레이, 애플 ‘iTV’가 돌풍의 핵
휴대전화 산업에서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성장이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플라이 체인이 확고하고 강하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TV 등의 제품을 만들고 있고 그 부품은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많은 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또 그 부품을 만들기 위한 전자재료는 제일모직이 한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가 부품을 담당하고 있고 LG화학이 중요한 전자재료 공급원이다. 이러한 강력한 서플라이 체인은 빠른 대응력을 요하는 IT 제품 생산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대전망 2014 산업·과학기술] 스마트폰·반도체 ‘밀고’, 자동차가 ‘끌고’
2014년 대한민국 IT 업체들의 경쟁력 확대와 함께 주목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애플의 경쟁력 유지다. 둘째, 중국 업체들의 성장이다. 마지막으로 운영체제에서의 변화다. 현재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75%, 애플의 iOS가 17%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Windows)도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안정화되고 있던 운영체제 시장에서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4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급격한 성장보다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시장을 세분화해 보면 작은 변화들이 관측된다. 지역적으로 중국은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높은 성장 기대감은 낮아졌지만 2014년에도 경제성장률 이상의 자동차 수요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2대 자동차 수요국인 미국 시장은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리 인상에 예상됨에 따라 자동차 금융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년간 계속 수요가 감소해 왔던 유럽은 경기 여건이 최근 호전되고 있고 현지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속도를 냄에 따라 동유럽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요의 완만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종으로는 여전히 소형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친환경 차종 중심의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브랜드별로는 엔화 약세에 따른 수익성 회복을 무기로 일본 업체들의 마케팅 강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 속에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3년 4분기 이후 2014년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하반기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는 부분 파업, 연비 과장 충당금, 리콜 충당금 등 크고 작은 일회성 비용과 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그러나 2013년 하반기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러한 일회성 요인들이 사라지고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 또한 완화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신차 출시가 기다리고 있고 기아차는 2014년 중국 3공장이 가동되면서 양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망 2014 산업·과학기술] 스마트폰·반도체 ‘밀고’, 자동차가 ‘끌고’
글로벌 경제 회복 움직임에 힘입어 국내 조선 산업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3년 들어 선박 발주는 전년 동기 대비 98.8% 증가했다. 또 신조선 선가는 중소형 선박 가격 상승에 힘입어 신조선 선가 인덱스 기준 126으로 저점을 형성한 이후 최근 130을 회복했다.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상선 업황이 기조적으로 회복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건설, 최악의 시기는 지난 듯
2014년에도 조선 산업은 회복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그 이유는 컨테이너·탱커·벌크선 등 전통적인 상선 시황 회복뿐만 아니라 해양 유전 개발 설비 발주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과거 2년 동안 심해 시추 활동이 유례없을 만큼 활발했다. 글로벌 석유회사들은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육상 개발 방식(해양·석유 가스 자원을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이송해 처리하는 방식)에서 국내 조선사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부유식 개발 방식(해상에서 생산·처리·하역하는 방식)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2014년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해양 생산 설비 수주 금액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2014년 석유화학 업종 역시 비교적으로 긍정적이다. 수요는 유럽 수요가 미미하지만 회복세가 예상되고 중국도 현재 자체 설비 가동률이 풀가동에 달하기 때문에 점진적인 수입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급 관점에서 살펴보면 에틸렌 공급 증가율은 과거 평균 수준의 4% 증가율이 예상돼 수급상에서의 부담 요인은 적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합성수지를 비롯한 합성섬유·고무 등 전 화학제품의 가격이 점차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건설 산업은 국내 건설 경기의 완만한 회복과 해외 건설의 원가율 개선이라는 두 흐름으로 접근할 수 있다. 국내 건설 경기는 부동산 정책 효과에 힘입어 미약하나마 회복의 기미를 찾고 있다. 국내 건설 산업의 저성장(대우건설·현대선설·삼성물산·대림산업·GS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대형 6개 건설사의 2005~2014년 국내 매출 성장률 연평균 2.3%, 국내 수주 성장률 0.5%)과 달리 해외 건설 시장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 6개 건설사의 2005~2014년 해외 매출 성장률은 연평균 32.1%, 해외 수주 성장률은 26.6%로 국내 성장률과는 비교하기 무색할 만큼 급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2013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어닝 쇼크를 보인 건설업은 해외 수주의 저수익성 및 원가율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있었다. 긍정적인 포인트는 저수익성 우려가 큰 2009~2011년 수주에 의한 매출이 2012년 말의 매출액 대비 2013년 81.3%, 2014년 29.1%, 2015년 12.1%로 축소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즉 2013년까지는 저가 수주에 따른 원가율 상승의 부담이 있지만 2014년 이후에는 이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이와 함께 신규 수주도 건설사의 사업 계획에 부합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향후의 실적 부담은 완화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 소매 유통시장은 2012년 전년 대비 3.2%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2013년은 8월까지 전년 대비 1.3%의 성장률을 보여 2003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소비경기 침체 속에 정부의 규제까지 가세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4년 유통 업종은 만만치 않은 국내 소비 경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플러스알파’를 확보한 업태가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표적인 업태는 홈쇼핑이다. 중저가 상품 위주의 무점포 판매(홈쇼핑 포함)의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7.2% 상승(8월 기준)했고 국내 소매 유통시장 평균 대비 5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울렛도 주목해야 한다. 2013년 기준 롯데쇼핑이 롯데아울렛 서울역점·부여점을 차례로 오픈했고 12월 이천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는 8월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부산점을 오픈했다. 2014년에도 이러한 아울렛 부문의 성장 기조가 이어져 롯데는 진주점과 동부산점을 오픈하고 아울렛 사업 진출이 다소 늦었던 현대백화점은 김포에 첫 번째 아울렛을 선보일 계획이다. 백화점 3사의 지속적인 아울렛 출점으로, 2014년 말 기준 롯데백화점 12개, 신세계 3개, 현대백화점은 1개의 아울렛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망 2014 산업·과학기술] 스마트폰·반도체 ‘밀고’, 자동차가 ‘끌고’
2014년 증권 산업의 큰 화두는 산업의 구조 재편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KDB대우증권 등 대형 증권사의 민영화가 예정돼 있고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도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증권사 내부적으로도 비용 절감, 인원 감축, 사업 포트폴리오의 재구성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에 있다. 대형 증권사의 인수는 초대형 증권사의 출현과 함께 산업의 지배력을 변화시키고 성장의 구도를 전환시킬 중요한 이벤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대형 증권사를 자본력이 풍부한 은행계 또는 그룹에서 인수하거나 기존 대형 증권사와의 합병이 가능하다면 증권 산업은 새로운 경쟁 구도 하에서 성장의 축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2014년에도 주요 사업 영역의 개선과 변화가 크게 이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증권사 스스로의 체질 개선과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산업의 구조 재편과 함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변화가 진행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국내 인터넷 산업은 가장 크게 발전할 부문이다. 모바일을 포함한 인터넷 광고는 2014년 전년 대비 12% 성장한 2조66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2014년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8%로 예상되는 등 경기 회복이 시작되고 2월 동계올림픽, 6월 월드컵, 9월 아시안 게임 등 대형 이벤트가 연달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은 외산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의 독주가 이어져 국내 업체들은 어려울 수 있는 모습이지만 모바일 게임은 2013년 1조3000억 원의 시장이 형성되며 전년 대비 37% 정도 시장이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