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소녀시대 보고 한국에 대한 관심 키워와"
유튜브 스타 '밥먹자', "한국 오게 된 이유요?"
1인 미디어와 관련된 산업은 어느덧 대기업까지 탐낼 만큼 매력적인 시장으로 성장했다.

1인 미디어의 발전은 TV와 라디오 등 기존 매스미디어에서 모바일과 동영상으로 콘텐츠 축이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이 좋아 한국을 소개하고 한류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1인 미디어가 있다.

홍콩계 캐나다인 ‘해피(Haeppy)’와 영국인 ‘밥먹자(BapMokja)’가 만든 1인 미디어 ‘밥먹자’다. 해피는 행복하다는 영어 해피(Happy)의 한국식 발음이고 밥먹자는 한국인이 인사말처럼 하는 ‘언제 한번 밥먹자’라는 데서 따왔다. 한국인의 인사말을 살려 팀 이름 역시 ‘밥먹자’로 정했다.

해피는 그룹 신화의 ‘퍼팩트맨’을 듣고 한국에 대한 동경을 꿈꿔 왔다. 밥먹자는 영국에서 열린 소녀시대 콘서트를 접한 뒤 한국 문화에 푹 빠졌다. 스물아홉 살의 동갑내기인 이들은 2013년 초등학교 원어민 강사로 한국에 입국해 생활 중이다.

한국에서 만난 두 친구는 “이렇게 좋은 한국을 세계에 알리자”는 데 마음이 맞아 ‘밥먹자’를 결성하고 1인 미디어를 시작했다.

한국과 한류 문화가 미치도록 좋다는 ‘밥먹자’를 CJ E&M의 홍대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밥먹자’는 최근 CJ E&M의 MCN 파트너로 선정됐다. 연예 기획사처럼 별도의 금전적 지원은 없지만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를 제공받고 한국어 콘텐츠 자막과 유튜브 광고 섭외 등 1인 창작물 제작에 도움을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는 ‘스매쉬드리액션즈(Smashed Reactions)’와 한국 문화, 한국 생활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투플러스투(twoplustwo) 등을 제작한다. 스매쉬드리액션즈는 뮤직비디오상의 등장인물이 윙크, 머리 쓰다듬기 등 8가지 행동을 하면 두 멤버가 벌칙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투플러스투는 재미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에피소드와 한국을 보는 외국인의 시선이 담긴 프로그램이다.

이런 점에서 이들이 공을 더 들이는 것도 투플러스투다. 투플러스투는 휠체어를 타고 서울 시내를 누비거나 한국 과자를 접한 외국인의 반응 등을 담고 있다.

한국 음식을 소개하기도 한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들의 영상이 올라간 유튜브 채널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린다.

최근 ‘밥먹자’는 서울이 아닌 전국으로 무대를 넓히기 위해 300만 원을 주고 중고차를 구입했다. 지금의 콘텐츠가 서울 중심이라면 이제 부산·광주 등 전국 곳곳을 알리겠다는 생각에서다.

‘밥먹자’의 콘셉트가 한국을 알리는 데 있기에 콘텐츠 구성 역시 외국인에게 맞춰져 있다.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시간도 해외 시간이 기준이다. 실제 접속률 역시 미국·인도네시아·뉴질랜드순이며 해외 IP가 78%가 넘는다.

해피는 “외국인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외국 시청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우리가 만든 영상이 한류 문화 확산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콘텐츠 제작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많지 않다.
밥먹자는 “유튜브 콘텐츠당 보통 4000~5000번이 재생되고 구독자도 3만7000명이나 되지만 매달 벌어들이는 수익은 20만~30만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부족한 생활비는 ‘밥먹자’ 팀이 각자 영상 편집과 마케팅 아르바이트로 충당하고 있다.

큰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은 물론 콘텐츠 제작도 힘들지만 이들은 즐겁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한국을 알리고 이를 통해 한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더 힘이 되는 것은 자신들의 영상을 본 외국 시청자들이 한국에 관심을 표하는 댓글을 달 때다. ‘밥먹자’는 “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알게 되길 꿈꾼다”며 “보다 좋은 콘텐츠로 실제 방송 사업까지 확대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 k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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