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품 아모레퍼시픽, 그룹별로는 삼성· LG 각각 3개 기업 진입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 25] 조사결과 LG화학 종합 1위…24개 업종별 리더 선정
한경비즈니스와 지속 가능 경영 컨설팅사 EFC가 공동 선정한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 25’는 지속 가능성의 핵심인 환경, 사회, 지배 구조를 국제 기준에 따라 객관적 지표에 의해 평가한 것으로 부채비율, 총자산순이익률(ROA) 등 재무 성과를 포괄한 종합적인 평가로 의미를 갖는다. 환경, 사회, 지배 구조,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측정한 결과 총 25개 기업이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로 선정됐다.

종합 1위는 LG화학이 차지했다. LG화학은 꾸준한 경영 실적과 투명한 지배 구조를 강점으로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지속 가능 경영을 더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통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인 대외협력총괄 산하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팀을 두고 있다.


금융권은 DGB·삼성화재·삼성증권
종합 1위 이외에도 각 분야별로 총 24개 리딩 기업이 선정됐다. 가정용품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아모레퍼시픽은 물류에서 제조까지 친환경 시스템을 완비, 특히 환경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LG생명과학(제약 부문 1위)은 대사 질환, 바이오 의약품, 백신 등 3대 시장 선도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서 매출 성장과 함께 사회 공헌 활동에 특히 힘을 쏟는다.

현대건설(건설)의 지속 가능 경영은 크게 ▷전략 경영 ▷환경 경영 ▷기술 경영 ▷인재 경영 ▷상생 경영 등 다섯 가지 관점에서 이뤄진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가치 창출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창출한다는 전략 경영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대하이스코(금속)는 탄탄한 경영 실적을 바탕으로 사회 공헌의 ‘글로벌화’를 이루고 있다. 저개발국가의 빈민촌을 찾아가는 등 글로벌 봉사 활동에 주력한다.

금융권에선 DGB금융지주(금융지주)·삼성화재(보험)·삼성증권(증권)이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로 선정됐다. DGB금융지주는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이끄는 금융사로, 투명한 의사 결정 구조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지속 가능 경영을 펼치고 있다. 삼성화재는 2012년 지속가능위원회를 구축하고 사회적 책임 경영 추진 가속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해관계인의 가치 창출을 최우선으로 삼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를 경영 활동에 반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기계)은 지구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사회 책임 경영을 위해 CSR 전략 체계를 갖추고 매년 CSR위원회를 통해 사회 책임 경영 추진 과제를 발굴하고 실행하고 있다. 포스코컴텍(비금속광물)은 글로벌 석탄화학과 탄소 소재 전문 기업이다. 산업 소재 분야에서의 차별화된 기술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특히 상생 경영, 환경 경영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SBS(엔터&미디어)는 모금 방송, 포럼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희망을 만들어 가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 KSS해운(운송)·롯데쇼핑(유통)·삼천리(유틸리티)·CJ제일제당(음식료)·LF(의류)·기아차(자동차)·한라비스테온공조(자동차 부품)·현대중공업(조선)·SK텔레콤(통신)·무림P&P(종이화학)·SK이노베이션(화학)·삼성전자(전기전자)·한전KPS(IT 서비스)·LG(지주회사)가 지속 가능 경영을 실현하는 슈퍼 컴퍼니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지속 가능 경영(Corporate Substainability Management)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지속 가능 경영은 단순히 기업이 오래 살아남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기업의 모든 경영 활동 과정을 경제·환경·사회적으로 통합 추진하며 비즈니스 생태계의 이해관계인 간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재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적으로는 수익을 창출하면서 사회에 공헌해 기업에 대한 긍정적 기반을 구축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의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지속 가능 경영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1992년 유엔 지구정상회의에서 인류 차원의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지속 가능 개발’을 선언한 이후 기업 경영 활동에 도입됐다. 1995년 ‘지속가능발전세계 기업가협의회(WBCSD)’가 발족됐고 2002년 다보스포럼에서는 46개 다국적기업이 글로벌 기업 의제로 논의하기도 했다. 2010년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가 26개국 766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3%가 ‘지속 가능 경영이 사업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세계적 경영 구루인 C. K 프라할라드 전 미시간 경영대학원 교수는 “영리한 기업은 지속 가능성을 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여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속 가능 경영은 CSR를 포괄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최근 급부상하는 공유 가치 창출(CSV)도 지속 가능 경영의 일환이다. 기업에 따라 환경, 상생, 사회 공헌, 재무 건전성 등 무게중심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이해관계인들과의 ‘소통’과 ‘공유’에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매년 CSR 보고서를 만들어 이해관계인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2년 3월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가 발족된 이후 삼성전자·현대차와 같은 대기업들이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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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고 공유하라
특히 해외 진출을 계획하는 기업이라면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는 필수 사항으로 꼽힌다. 국내 1위 종합 식품 회사 CJ제일제당은 바이오 및 사료 분야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한국에서 보편화된 보고서가 아니라 그동안 내지 않았는데, 해외 바이어들이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일이 많아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보고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에는 큰 관점에서 지속 가능 경영의 주요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경제적·환경적·사회적 성과와 계획을 주로 다루고 있다. 세부 내용으로 회사 소개, 지속 가능 경영 전략 및 지배 구조, 윤리 경영, 고객 만족 경영, 환경 경영, 임직원 만족 경영, 협력사 상생 경영, 지역사회 참여(사회 공헌) 등이 포함된다. 기업에 따라 중대성 평가를 통해 중요 항목을 선정, 보다 세분화해 보고하는 형식이다. 유엔 산하에서 분리된 글로벌 비영리 기관인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가이드라인을 주로 참고하며 가장 최근 버전으로 2013년 5월 발표된 ‘G4’ 가이드라인이 있다. 기업들은 지속 가능 경영이 기업의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도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코웨이에서 2005년부터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서향희 차장은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 및 전략과 성과를 이해관계인과 적극적으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수단이 일차적인 목적이고 기업의 중·장기 투자자들은 기업 가치 평가에 지속 가능 경영 수준을 평가해 반영하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공개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또 다른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