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와 MOU 체결 진두지휘, TF 구성해 실무 이끌어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 정기선(33) 현대중공업 상무(총괄부문장)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의 협력 관계 구축을 주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2014년 10월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현대중공업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정 상무는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해 현대중공업 임원들과 함께 아람코 본사로 건너갔다. 그리고 11월 11일 현대중공업이 아람코와 합작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조선소를 건설한다는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로 현대중공업은 사우디 내 조선·엔진·플랜트 등 중공업 분야에서 각종 우선권을 확보, 중동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4월부터 TF 가동…프로젝트 의지 남달라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4월 아람코 이사진이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를 찾은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이들을 영접한 이가 정 상무다. 정 상무는 아람코 이사진이 돌아간 직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협력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사우디를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실무 협상을 이끌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정 상무는 2009년 1월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 같은 해 미국 유학길에 올라 2011년 스탠퍼드대 MBA 과정을 밟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약 2년간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이후 2013년 6월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복귀하며 다시 경영 수업에 들어갔고 2014년 10월 상무로 승진했다.
정 상무는 지난 10월 승진 전부터 활발한 대외 활동을 시작했다. 글로벌 선주사 대표들을 두루 만나며 네트워크를 넓히는가 하면 2014년 9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국제 선박·조선·해양 기술 기자재 박람회(SMM)에 현대중공업 차기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얼굴을 알렸다. 2015년 10월엔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오일 업계 행사인 ‘가스텍’에 참여하며 경영권 후계자로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상무는 체결식에서 “이번 MOU는 현대중공업에 성장 기회를 가져다줄 ‘제2의 주베일 산업항 공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1976년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는 규모만 9억60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대공사였다. 정 상무의 할아버지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이 공사를 진두지휘했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

정기선 상무는.
1982년생. 2005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2011년 스탠퍼드대 MBA. 2011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 지사 컨설턴트. 2013년 6월 현대중공업 경영기획실·선박영업부 부장. 2014년 10월
현대중공업 상무(총괄부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