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올 들어 7000% 상승…‘차액 거래’가능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애널리스트가 펴낸 ‘비트코인 차익 거래’를 선정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대중화된다면 여러 가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열린 시선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화제의 리포트] 또 한 번의 튤립 파동인가, 새 시대의 기축통화인가
2013년에 가장 많이 오른 금융 상품은 무엇일까. 주식 중에서는 단연 미국 증시가 생각날 것이다. 1만3000에서 시작한 다우지수는 어느새 1만6000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13달러에서 출발해 현재 900달러를 웃돌고 있는 상품이 있다. 수익률로 따지면 무려 7000%라는 무시무시한 수치다. 마치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튤립 파동(Tulip Mania)을 연상시킬 정도다. 주인공은 바로 비트코인 (Bitcoin)이다.

비트코인은 2009년에 처음 선보인 가상 화폐다. 사토시 나가토모라는 정체불명의 인물(혹은 집단)에 의해 개발됐다고 알려져 있다. 실물이 존재하지 않아 기존 온라인 머니 또는 적립 포인트와 비슷하지만 실물로 교환할 수 있고 일반 화폐로 환전하기가 자유롭다는 점에서 통화로서의 가치도 충분한 위치에 도달했다.


‘화폐의 독립성’이 가치 만들어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서는 비트코인 거래소에서 구입하거나 채굴(Mining) 프로그램을 가동해 암호화 알고리즘을 풀어야 한다. 이렇게 얻어진 비트코인은 온라인상의 지갑에 저장하거나 이체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통화량은 알고리즘에 의해 서서히 증가하게 돼 있지만 전체 통화량은 2100만 개로 제한돼 있다.

통화량이 제한돼 있다는 특징은 비트코인이 화폐로서의 교환가치뿐만 아니라 희소성에 따른 안전 자산으로서의 가치도 부각시켰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중국인의 투기 세력이 가세했다.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 청문회가 열렸고 이를 앞두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알려졌다.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화폐의 독립성을 꼽을 수 있다. 정부나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인데, 중앙은행이 무한정으로 찍어낼 수 있는 기존의 화폐와 달리 수학적 알고리즘에 의해 전체 공급량이 제한돼 있다. 그리고 국가의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 이에 따라 안전 자산으로서 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사용하기가 간편하면서 인터넷의 특징인 익명성도 보장된다.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면 소비자는 아마존(Amazon)이나 이베이(eBay)와 같은 온라인 상점에서 수수료 없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판매자 역시 신용카드나 결제 대행업체에 내야 할 수수료가 사라진다. 실제로 중국의 인터넷 포털 바이두(Baidu)는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제의 리포트] 또 한 번의 튤립 파동인가, 새 시대의 기축통화인가
아직 비트코인의 성공적인 안착을 논하기는 힘들다. 최근 비트코인의 성공에 힘입어 라이트코인(Litecoin) 등의 유사 가상 화폐가 등장하기도 했다. 다만 급격히 증가하는 온라인 결제에 대한 금융 수단과 기존 화폐의 대안이 되는 안전 자산의 필요성으로 가상 화폐와 관련된 산업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의 적정 환율은 얼마인지 궁금했다. 현재 명확한 이론은 없지만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을 비트코인의 이론가로 생각할 수 있다. 비트코인 채굴은 PC에 채굴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단순 연산 속도가 빠른 그래픽 카드를 이용하거나 맞춤형 반도체 칩을 사용해 가능하다. 채굴의 효율성은 하드웨어의 수준에 의해 좌우된다.

채굴 원가는 채굴에 필요한 하드웨어 비용과 이를 PC에 연결해 채굴할 때 발생하는 전기 요금이다. 따라서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그래픽 카드 또는 주문형 반도체 칩(ASIC)의 판매가와 월간 전기 요금을 한 달간 채굴 가능한 비트코인의 수량으로 나누면 1BTC의 이론가라고 할 수 있다. 일종의 내재 가치다.


최저 이론 원가로 191달러 수준
하드웨어 구매에 드는 초기 투자비용은 12개월 동안 감가상각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비트코인 채굴량과 소비 전력은 비트코인 위키 사이트(https://en.bitcoin .it/wiki)를 참조했다. 전기 요금은 우리나라 여름철, 겨울철 산업용 전기 요금 수준인 kWh당 75원을 적용했고 환율은 달러당 1060원을 가정했다. 채굴 난이도는 11월 25일 현재 수치를 사용했다.
[화제의 리포트] 또 한 번의 튤립 파동인가, 새 시대의 기축통화인가
이를 바탕으로 구한 비트코인 이론가는 주문형 반도체를 이용할 때 최저 191달러였다. 현재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격이 800달러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이 현재 이론가 대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채굴 참여자가 계속 증가하면 난이도가 높아져 원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앞으로 비트코인의 인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이론가도 높아지게 되며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금으로 비트코인을 구입하거나 비트코인을 달러와 원화 등으로 환전하기 위해서는 증권거래소와 같은 비트코인 거래소를 통해야 한다. 거래소별 점유율은 중국의 비트코인차이나(BTC China)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해 왔던 일본의 마운틴곡스(Mt.Gox)거래소는 중국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에도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비트코인거래소(www.korbit.co.kr)가 있다. 아직 거래량은 많지 않은 편이다. 화폐 종류별 거래량은 아직 미국 달러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 뒤를 위안화가 쫓고 있다.

비트코인 거래소 간 가격 괴리를 이용한 차익 거래도 가능하다. 현재 미국 달러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거래소 중 거래가 활발한 곳은 비트코인차이나·마운틴곡스·비트스탬프(BitStamp)·비티시닷이(btc.e)가 있다. 이 중 비트코인차이나는 외국에서 거래가 불가능하다.

차익 거래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매도 호가가 가장 낮은 비티시닷이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한다. 이후 매수 호가가 가장 높은 비트스탬프에서 매도하는 것이다. 여기에 각종 수수료를 제하고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 비트코인을 처음 구매하기 위해 필요한 외화 송금 수수료 3%를 가정하고 11월 25일 현재 각 거래소 수수료는 0.5% 수준으로 이를 적용할 때 가격이 높은 거래소의 매수 호가와 가격이 낮은 거래소의 매도 호가의 스프레드 가격 ‘3%+0.5%+0.5%=4.0%’ 이상이면 차익 거래가 가능하다. 실제 거래 시 예상하지 못한 수수료와 유동성 문제 등으로 수익은 낮아질 수 있다. 또한 아직까지 각국 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하고 입출금하는 절차가 비교적 까다롭다. 해외 계좌를 가지고 있고 금액이 일정 규모 이상이라면 차익 거래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물론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다. 미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청문회가 열리고 있으며 독일과 중국 등도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다.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잠재적인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