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재배분 한계 극복…수익률 극대화
사례 1> 서울 대치동에 사는 김동현(가명·27) 씨는 최근 공인보석감정사 자격을 취득하고 시중의 한 대형 백화점에 있는 보석 명품 브랜드숍에 취직했다. 평소 부모 세대의 불안한 노후를 옆에서 지켜봐 온 김 씨는 첫 월급을 받은 순간부터 저축을 계획하고 연금 상품에 가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긴 납입 기간과 금액이 부담스러워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보험설계사로부터 상담을 받았다. 노후 준비에 대해 담당 설계사는 시간과 돈의 양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적은 금액으로 나눠 가입하라고 권유했다. 고민 끝에 김 씨는 매월 25만 원을 두 개의 상품에 나눠 납입하기로 결정했다. 하나는 5년 납 15만 원이고 다른 하나는 10년 납 10만 원이다.

사례 2> 명동 소재의 한 비영리재단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박주영(가명·54) 씨는 과거 수차례 보험을 가입했다가 해지한 경험이 있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은퇴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자 박 씨는 과거 해지했던 연금보험을 후회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느냐며 보험설계사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상담 끝에 박 씨는 두 개의 상품에 가입했다. 먼저 예금 자산 5000만 원으로 일시납 연금을 선택했다. 적지 않은 규모의 목돈이지만 은퇴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해 6년간 변액상품을 선택했다. 또 다른 상품은 월 납입액 30만 원으로 연금 수령 전 사망 보장이 가능하다. 부족한 사망 보장에 대비한 것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후 대비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국가가 보장해 주는 국민연금과 기업의 퇴직연금만으로는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개인연금을 준비해야 할 때다. 사회 초년생뿐만 아니라 은퇴를 앞둔 이들을 위한 다양한 변액보험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특히 변액연금보험은 ‘보험’과 ‘연금’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 상품으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변액보험은 가입한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 중 사업비 등을 제외한 일부를 모아 주식·채권·혼합형 펀드(특별 계정)에 투자해 이익금을 배분해 주는 보험을 뜻한다. 보험과 투자 상품 사이에 끼어 있는 금융 상품이다.

세제 혜택 큰 변액연금보험
변액연금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세제 혜택이다. 가입 후 10년간 납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납입 금액에 상관없이 이자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또한 시장 상황에 따라 연간 12회까지 무료로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대부분의 변액보험에는 펀드 자동 재배분 기능이 적용되고 있다. 이 기능은 최초 가입한 펀드의 투입 비율대로 펀드 적립금의 비율을 자동적으로 조절해 준다. 예를 들어 최초 가입 시 A펀드를 50%, B펀드를 50% 선택했을 때 가입 이후 A펀드의 투자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총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A펀드가 70%, B펀드가 30%가 됐을 때 이를 자동적으로 50 대 50으로 변경해 주는 것이다.

자동 재배분 기능은 기존 펀드 비율을 그대로 유지해 주는 데만 국한돼 있다는 단점을 지녔다. 수익의 안정성을 추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새로운 펀드를 편입하거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펀드를 제외하는 등 능동적으로 펀드를 변경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에 탑재된 MVP 펀드는 이러한 한계점을 뛰어넘어 눈길을 끈다. 다양한 10여 개의 국내외 펀드를 포트폴리오로 구성, 3개월마다 능동적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의 조합을 변경하면서 관리해 준다.

변액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수익률이다. 수익률이 곧 변액보험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자동 재배분 한계 극복…수익률 극대화
미래에셋생명, 3년 수익률 1위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펀드 주식 혼합형, 채권 혼합형 3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생명의 ‘글로벌컨슈머섹터주식안정성장자산배분형’, ‘배당주안정자산배분형’ 펀드가 각각 31.1%, 19.66%의 직전 3년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식 혼합형, 채권 혼합형 펀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잔존 계좌 수가 500억 원 이상인 혼합형 펀드 117개를 대상으로 한 이번 수익률 비교는 자산 운용 성과를 판단하는 척도인 장기(3년) 수익률을 기준으로 삼았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변액보험의 특성이 장기 투자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기존 변액보험에 안정성을 더한 ‘스마트톱(Top)변액연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실적 배당형’ 연금이지만 수익률이 130%를 도달하면 고객이 원할 시 ‘공시 이율(적용 금리)형’으로 전환할 수 있다. 공시 이율형으로 전환하지 않고 계속해 실적 배당형으로 적립액을 운용하더라도 연금이 지급되는 시점에는 이미 납입한 보험료의 130%를 최저 보증하도록 했다.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한 기능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납입 도중 장해 발생으로 보험료 납입 능력을 상실할 때를 대비한 ‘납입 면제 특약’을 도입했다. 고연령 고객의 연금 재원 조기 마련을 위해 3, 4년 납 같은 단기 납도 마련했다.

교보생명은 오랫동안 노후 연금을 준비하는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취지에서 ‘미리 보는 내 연금 교보변액연금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의 특징은 만기까지 유지하면 투자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일정 금액이 더해진 확정연금을 받을 수 있다. 납입 원금만 최저 보증하는 기존 변액연금의 틀을 깼다는 평이다.

ING생명은 납입 보험료의 최대 200%까지 보증해 주는 ‘무배당 오렌지 변액연금보험’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총 11종의 국내 인덱스, 채권형, 국내외 펀드들을 갖추고 있어 투자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보험료 납입이나 연금 수령 시기를 설정할 수도 있다.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땐 수수료 없이 중도 인출하거나 보험료 납입 일시 중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여유 자금이 생기면 추가 납입 제도를 통해 보험료를 유연하게 납입할 수 있다.

보험 업계 관계자들은 시중에 다양한 변액연금 상품들이 나와 있지만 각 상품의 수익률을 잘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같은 글로벌 펀드라고 해도 실제 해외투자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펀드가 탑재돼 있지만 실제로 운용되고 있는 자산이 거의 없다면 투자 효율성이 떨어져 사실상 분산투자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서다.

김현기 기자 henr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