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2회 연속 ‘3관왕’, 하반기엔 ‘영업 연계’ 발 벗고 나설 예정

[COVER STORY_1위 증권사 비결] ‘매크로 분석’의 쾌거…인원 늘려 ‘레벨업’
지난해 하반기 1위를 차지한 신한금융투자가 이번에도 왕좌를 지켰다.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사·리서치센터·법인영업 평가에서 1위를 싹쓸이하며 3관왕의 영예를 얻었다. 신한금융투자가 업계 최강자로 떠오른 데는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의 공이 컸다.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출신인 양 센터장은 2011년 리서치센터 사령탑에 부임한 뒤 ‘카리스마형 리더십’을 발휘해 약체로 평가받던 팀을 단시간 내 ‘리딩 그룹’으로 변모시켰다. 2010년 하반기 조사에서 19위에 불과했던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고속 상승을 거듭한 끝에 작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 2회 연속 1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정상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톱다운’ 부문의 인원과 역량을 강화한 결과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에 대한 대응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투자전략부 30%가 ‘톱 5’에 이름 올려
양 센터장 체제 이후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거시경제 분석에 비중을 크게 두는 ‘톱다운’ 방식, 산업과 개별 기업을 담당하는 ‘바텀업’ 방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양 센터장은 해외시장 분석에 더욱 몰입했다. 국내 자금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속도가 빠르고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 이슈로 글로벌 시장의 민감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산의 글로벌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글로벌 매크로 부문 강화를 말로만 그치지 않고 직접 행동으로 옮겼더니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COVER STORY_1위 증권사 비결] ‘매크로 분석’의 쾌거…인원 늘려 ‘레벨업’
우선 관련 부서의 규모를 키웠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기업분석부(반도체·자동차·은행 등) 31명, 투자전략부(투자 전략, 채권 분석, 글로벌 분석 등) 23명, 투자분석부(시황 정보, 스몰캡 등) 12명, 리서치지원팀까지 총 4개 부서에 8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상반기에만 톱다운 부문 담당 부서인 투자전략부의 인원을 5명이나 보강했다. 이 때문에 섹터 애널리스트는 다소 줄었다. 놀라운 것은 투자전략부 소속 가운데 윤창용(거시경제 1위), 이경수(투자 전략 1위), 최동환(파생 상품 2위), 강성부(신용 분석 2위), 곽현수(데일리 시황 3위), 류주형(계량 분석 4위) 등 각 부문별 5위 이상에 이름을 올린 이들이 모두 9명으로 30%에 가깝다는 점이다.

톱다운 부문 보고서의 질도 한층 레벨업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한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훈련을 거듭한 덕분이다. ‘글로벌 투자 전략(월간)’을 비롯해 ‘생각해볼 만한 차트(일간)’,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위클리(주간)’, ‘글로벌 돋보기(주간)’ 등 시장 동향을 기록, 분석한 다양한 보고서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글로벌 경제 분석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소버린 리스크(국가 신용 위험) 보고서를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중국은 물론이고 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10개 국가의 경제 상황, 채권, 금리 정책, 사회, 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한 보고서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동향과 투자 트렌드를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올 하반기 ‘딜 소싱(투자 검토)’에 주목한다.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회사채 및 유동화 증권(ABS) 발행, 주식 대량 매매(블록 딜), 예금 유치 등 수익 창출이 가능한 이벤트를 찾아 발 빠르게 본사 영업 조직에 넘겨줄 예정이다. 증권사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 홀세일 중심의 영업 지원에서 탈피해 전 영업 부문으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2014년 상반기에는 신한금융투자 법인영업도 리서치센터 못지않게 맹활약을 펼쳤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리서치센터의 체질 개선 영향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2012년 하반기 베스트 법인영업에서 1위로 급부상하더니 2013년 상반기 3위, 하반기 1위에 이어 이번에도 정상을 유지했다.

1위 비결은 고객 중심 서비스에 있다. 실제 조사 항목 가운데 ‘고객 관리’ 부문은 타 증권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성열 신한금융투자 법인영업부 부서장은 “신한금융그룹의 미션인 ‘따뜻한 금융’ 정신의 영향으로 고객들과 따뜻한 유대감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COVER STORY_1위 증권사 비결] ‘매크로 분석’의 쾌거…인원 늘려 ‘레벨업’
내부 협업 시스템 가동
신한금융투자 법인영업은 기업들의 진짜 니즈를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한다. 기업의 궁금증을 누구보다 신속하게 처리해 주고 시장의 이슈에 대해 포럼·설명회 등을 자주 개최하는 등 고객과의 접촉을늘려 나갔다. 대형 증권사에서부터 중소형사에 이르기까지 기업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대부분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대신 고객들이 어떤 증권사보다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법인영업이 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COVER STORY_1위 증권사 비결] ‘매크로 분석’의 쾌거…인원 늘려 ‘레벨업’
이처럼 최근 2~3년 동안 고객 중심 서비스에 힘을 쏟은 결과 올 상반기 기업들의 자문 요청이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내부 협업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법인영업이 고객들의 관심사, 시장의 이슈 등을 전달하고 리서치센터의 스트래티지스트, 이코노미스트, 섹터 애널리스트들이 고객들에게 맞는 리서치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최근 기업 지배 구조에 대해 관심도가 높다는 점을 법인영업이 파악하면 이를 리서치센터에 전달하고 지배 구조 담당 애널리스트는 해당 주제를 세미나로 준비하는 식이다.

이 밖에 함께 캠핑을 가거나 단체 영화 관람 등 소소하지만 감성적인 터치를 통해 법인영업과 기업 간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데도 힘을 쏟았다.

올 하반기 신한금융투자 법인영업은 고객 베이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존 고객 관리와 함께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관, 신설 자문사 등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김민주 기자 vit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