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 ‘어떤 제품이 친환경으로 인식되는가?’

Based on “What Makes It Green? The Role of Centrality of Green Attributes in Evaluations of the Greenness of Products” by Andrew D. Gershoff and Judy K. Frels, (2015, Journal of Marketing, Volume 79, pp. 97~110)
핵심 기능에 ‘친환경’ 접목해야 판매에 효과
연구 목적

최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천연자원을 적게 사용하며 인체에 해롭지 않은 제품을 선호한다. 기업에서는 제품을 구성하는 일부에 친환경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인 포드는 자동차 시트를 만들 때 최소 25%의 재활용 천을 사용한다. 특히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들어가는 시트는 100% 재활용 천으로 만들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동차 전체를 이루는 한 구성 요소에 친환경적인 요소가 포함된다는 것이지 자동차 전체가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다면 소비자가 과연 이러한 자동차를 친환경 제품으로 인식할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소비자는 제품의 어떤 부분에 환경 친화적인 요소가 포함되면 제품 전체를 친환경 제품으로 인식할까.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앤드루 거쇼프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교수와 주디 프렐스 메릴랜드대 교수는 ‘어떤 제품이 친환경으로 인식되는가? 친환경 제품에 대한 평가와 본원적 기능에서의 친환경성 역할(What Makes It Green? The Role of Centrality of Green Attributes in Evaluations of the Greenness of Products)’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설문을 바탕으로 한 사례 연구를 통해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이라고 인식하는 주요 요인에 대해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주제

이 논문은 제품 구성 요소에 포함된 환경적 편익이 실제로 동일하더라도 소비자는 제품의 핵심적 기능에 친환경 요소가 포함되면 부수적 기능에 친환경 요소가 포함되는 것보다 해당 제품을 더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인식할 것이라는 가설에서 출발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가설을 검증해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이라고 인식하는 기준은 제품이 가져다주는 환경적 편익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본원적 기능이 얼마만큼 친환경적인 요소로 구성돼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했다.

논문의 저자들은 이 연구를 통해 핵심 기능에 포함된 친환경성 정도가 심리적으로 소비자가 인식하는 제품 전체의 친환경성을 좌우한다고 봤다. 따라서 기업이 친환경 제품을 만들 때 핵심 기능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편이 소비자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자 했다.

연구 방법

이 논문에서는 분산분석(ANOVA)을 통해 상황별 인식 차이를 비교한다. 먼저 실험 참가자에게 동일한 침대 매트리스를 서로 다른 묘사를 통해 보여 준다. 최초 묘사에서 매트리스는 화학적으로 해로운 물질로 구성됐지만 매트리스의 외곽을 구성하는 틀은 환경 친화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다음 묘사에서는 친환경 요소가 가미된 매트리스의 외곽 틀이 구조적으로 매트리스의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핵심적인 기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을 추가한다.

이를 통해 동일한 매트리스이지만 각기 다른 묘사에 따라 소비자가 인식하는 친환경성에 차이가 발생하는지를 분석한다. 이와 유사한 실험으로 동일한 성능의 노트북 컴퓨터 구성 요소 중 중앙처리장치(CPU)와 사운드 카드에 각각 동일한 친환경 요소가 가미됐을 때 소비자는 어떤 노트북 컴퓨터가 더 친환경 제품이라고 인식하는지를 파악한다.

연구 결과

첫째 실험의 결과 단순히 매트리스 외곽 틀에 친환경 요소가 가미됐다고 소개하면 해당 매트리스를 친환경 제품으로 보는 경향이 낮았다. 하지만 친환경 요소로 구성된 외곽 틀이 매트리스의 편안함과 구조적으로 연결됐다고 소개받으면 동일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매트리스를 친환경 제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았다.

따라서 친환경성이 제품 본연의 가치와 연관될 때 소비자들은 친환경 제품이라고 인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실험의 결과 소비자들은 동일한 환경적 편익에도 불구하고 CPU에 친환경 요소가 가미된 노트북을 사운드 카드에 친환경 요소가 가미된 노트북보다 더 친환경적 제품이라고 인식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노트북에서 CPU가 사운드 카드보다 더 핵심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판단한다. 즉, 제품을 이루는 여러 가지 구성 요소 중 핵심 기능에 친환경적 요소를 가미할 때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보다 친환경적이라고 인식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동일한 친환경성을 가진 사운드 카드라고 하더라도 노트북과 분리되지 않고 통합적으로 연결되면 노트북과 분리돼 독립성을 갖는 사운드 카드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인식됐다.

시사점

소비자들은 친환경 제품을 선호한다고 응답하지만 막상 기업이 출시한 친환경 제품이 실제 소비자의 구매로 직결되는 것만은 아니다. 이와 같은 역설적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들이 존재하지만 이 논문은 보다 잠재적이고 근원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록 제품을 구성하는 각 부분들이 환경 친화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그 제품 구성 요소가 가져다주는 환경적 편익 자체만으로는 해당 제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은 제품이 오염 물질을 어느 정도 줄이고 자원을 얼마나 아끼는지에 대한 환경적 효과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어떤 제품을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이라고 인식하는지에 먼저 주목해야 한다. 제품 구성 요소가 100% 친환경적인 것은 매우 드물다. 따라서 기업은 제품의 어느 부분에 친환경성을 적용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이 연구는 제품의 핵심 기능에 친환경성이 접목될 때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을 친환경 제품이라고 인식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는 기업이 친환경 제품 개발을 위해 한정된 자원을 투입할 때 부수적인 기능에 투자하기보다 제품의 필수적·본원적인 기능에 투자하는 편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임두빈 삼정KPM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doobeenyim@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