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장은 역성장…고영·리노공업 등 테스트 업체 주목

반도체 업계의 새 희망 '자동차·IoT'
한국의 3대 IT 산업은 스마트폰, 메모리 반도체, 액정표지장치(LCD)다. 스마트폰 시장은 한국 IT 산업의 성장 동력이자 부품 업체들의 최대 수요처였다. 메모리 반도체와 LCD 산업은 한국 업체들이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하지만 2016년 스마트폰 시장은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메모리 반도체와 LCD 산업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우려가 팽배하다. 2016년 한국 IT 3대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앞으로 눈여겨봐야 할 영역이 있다. 최근 IT 기업들은 자동차 전장, 사물인터넷(IoT), 의료 기기 등의 신사업 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016년에는 관련 IT 기업들의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전기차 시장의 개화가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015년 전기차 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의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건은 전기차 시대의 개막을 앞당기고 있다.

내연기관의 자동차가 이차전지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차로 변해 가면서 부품 또한 급속도로 전장화돼 가고 있다. 자동차 전장 확대에 따라 자동차 반도체 수요 또한 증가할 전망이다. 제어계와 구동계(모터·변속기) 외에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 카메라 모듈, 센서, 통신 칩 등의 탑재 증가가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의 새 희망 '자동차·IoT'
자동차 반도체, 5% 성장 전망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2016년 5% 성장할 전망이다. 2019년까지 연평균 5.3%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현대오트론·실리콘웍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이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현대오트론은 자동차 반도체 표준화와 자율 주행 관련 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외에도 수많은 전장 부품들의 구성을 최적화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개발 중이다. 차량에 적용되는 차세대 통신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현대오트론의 이런 행보는 향후 크게 성장할 자동차 반도체 시장을 IT 기업에 뺏기지 않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도라고 생각된다.

실리콘웍스는 LG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국내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실로콘웍스는 반도체 기업으로는 드물게 자동차 섀시 분야에 도전해 양산에 성공했다. 섀시 부문 반도체는 액셀러레이터·브레이크·배터리 등에 장착돼 각 부품들의 수명을 확인하는 센서다. 이 밖에 자동차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 드라이버인 통합 제어장치(ICM)와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 등도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IT 업체들의 IoT 시장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IoT는 스마트폰·PC 등 기존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자동차·의료 기기 등 모든 사물이 무선통신으로 연결된다는 개념이다.

IoT 성장에 따라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전망이다. MCU와 아날로그 IC, 센서 등이 모든 기기에 탑재되면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도 IoT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제품을 출시 중이다.

2016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마이너스 4%의 역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비메모리 시장은 자동차 전장과 IoT 등을 기반으로 4% 성장할 전망이다. 또 이미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메모리 대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낮다. 비메모리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반도체 업계의 새 희망 '자동차·IoT'
비메모리에서 활로 찾는 테스트 업체들

반도체 공정에서 테스트 공정은 필수적이다. 완성된 반도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최종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정밀한 웨이퍼 제조 공정을 거쳐 완성된 반도체도 테스트 공정을 통과해야 한다.

최근 국내 테스트 업황은 좋지 않다. 2016년 테스트 관련 업체들의 최대 매출처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테스트 업체들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고객 및 제품 다변화를 시도 중이다. 삼성전자 등에 대한 지나친 고객 및 제품 편중화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여전히 대부분의 업체들은 국내 한두 곳 정도의 고객사향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비율이 절대적이다. 일부 해외 고객을 확보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하고 있지는 않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지만 아직은 매출 비율이 미미하다.

앞서 말한 대로 2016년 IT 산업의 성장 동력은 자동차 전장, IoT 시장 성장에 따른 비메모리 반도체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고객 확보가 가능한 기업, 향후 성장 동력인 자동차 전장 관련 매출 비율이 높은 기업, 비메모리 관련 매출 비율이 높은 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테스트 업체 중 자동차 전장 확대에 따른 수혜주로 고영(투자 의견 매수, 목표가 4만6000원)을 제시한다. 고영은 자동차 전장 검사 장비 매출 비율이 2015년 3분기 기준 38%에 달한다.

국내 테스트 관련 업체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2015년 스마트폰·태블릿 등의 모바일 디바이스는 업황의 급격한 둔화로 매출 비율이 8%로 급감했다. 가장 큰 매출처 중 하나였던 모바일 분야 매출 감소로 전체 실적도 큰 폭의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2016년 자동차 전장 시장 확대에 따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비메모리 시장 성장 수혜주로 테스트 소켓 업체인 리노공업(투자 의견 매수, 목표가 5만4000원)과 ISC(투자 의견 매수, 3만2000원)를 제시한다. 리노공업과 ISC는 반도체 테스트 소켓 제조업체다.

두 업체는 여타 후공정 업체들과 달리 해당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VLSI리서치의 2014년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 공동 1위는 리노공업(10.5%), 3위는 ISC(9.3%)다. 참고로 1위는 미국 스미스커넥터(10.5%)다.

또한 수많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주력 제품도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소켓으로 다변화돼 있다. 2016년 다양한 고객 확보와 높은 비메모리 분야 매출 비율로 후공정 산업에서의 차별화가 부각될 전망이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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