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주가가 대출 증가율에 8개월가량 선행할 때 상관계수는 0.94나 된다. 은행주 주가를 보면 유로존의 은행 대출 증가율을 짐작할 수 있다."

증시가 안정을 찾았다. 지난 2월 18일 코스피지수는 1900선을 돌파했다. 오는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는 반등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전에 3월 10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에 대해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차트 아이디어]유럽, 살아난 기업 대출 다시 꺾이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2월 15일 의회 연설에서 “가격 안정성을 해치는 요인이 발생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부양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하는 대목이다. 유럽 은행주의 주가를 보면 ECB의 부양책은 예견이 아닌 예정인 듯하다.

스웨덴 노디어은행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업지수와 유로존의 기업 대출 증가율(비금융) 간에는 상관관계가 높다. 둘 간 동행 상관계수는 0.85에 달한다. 주목할 부분은 은행주 주가가 대출 증가율에 8개월가량 선행할 때 시차 상관계수는 0.94나 된다는 점이다. 은행주 주가를 보면 유로존의 은행 대출 증가율을 짐작할 수 있다.

유로 스톡스(Stoxx)은행업종지수는 작년 4월 161.7이었고 올해 2월 중 저점은 89.7이었다. 반 토막(-45%)이다. 은행업종지수는 작년 8월부터 하락해 이후 변변한 반등 없이 최근까지 하락세였다. 유로존 은행의 기업 대출 감소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는 물가 상승률 하락과 대출 감소가 동시에 나타날 때 극대화된다. 바꿔 이야기하면 드라기 총재가 신경 써야 할 많은 변수 중 기업 대출 증가율은 중요도가 높다는 의미다.

기업 대출이 2년간 마이너스권에서 헤매다 작년 하반기 이후 간신히 플러스권으로 돌아선 상태에서 다시 감소세로 전환된다면 ECB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주저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다. 3월 10일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는 말썽쟁이가 된 금리 인하가 아닌 다른 선물이 테이블 위에 얹어질 가능성이 높다. 3월 FOMC 불확실성을 경감시켜 줄 변수라고 생각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