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극복한 결혼 11년 차 조진영·정기철 부부…전국 난임 부부 21만 명
2016년 새해 첫 아기 ‘차병원’서 탄생
2016년 1월 1일 새벽 0시 0분 차의과학대 차병원에서 새해 첫 아이가 태어났다. 산모 조진영(40) 씨와 남편 정기철(41) 씨 사이에서 태어난 4.26kg의 건강한 남아 딴딴이(태명)가 힘찬 울음소리로 새해 시작을 알렸다. 조 씨 부부에게 이번 출산은 새해 첫 아기를 출산했다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부부는 결혼 8년 차인 2013년부터 시험관아기를 3차례나 시도, 3전4기 만에 어렵게 임신에 성공했다. 산모 조 씨는 “임신 후 아기가 뱃속에서 커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건강하게 태어나 줘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들 부부는 난임을 극복하고 출산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지만 한국에서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난임 부부는 21만 명에 달한다. 부부 10쌍 중 1쌍은 난임으로 고통 받고 있고 그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정부도 난임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난임 부부를 위해 2017년부터 시술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난임 휴가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난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 결혼 연령이 늦어진 탓이 가장 크다. 출산을 미루는 만혼 여성이 증가하면서 막상 출산할 시점에 난소의 기능이 많이 떨어지고 난자 또한 건강하지 않아 임신이 잘되지 않거나 임신하더라고 유산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도 원하는 시기에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하기 위해 난자 냉동이 최근 만혼 풍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 ‘난임센터’ 오픈
차병원 윤태기 교수팀은 2012년 2월 국내 최초로 만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환자의 난자를 9년간 냉동 보관했다가 아이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9년에 걸친 난자 보관은 국내 최장 기록이기도 하다.

차병원그룹은 늦은 출산과 만혼 시대를 대비해 난자 보관 뱅킹 시스템을 도입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난임센터를 오픈했다. 서울역 차병원은 서울스퀘어(서울시 중구 한강대로 416) 건물 2~3층 총 455㎡(약 1500평) 규모로 글로벌 난임 치료, 소셜 뱅크, 태아 유전자 검사센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소셜 뱅크에는 난자·난소조직·수정란 등이 보관되며 난임 치료뿐만 아니라 향후 암 치료에도 활용된다. 또 태아 유전자 검사센터에서는 착상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태어날 아이에 대한 유전자 질환 검사도 가능하다. 이 밖에 난임 환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대기 공간과 다양한 솔루션 도입으로 고객의 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신속하게 고객의 요구를 총족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고객 위주의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에서 국제공항철도를 이용하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KTX, 지하철 1·4호선, 경의중앙선을 이용해 전국에서 접근하기가 쉽다.

서울역 차병원 윤태기 원장은 “차병원의 난임에 대한 연구 성과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치료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서울역 차병원은 국내외적으로 접근이 용이해 그동안 거리가 멀어 치료를 받지 못했던 난임 부부들에게 최상의 서비스와 의료 기술로 희망과 기쁨을 찾아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